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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게 지대 좋아!

밤을 조심하세요

작성자츕이츕아|작성시간22.11.21|조회수231 목록 댓글 1

대학생 치쥬-✨입니다. 저는 살면서 5번의 이사를 겪었는데요. 이 이야기는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오기 전, 넓은 단지 아파트에 살던 때의 이야기 입니다.

 

 

세로로 긴- 아파트였습니다. 집에 들어가기 위해 인도를 걸으면 옆에는 빽빽히 주차된 차들이 보였어요. 항상 그 차들을 보면 뭐가 나올까, 혹여 사람이 보복할까 무서워하며 걷던 길이었죠.

 

그 날도 아무런 감정없이 과제에 찌들며 그 길을 걸었습니다. 그날따라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길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괜시리 손끝이 서려오고, 시야는 더 어두운 것 같은, 그런 쎄-한 느낌이 들었어요.

 

터벅- 터벅- 걷고있는데, 제 걸음 소리에 누군가의 걸음이 겹쳐졌습니다. 학교는 꽤나 먼 곳이었기에 집에 올 때는 12시를 넘은 시각이었는데, 이 시간에 사람이 있었나? 싶었습니다. 그 아파트 보통 직장인들이 살고 있었기에 11시 이후에는 발걸음이 끊겼었거든요.

 

그래도 코리안들에게는 12시가 늦은 시간은 아니잖아요? 그렇기에 아무생각 없이 ‘야근 하셨구나... 힘드시겠다.. 화이팅 하세유~..’ 하고 계속 길을 걸었습니다.

 

근데 계속 느낌이 쎄-한 거에요. 핸드폰을 떨어트려 욕을 하며 멈춰서면 그 사람도 멈칫- 멈추고, 들고 있던 물건이 너무 무거워 멈추면 또 한 번 멈췄습니다. 한 번 겹치면 음 저 사람도 핸드폰 떨어트렸나 보네 ㅋㅋ 힘드실텐데 핸드폰도.. 아휴.. 하고 넘길텐데.. 2번 3번 4번.. 계속 겹치는 거에요. 제가 멈추면 그 사람은 한 박자 늦게, 제 눈치를 살피며 멈추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3번 정도는 일부러 멈춰봤어요. 탭댄스를 추듯, 탁- 다시 걷고, 툭- 다시 걷고, 타닥- 다시 걷고, 그런데 세 번 다 한 박자씩 늦게 겹치더라구요. 검은색, 하얀색, 빨간색 차들을 사이에 두고 제 발소리에 맞춰져 저 사람도 멈추고 있다는게 이상했습니다. 퇴근에 찌든 피곤한 회사원이라면 당장이라도 집에 가고 싶을텐데 제 발장난을 따라하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이상함을 느껴서 조용히 차 사이를 통해 그 사람을 쳐다봤습니다.

 

까만 모자, 까만 패딩, 그리고 장갑, 또 검은 바지. 아니, 바지는 청바지였던 것 같아요. 바지의 색깔도 구분 못할 어둠 속에, 낌새를 느꼈는지 고개를 돌린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긴 무언가를 꽉 쥐며 노려보더라구요.(어떻게봣지)

 

그 남자는 웃으며 천천히 걸어왔습니다. 원망, 행복함, 슬픔, 분노가 섞인 표정이었습니다. 평생 살며 이런 고통을 느낄 수 있었나 싶었습니다. 눈은 울고 입은 웃으며, 해탈한 표정으로 저를 향해 매섭게 걸어오는데

 

느꼈습니다. 아 ㅅㅂ 도망가야 한다. 안 도망가면 죽는다.

 

집까지 얼마 안 남은 거리였지만, 낌새을 알아챈 제가 자랑스러우면서도 괜히 옆을 쳐다본 제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있었어서 잘 뛰지도 못할건데 왜 뛰기 시작했는지, 그냥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경찰서로 미친듯이 뛰었어요. 너무 급하게 뛰어서 핸드폰도 떨구고 가방도 떨어트리고.. 정말 맨 몸으로 어두운 새벽을 미친듯이 질주했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없더라구요.

 

입시하는 코리아에서.. 12시에 이렇게 아무도 없나?? 싶었습니다.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던 편의점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분명 여기 있었는데 말이에요. 세상이 나를 속이는 것 같고 경찰서에 내 목숨 달고 그냥 뛰었습니다. 울면서, 사과하면서 뛰었습니다. 지금까지 나를 험담해 욕했던 동기에게 욕한 것과, 동생 푸딩을 뺏어먹었던 것과, 네일 기구 때문에 리모컨 배터리 빼먹었던 것들을요. 나는 진짜 끝이구나..살고싶다. 살아야지. 하며 뛰었습니다.

 

당장 동아줄 하나 잡을 마음으로 뻗었던 손 위에 환한 불빛이 내비쳤습니다. 경찰서에 도착한 것이죠! 다행히 소리 지르며, 울며 달리던 저와 마주친 경찰관님께서 저를 붙잡으시며 괜찮냐, 경찰서다 괜찮을거다. 하고 저를 진정시켜 주시곤, 저에게 그의 인상착의를 묻곤 저를 공포에 떨게 한 사람을 찾으려 하셨습니다.

 

그 때 그 감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제 안위를 물어봐 주시던 경찰관님께 얼마나 고마운지, 그 인상착의를 말하곤 속절없이 펑펑 울었어요.

 

 

그리고 안정할 틈도 없이 그 사람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를 지르면서, 내가 저 X 잡아야 한다고, 저 X 진짜 XXX라고. 저에게 욕을 하며 삿대질 했습니다.

 

 

But! 그 사람은 저를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의 표적이 아니었어요! 술에 취해 옛 애인을 저와 착각한 것이에요... 진짜 죽! 빵! 갈기고 싶었어요;

 

그 사람은 징역형에 들어갔답니다✌️... 아직도 너무 무섭지만 글을 올려보아요😊 너무 허무하게 끝났쥬? 실화에유..~.. 지컨 사랑해유~ 아이라브 지컨🥵❤️ 무지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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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충격!!햄치즈진짜있어!? | 작성시간 22.11.21 징역형 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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