[스크랩] 木曜 代替韓屋/ 42, 그동안 스님과 좋은 인연으로 지낸는가 보다.

작성자無耘|작성시간24.03.07|조회수21 목록 댓글 0

인제 비구니 스님의 토굴 공사가 마음이 쓰인다.

그래서 접지 못하고 시간 나는 대로 그동안 그린 수십 장의 건축도면을 보게 된다. 

그러고 나서 그동안 돈으로 뽑아본 견적서를 다시 점검하면서 더 절약할 수 있는지 시방서를 고쳐가며 보고 있는데 옆지기가 지나가다 보고는 

"아직도 미련이 있는가 보네요?"

"말하기는 쉽지만 마음거두기가 그렇게 쉽게 되나요?!"

기존의 건물에다 구들방을 두 개 설치하려니 지하를 파서 부엌을 만드는 것은 필수가 되고

화장실이 두개나 만들어지니 사용하지 않을 때 얼지 않게 하려면 지하실이 꼭 필요하다. 

넓게 건물 안으로 지하실을 파고 건물 밖에도 지하실로 가는 계단실도 파고 철근 콘크리트를 타설 해서 벽체를 만들고 그 위에 화장실과 욕실이 설치되는데 건축공사에서 가장 건축비가 많이 드는 욕실을 두 개나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깊은 지하실 바닥에서 여름철 나는 물을 관을 묻어 언덕아래까지 그 깊이를 파서 묻어야 구들 아궁이에 물이 차지 않아 불을 지필 수 있다.

참 어려운 공사다 그래서 마음이 쓰인다

그리고 상수도 인입과 욕실의 배수문제도 똑같이 관을 매설해서 묻어야 하고 지하실에서 이 모든 것을 관리하게 끔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건물의 기존 기둥과 벽이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그동안 나의 경험을 최대치로 해서 시공하려니 전체 건축 수리비가 새로 짓는 금액 이상으로 나오는데 오신 스님께 들은 건축비로는 전체를 고치지 못하고 건물 면적의 절반정도인 도면과 같이 완벽하게 고쳐 튼튼하고 겨울철과 여름철의 단열과 보온을 해야 한다. 

그냥 남의 집 고치듯이 요즘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또는 합판으로 해서 직선공법으로 타카를 사용한다면 보름이면 끝날일을 내가 내 집 짓듯이 튼튼하고 좋게 지으려면 인부를 사용한다면 2개월은 걸리는 일이 되고 인부를 절약한다고 미리 단도리 공사를 하고 한 번씩 많은 인부를 들인다면 최소한 4개월은 걸리므로 나 혼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재작년 히말라야를 혼자 가서 죽음직전까지 한 후로는 더욱 옆지기의 간섭이 심해져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조금씩 뜯고 치우고 새로 기초하고 쌓고 바르고 붙이고 하다 보면 인건비가 많이 든다.

부속 하나만 사러 나간다해도 인제나 원통 아니면 홍천까지 가야 하고 내 집 같은 문과 창문은 강릉의 전문 문집에서 맞춰서 인제까지 운반해야 하는데 운반비드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모든 건물 수리가 기계를 사용하지 못하니 인력으로 해야 하는데 요즘 인부 값도 금값이다.

실제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옥 건축비는 3.3제곱미터(1평)당 몇 백만 원이면 가능했는데 이제는 1000만 원대를 넘어 2000만 원 가까이까지 올라가고 있다.

일반 목조주택의 평당 가격 역시 700만원 이상이다. 물론 고급 한옥은 이전에도 평당 3000만 원을 넘었다.

우선 목수 일당은 전문가는 최소 40만원이다. 몇 달 배운 중간 목수는 25만 원이다. 기와를 올리는 와공과 구들공의 인건비는 더욱 비싸 50만 원 수준이다.

미장은 ‘방통’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일당 30만원이다. 보통은 25만 원 수준. 타일 기술자는 원래 30만 원이었는데 요즘은 35만~40만 원으로 올랐다. 벽돌 쌓는 벽돌공은 25만 원 수준이다. 이런 전문가들에겐 15만~20만 원 일당의 보조 인력이 따라오는 것은 기본이다.

결국 웬만한 기능 인력은 25만원에서 30만 원의 일당을 생각해야 하고, 사라져 가는 장인들의 인건비는 이것보다 훨씬 높은 40만~50만 원 정도를 고려하고 예산을 짜야한다.

인력사무소를 통한 기본 성인 남자 인력(잡부)의 일당도 계속 오른다. 요즘 최소 비용은 15만원 선이다. 여기엔 이동비 1만 원, 식비 1만 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나의 지인의 말로는 요즘 양양군에서 사용하는 지정인부의 인건비는 20만원이고, 인제는 23만 원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하면 인제 비구니스님의 건축공사는 쉽게 맡을 수 없다.

옆지기가 함께 할수 없다고 해서 혼자서 밥도 해야 하고 인부를 사용하는 날이면 밖의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데 요즘 음식값을 생각하면 우리 같은 옛날 사람은 외식은 엄두도 못 내는 꼰대들이다. 

그리고 인제 내린천변은 교통이 좋지 않고 외진 곳이라 인부들이 늦게 오고 오후 3시만 되어도 갈려고 준비하는 환경이라 적은 인건비로는 맡을 수 없다.

구들만 놓기로 하면 둘이가서 한 열흘하고 오면 되는데 내가 건축까지 맡으면 혼자 가야 하므로 나의 건강을 걱정하는 옆지기가 반대하는 마음도 고맙고 나의 건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직 내 마음속의 결정은 미루고 있다. 

그리고 스님께서 "기존건물의 목기둥을 그대로 살린다"라고 주문하니 벽체도 그냥 둬야 하므로 아무리 잘 고쳐봐야 뽄대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고친다면 겨울철 춥지않게 여름에 덥지 않게는 고칠 수 있고 나의 전공인 구들방을 만든다면 인제의 겨울철에도 거뜬히 지낼 수 있게는 확신한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잘 고친 공간에서 좀 불편하드라도 좁게 지내고, 여름철에는 기존 고치지 않는 공간을 합쳐 넓게 지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나의 경험상 아무리 애쓰고 정성 들여 고쳐본들 주인의 입장에서는 불평이 나오던데 이러한 고치고 나서 그동안 나와 좋은 인연이 나빠지지나 않을까 그것이 더 큰 걱정이다. 

옛날부터 "심교간(心交間) 금전을 여수(與受) 하지 말라"라고 하셨는데 자칫 잘못하면 돈 잃고 사람 잃을까 걱정된다.

가만있으면 본전이라도 간다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이 쓰이는 것을 생각하니 그동안 스님과 좋은 인연으로 지낸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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