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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게 지대 좋아!

그냥 야밤에 묘에서부터 이상한 사람이 쫓아온 썰

작성자쏘고기|작성시간21.09.19|조회수1,456 목록 댓글 0

사실 제가 귀신을 안 믿습니다. 그래서 제목에는 사람이라 적었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제 주변 사람들 주장으로는 귀신이라 하더라구요.

뭐가 됐든 일단 본론으로 넘어가면 썰시점은 재가 중학생 때 이야기입니다.

저녁 늦게 학원을 마치고 밤 늦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학원에서 집으로 갈 수 있는 버스가 여러 개였는데 제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버스랑 비슷하게 생겼으면서 중간에 다른 방향으로 꺾는 버스가 하나 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전에는 많이.. 아주 많이 덜렁거리는 성격이어갖고 그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리고 다시 갈아타는 경우가 종종 생겼어요..ㅋㅋ
그 날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다만 친구랑 톡하는데 정신이 팔려 중간에 알아차리지 못 하고 좀 멀리까지 나갔었죠.

뒤늦게 알아차리고 후다닥 내렸는데 저희 집 근처 산 거의 정반대편에 있는 묘가 있는 곳이였습니다. 그 곳은 거의 초행인지라 내리자마자 교통편을 검색했어요. 반대편 버스 정류장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돌아갈 수 있었지만 교통비가 제 용돈으로 나가는지라 환승해서 돈 아끼려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좀 떨어져있는 버스 정류장을 찾고는 이제 이동하려고 고개를 드는데 정말 아무도 없는 거 있죠. 그나마 있는 건물들도 전부 닫혀있고 차도 하나 안 굴러가더라고요.
그래서 '와, 우리 동네는 촌동네다촌동네다 염불 외긴 했는데 진짜 이 시간에 아무도 없는 곳도 있구나!' 하면서 구석구석 살펴보는데 묘 근처에 사람이 있더라고요. 당시 제가 눈이 좀 안 좋았어서 제대로 보이진 않았는데 대충 흰 옷 흰 치마?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그냥 가만히 있는 거예요. 피부도 무슨 흰 옷과 비슷하게 하얘서 얼굴에도 천을 덮고 있나? 싶었어요.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리가 기니 여자겠거니 했어요.
근데 이 묘가 좀 알려진 옛사람 묘라 낮은 펜스가 쳐져 있거든요. 그래서 '삽이 없으니까 도굴은 아니겠지? 그럼 묘 관리인인가? 차림새가 특이하네.' 하고 넘겼어요.

폰으로 소설 보면서 친구랑 톡도 간간히 하고 그렇게 길을 가고 있었는데 얼마안가 그냥 문득 고개를 들었어요.

'여전히 사람이 없네.' 생각하고 다시 폰을 보려는데 시야 끝에서 하얀 무언게 걸리길래 고개를 돌렸는데, 네. 아까 그 사람이 산이라기에는 애매한 산이랑 이어진 언덕?에 저랑 같은 보폭으로 걸으면서 고개는 저한테만 고정한 채 미동도 않고 쳐다보더라고요.
너무 깜짝 놀라서.. 욕까지 했는데도 여전히 꿈쩍도 않더라구요. 그래서 멈춰서 같이 마주봤는데 그 쪽도 멈춰서 절 보더랍니다. 온갖 생각이 들었죠.
뭐지. 펜스를 넘어서 저 언덕을 오르는 동안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고? 그래, 내가 폰에 정신이 너무 팔려있긴 했지.. 근데 왜 쫓아와? 산에서 조난 당했나? 아니 이건 뭔 소리야. 여긴 산 초입도 안 돼.. 그럼 그냥 심심한 사람? 미친 사람? 살인마(?)?? 아님 평범하게 뭐 말할 게 있어서 그런가. 아니 근데 왜 저기로 다니냐고..
..정말 온갖 생각이 다 들었어요. 정말 저런 생각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았어요.

그러다 저도 뭔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사람한테 "무슨 일 있으세요?"란 뭔 모지리같은 질문을 하면서 차 없는 도로를 건너 슬금슬금 다가갔습니다.
아마 허세같은 것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제가 귀신도 안 믿고 벌레도 징그러워하면서도 다 때려잡으니 친구들이 넌 왜 무서워 하는게 없냐고 막 그랬거든요. 그래서 어린 마음에 약간 그런 쪽에 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무도 없는데ㅠㅠ 겁먹은 티 안 내려고 이상한 행동으로 나오지 않았나..
그래도 위험하니까 한 손에는 112를 띄운 폰이 있었죠. 근데 그 쪽도 똑같이 슬금슬금 멀어지더랍니다. 거기서 또 이상한 근자감이 든 저는 성큼성큼 반대편 인도까지 도달했고 그 쪽도 그만큼 뒤로 물러났죠. 근데 또 제가 이동하면 여전히 절 보면서 따라오고.. 한 번 더 "저기요!"하고 불러봐도 미동 않고 가만히 나만 보고..
그렇게 본의 아니게 야밤에 눈싸움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까톡! 하는 상황에 맞지 않은 경쾌한 소리가 울려 깜짝 놀라 폰을 보니 방금까지 대화하던 친구에게 톡이 왔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개 드니 그 사람은 없어져 있고. 진짜 뭐야.. 하고 고개를 돌리니 좀 떨어진 거리에서 아주머니가 절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걸어오고 계시고..ㅋㅋㅋ큐ㅠ 상황 설명하기도 이상하잖아요.. 쪽팔린 저는 바로 튀었습니다..

이걸 친구들한테 말해주니 그거 귀신이다 너가 기가 세서 못 다가온 거다 너 이번 일 빼면 가위 눌려본 적도 기현상 겪은 적도 없지 않냐면서 막 그러는데 친구말대로 귀신을 본 적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도 없다보니 전 앞서 말했듯 귀신은 여전히 믿지 않아서.. 그냥 제가 눈이 나쁘니 뭘 잘못 봤거나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이 있으니 그런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그냥 버스타고 지컨님 공포썰 1,2 보니까 갑자기 생각나서 아침부터 냅다 첫글을 갈겨봅니다.

근데 가끔 생각나면 궁금하긴 해요. 만약 진짜 귀신이라면 뭐 때문에 날 쫓아온 걸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아님 단순히 해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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