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月曜 茶와 香/ 49, 퇴수기는 입이 넓은 옹기 그릇이 좋습니다.

[無耘]

퇴수기(退水器)는 우리말로 하면 물버림사발입니다 

차도를 실행하면서 그릇을 헹군 물을 버리기도 하고, 찻잔을 예열한 물을 버리기도 하고, 마시다 남은 찻물을 버리기도 하는 그릇인데 마치 주방에 있는 쓰레기통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 퇴수기를 차실로 운반할 적에는 손님이 보이지 않는 쪽으로 들고와서 손님들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는 것이 예의입니다 

퇴수기의 크기는 많은 사람이 차를 마실 적에는 퇴수기도 크야 하겠지만 몇사람이 차도를 할 때는 그리 크지 않아도 되며 물항아리 보다 작아도 됩니다 

나는 오래전에 구입해서 둔 옹기그릇중에 크기가 적당하고 물 붓기가 쉬운 입이 큰 옹기그릇이 좋아서 사용합니다.

특히 마지막 물 한방울까지 버릴 수 있는 물꼭지가 달린 그릇이 좋습니다

집에는 보관된 여러가지 그릇이 있지만 퇴수기까지 값비싼 그릇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값비싼 퇴수기까지 유명 장인이 만든 도자기로 만든 것을 사용하면 보기는 좋고 폼잡는데는 유용할지 몰라도 공경하고 겸양하고 무계교한 예의 근본정신이 말살되겠다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