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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izm 신곡 리뷰.txt (서현, 여자친구, 러블리즈, 구구단 등)

작성자소녀시대|작성시간17.03.20|조회수1,360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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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zm

싱글리뷰
Green Light
로드 ★★★반

by 정연경
'Royal'의 상업적, 예술적 성취로 데뷔와 동시에 실력을 인정받은 뉴질랜드 출신 아티스트. 무겁고 음울했던 1집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도입부의 피아노와 가라앉은 로드의 목소리는 거짓된 사랑을 읊조리지만, 킥 드럼의 등장과 함께 프리 코러스에 진입하면서 곡은 점진적으로 상승한다. 이별 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적인 가사에 맞게 복잡한 프레이즈는 바닥에서 시작해 클라이맥스를 찍고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한다. 저음과 중음을 오가는 보컬이 주는 이질감 또한 곡의 극적인 구성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129 bpm의 빠르기는 댄서블한 분위기를 이끌어내 질주감을 획득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꽉 찬 사운드.

나 같은 애
구구단 ★★★

by 황선업
베이스의 음압감이 둥둥 거리며 기분좋게 퍼져나간다. 전반적으로 비트의 활용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굉장히 그루브한 신스팝이 탄생했다. 노래로 유명한 젤리피쉬답게 도도한듯 애달픈 느낌을 보컬을 통해 잘 살리고 있다. '나같은 애' 구절도 조금씩 변화를 주며 반복에 대한 지루함을 상쇄시키며, 중간에 삽입된 랩파트도 리듬의 변화와 함께 곡의 재미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치어리딩에 어울릴법한 에너지로 자신들의 매력을 건강하게 어필하는 중.

다만 노래만 좋을 것이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를 부각시킬 요소나 구절을 강조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한 면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다소 저연령층을 노린듯한 전작 'Wonderland'와 달리 타깃층을 갑자기 변경한 듯한 분위기도 그룹의 일관성이나 서사에 있어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실정. 잡히지 않을 듯한 신비스러운 스탠스를 유지하다, 현실속으로 훅 들어오니 오히려 부담스러운 느낌이랄까. 그래도 곡 자체의 완성도가 괜찮아 '극단'이라는 콘셉트가 정확히 방향을 잡은 후엔 꽤나 큰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좋은 곡이 모든 것의 시작인만큼, 가능성만큼은 확인할 수 있는 싱글.

기다리지 말아요
박원+수지 ★★반

by 이종민
홍보 문구에서는 박원이 이 노래를 공감시키기에 수지가 적합하여 파트너로 요청했다고 나와 있지만, 정말 이러한 의도로 작업이 시작됐는지는 의심스럽다. 요즘 대세 수지가 피처링을 넘어 커버까지 같이 찍어준 것은, 단순한 교류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반전인 건, 그녀와 입을 맞출 정도로 홍보에 신경을 썼음에도 음악 자체는 매우 평범하다는 것이다. 어쿠스틱 기타 기반의 달달한 노래가 봄 시즌을 맞이하여 듣기 좋은 기획인 건 사실이지만, 동원된 규모에 반해 곡의 인상은 특별할 것도 없고, 자연스럽게 써낸 가사는 음표에 딱 맞아떨어지지도 않는다.

이 정도 게스트를 초대했다면, 박원 입장에서는 좀 더 대중성 노린 곡을 준비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뮤지션 박원의 곡 중 유명인이 참여했던 노래로 정리될 뿐이다.

부담이 돼 (feat. 마마무 휘인)
정키 ★★★반

by 정민재
휘인의 목소리를 빌린 정키는 점층법을 택했다. 차분한 초반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보컬과 악기를 점점 세게, 풍성하게 운용하며 격정을 연출한 것. 곡의 도입부에서 후렴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마치 서로 다른 노래를 붙여놓은 양 어색하나, 후렴이 가진 흡인력만큼은 막강하다. 발라드의 핵심이자 셀링 포인트인 서정적 멜로디가 드라마틱한 편곡과 매끄럽게 부합한다. 막판의 조바꿈과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는 작법은 과거 빅마마 등의 흥행 공식과도 맞닿아 있다. 물론 짜임새 있는 음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은 휘인의 가창! 얇지만 단단한 목소리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완성도를 견인했다. 정키가 재구성한 발라드 히트 문법, 개성과 파워를 겸비한 휘인의 환상 콤비 플레이.

No Frauds (Feat. Drake & Lil Wayne)
니키 미나즈 ★★★

by 정유나
싸움 구경은 재미있다지만 여자들의 다툼은 더욱 치열하고 피 튀긴다. 여성래퍼 레미 마(Remy Ma)는 니키 미나즈를 디스했고, 니키는 이 노래로 반격을 시작한다. 한 때 친구였을 두 사람 사이에는 음악과 외모, 과거와 가족 등 모든 주제에 걸쳐 날카로운 화살이 오간다.

레미 마의 디스 곡은 만만치 않았다. 나스의 'Ether' 비트에 랩을 녹음한 것부터 공격성을 담고 있다. 하지만 돈과 대중성 모두 우위에 있는 아나콘다 여왕은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그 당당함으로 상대방이 꼬집었던 약점을 조목조목 반박함은 물론, 영머니 가족 드레이크와 릴 웨인까지 데려와 으름장을 놓는다. 선명한 발음과 독보적인 깡, 의외의 보컬 실력은 그의 넓은 재능을 보여준다. 단순히 그가 독특한 외모와 캐릭터로 지금의 위치에 올라온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앨범 리뷰
Don’t Say No – The 1st Mini Album
서현 ★★반

by 노태양
올해도 SM 소속 아이돌의 홀로서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활동 중 몇 번의 싱글 발매를 통해 개인 활동의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태연, 티파니 등 동료들과 비교하면 서현의 솔로 음반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다소 의아할 수도 있지만, 소녀시대의 유닛 그룹 '태티서'와 뮤지컬을 거치며 내공을 다진 그는 팀 내 성실한 조력자에서 '디바'로 향하는 길을 선택했다.

일곱 개의 수록곡은 무지개를 채우는 대표 색조와 같이 개성이 뚜렷하다. 팝 댄스, 알앤비, 발라드 등 다채로운 장르가 켜켜이 담겨있는데 이미지 선택에 있어 수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수만의 반대를 무릅쓰고 타이틀곡으로 낙점했다고 전해지는 'Don't say no'는 SM의 명실상부한 대표 프로듀서 켄지(Kenzie)의 손길이 닿았다. 알앤비 팝 장르에 캐치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으로 그룹 활동에서 개인 활동으로 전환할 때 생기는 부담감을 줄여주기에 적합하다. 후렴구 앞뒤에 배치한 클랩은 상승감을 살리고 이후 잘게 나뉜 하이햇은 팝 댄스 장르의 댄서블 포인트를 환기한다.

나머지 트랙의 가사는 모두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SM의 제작과정에 단독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괄목할만한 업적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거둔 경험과 상상력이 만나 가사의 내러티브를 강화했다. 에릭남의 피쳐링이 담긴 커플 송 'Hello'는 '달달한' 가사를 바탕으로 듀엣 트렌드를 연장하고 발라드 '혼자 하는 사랑 (Lonely love)'은 섬세한 사랑 해석에 공감하게 된다. 서현 특유의 안정적인 보컬이 장점으로 주목할 만한 트랙들이 즐비한데 'Magic'과 'Bad love'에서는 그동안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도발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미디움 템포 곡 '달빛 (Moonlight)은 몽환적인 분위기에 편안히 귀를 맡길 수 있는 EP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트랙이다.

데뷔와 함께 형성된 '바른 생활' 이미지는 그를 정의하는 캐치프레이즈였다. 꼼꼼함과 성실함이 오롯이 드러나 완성도를 더했고 제작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지분을 늘렸다. 궤도에 오른 프로듀싱 팀은 그간의 성공 요소를 모아 첫 도전을 하는 아티스트의 안착을 도왔지만, 결과물은 다소 평이하다. 앨범이 갖는 유기성보다 싱글을 모아 놓은 듯 각각의 트랙의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다. 소속사에서 여러 차례 그룹 아티스트의 개인 음반이 나오며 어느 정도 스타일이 정형화된 가운데 조금 더 과감하게 그가 가진 '뜻밖의 매력'을 강조해도 좋지 않았을까. 그룹 커리어를 발판 삼아 타 분야로 전환하는 사례는 심심찮다. 그런 유행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디스코그래피를 계속해서 이어가고자 하는 열의는 멋지다. 시작이 과도기라 해도 '아니라고 말하긴' 아직 이르다!

The Awakening
여자친구 ★★★반

by 황선업
열심히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닌 시기의 도래

그룹의 2년은 그야말로 한 치 에두름 없는 스트레이트 펀치의 연속이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는 상승 일변도의 곡들과, 7번 넘어지면 8번 일어나 끝장을 보는 퍼포먼스. 멋부림 없는 순수하고 건강한 매력은 걸그룹들 사이에서도 분명 차별화 대상이었다. 이처럼 직관적 콘텐츠를 통해 발현되는 열정은 첫 정규작 < LOL >까지 분명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신작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그 '직관성'을 벗어나려는 시도다. 타이틀 'Fingertip'은 가장 적절한 예시다. 신시사이저와 디스토션 기타를 두 축으로 전개해나가는 사운드 구조는 '시간을 달려서' 혹은 '너 그리고 나'와 유사하다. 그럼에도 바뀐 점 역시 적지 않다. 우선 후렴의 멜로디와 편곡이 간결해짐에 따라 특유의 역동성이 상당부분 줄어들었다. 그런가하면 가사는 어떤가. 추상적인 의지를 표현하던 전과 달리 정확히 '너를 겨눈다'라고 하는 직접적인 행동을 말하고 있다. 여기다 '탕탕탕'이라는 후크도 여간 여자친구스럽지 않다. 이처럼 음악적으로는 그들에게 기대하고 있던 것들이 부재하며, 노랫말에서는 여타 걸그룹과 다를 것 없는 문장들이 이어진다. 내가 알던 그들인가 싶다는 느낌이 들 만하다.

그렇다고 'Fingertip'이 나쁘다고 몰아세울 것은 없다. 이전 주제곡들이 반주와 보컬을 경쟁시키는 대립구조로 약간의 산만함을 초래했다면, 이번은 각각의 파트가 균형감 있게 맞물려 훨씬 듣기 편하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소속사의 판단이다. 'Fingertip'을 타이틀로 선정했을 때의 리스크를 몰랐을 리 없다. 이전 노선을 유지하려 했다면 '나의 지구를 지켜줘'가 더욱 적합했을 것이다. 보다 타이트할 뿐 더러, '달빛', '우주'와 같은 초현실적인 단어로 새겨내는 러브 스토리야말로 그룹의 전매특허 아닌가. 타이틀곡 선정은, 이처럼 '열심히 하는 것' 이외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뤄진 선택으로 보인다.

1990년대 한일 양국의 아이돌 팝 시디들과 게임잡지, 애니메이션 DVD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는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수록곡들은, 이제까지 낸 작품 중 가장 고른 완성도를 자랑한다. 딥 하우스의 리듬감이 녹아있는 '바람의 노래(Hear the wind song)'는 파워 없는 청순도 가능함을 알려주며, 리얼세션을 통해 생동감을 살린 '비행운 : 飛行雲(Contrail)'은 일련의 대중음악과 살짝 톤을 다르게 가져가며 색다름을 유발한다. 그런가 하면 전형적 뉴잭스윙 사운드의 '핑(Crush)'은 짜임새 있는 반주트랙과 인상적인 후렴구를 통해 1990년대 후반으로의 시간여행을 돕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선율의 고저를 최소화한 채 감각적인 비트로 승부하는 최근의 트렌드와 달리 기승전결 중심의 클래식한 타입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다만 몇몇 곡에서 과한 레퍼런스가 느껴지는 것은 확실한 감점요인이다.

투수로 따지면 여태껏 전력을 다해 직구만을 던져온 셈이다. 지금의 그들에겐 포크볼이나 슬라이더로도 그 열정을 인정받을 수 있는 활동방향이 필요하다. 그간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모습으로만 존재가치를 부여받아왔던 그들. 지금의 방향이 지속된다면, 아마 가수도 팬들도 금방 지쳐버리고 말 것이다. 전작에 비해 다소 여백을 둔 'Fingertip'과 그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수록곡들이 균형감 있게 조화된 이 기지개는, 그간 쌓은 경험치로 좀 더 노련하게 열정과 치열함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다. 바야흐로 다양한 캐릭터를 겸비한 완전체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틀림없는 건, 자신들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여태까지 해온 것 말고도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셀 수 없을 정도로.

÷
에드시런 ★★★

by 정연경
사람들이 에드 시런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모나 가창력 때문은 아닐 것이다. 특출나게 잘생긴 편도, 뛰어난 가수도 아니니까. 아마도 수수한 얼굴에 (팔에는 화려한 타투가 있지만!) 통기타가 제법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을 테고, 단출한 반주에 맞춰 입을 오물거리며 수줍게 'Team a'를 부르는 모습에 우리는 매료되었으리라.

어쿠스틱 기타와 감미로운 목소리는 < ÷ >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이런 부류의 곡은 죄다 연인 체리 시본을 향한 러브송일 뿐. 'Hearts don't break around here'나 'How would you feel'의 미니멀한 구성은 기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스스로 SNS에 밝힌 탓일까, 너무 개인적이며 지엽적인 이야기로 앨범 전체를 이끌어간다. 'What do I know'를 통해 사랑과 음악만 있으면 졸업장 없이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단언하는 시런. (아이러니하게도 시런의 여자친구는 듀크 대학 출신이다.) 서로의 진로 때문에 연인과 이별했던 경험이나 소외된 자들의 현실을 이야기하던 아티스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확실히 이번 음반은 전작들과 결이 다르다. 가사를 차치하고서라도, 우선 프로듀서 진이 바뀌었다. 데뷔 앨범과 소포모어에 이름을 올리며 에드 시런의 색을 공고히 해준 제이크 고슬링이 빠지고 히트곡 제조기 베니 블랑코가 그 자리를 대신해 더욱 강화된 팝 사운드를 예고한다. 실제로 'Castle on the hill'과 'Happier'은 완연한 팝송이다. 특히 후자는 또 다른 히트 메이커 라이언 테더가 공동 작곡에 참여해 원 리퍼블릭 스타일로 편곡되었다.

또한, 포크록과 팝의 조우를 적극적으로 도모한다. 켈틱 포크에 민요 코러스와 래핑을 얹거나('Galway girl'), 블루지한 리듬에 서던 록의 끈적함을 살짝 덧바른 'Dive'는 전에 없던 시도다. 'Eraser'을 보면 장르 간 결합은 여전히 지지하는 모양이다. 물론 내용 측면에서 트웬티 원 파일럿츠의 고군분투 따위는 기대할 수 없지만 말이다.

즐길 거리는 많아졌다. 팝의 지분이 커진 덕에 에드 시런표 이지리스닝('Perfect')과 일렉트로 팝이 등장할 수 있었고, 'Shape of you'와 'Castle on the hill'은 발매 당시 차트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온통 전, 현 연인에 대한 기록으로 점철된 내용과 세상을 향한 피상적인 긍정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세상은 아름답다는 기득권의 말을 누가 믿겠는가. 슈퍼스타가 된 시런은 더 이상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Homeless' 없이, 자신의 작품을 사랑으로 전부 나누어버린(divide) 덕분에 전체 값은 한없이 작아졌다.

R U Ready?
러블리즈 ★★★반

by 홍은솔
온통 덧셈이다. 귀를 기울일수록 편곡의 풍부함이 체감돼 쉽게 넘길 트랙이 하나 없다. 흥미로운 건 'Destiny' 이전의 러블리즈였다면 충분히 타이틀곡으로 선정했을 법한 유형의 곡들이 이제는 '2번 트랙' 너머의 수록곡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마 2년 전에는 스트링으로 꽉 채운 '숨바꼭질'을 타이틀로 정하지 않았을까. 신작에서는 그룹을 벗어나서는 특별히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를 진화시켜 달콤, 상큼, 성숙, 고독의 총천연색 이미지를 전부 소화한다. 곳곳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시간 싸움에서 난항을 겪고 있었다. 너무 음악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반복 청취를 위한 자극이 부족하다는 게 거듭된 패인(敗因)이었다. 그러던 중 'Ah-Choo'의 히트로 성공 반열에 오르는 듯하더니, 이후에 내놓은 '그대에게'와 'Destiny(나의 지구)'가 'Ah-Choo'를 받쳐주기에 다소 미미한 성과를 냈다. 엎친 데 덮친 격. 문화체육부 발(發) 차트 집계 변동의 첫 타자로 지목돼 소동을 겪었다. 발매 당일 러블리즈의 자리로 추정되는 순위 데이터가 아예 사라진 것. 19위와 21위 사이의 텅 빈 곳이 종일 분노의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WoW!'는 승부수다. 이전까지 러블리즈가 받았던 무난하다, 심심하다는 평은 이 곡을 통해 반전을 손에 넣는다. 도입부터 펑키(funky)한 베이스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포인트 단어인 “와우”의 연타로 아이돌 식 후크를 갖췄다. 잦은 분위기 전환으로 속도감을 높여 듣는 재미가 있고, 후반부에는 소위 (고음을) 지르는 구간까지. 리너스(러블리즈의 팬클럽인 '러블리너스'의 줄임)가 아닌 리스너들이 즐기기에도 좋을 만한 성분을 고루 주입했다.

가사를 해석하기에 조금 난해할 수 있을 타이틀곡의 특성(좋게 말하면 독특함, 나쁘게는 이질감)을 경계해 균형추도 구비했다. 언제나 환상적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였던 러블리즈에게 주인공(사랑의 대상)의 뒤에서 그를 애타게 바라보는 'Cameo'는 안성맞춤의 캐릭터. 그룹에게 편안한 옷이며, 대중에게도 익숙한 이미지다.

일부 멤버에게 쏠려있던 비중도 조금씩 밸런스를 되찾아가고 있다. 8명을 3개의 집합으로 분할해 만든 유닛 곡은 단체 곡에 결코 뒤지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보컬 라인인 케이(Kei), 베이비소울, 진(JIN)을 발라드 트랙인 '새벽별'에, 발랄한 이미지의 류수정, 이미주, 정예인을 록킹한 기타 팝 'The'에, 깜찍한 음색의 유지애와 서지수를 동화적인 터치의 보사노바 곡 '나의 연인'에 각각 배치했다. 설령 기술적인 완성도에 흠을 남길지라도 보컬 그룹이 아닌, '아이돌 그룹'으로서의 기획 방향을 고수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였다. 호흡의 서투름은 애정이 식는 것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음반의 구성에 설득력이 있다.

1990년대의 그림자로만 남지 않기 위해 팀은 끊임없이 연구했다. 그 결과로 직전의 곡 'Destiny'에서 파생한 마이너 조성의 후렴구가 아련한 감성 코드를 여전히 지켜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마냥 밝기만 한 곡으로 착각하게끔 전략을 세웠다. 멤버 유지애가 특징적인 목소리로 부르는 '킬링 파트' 카드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한명 한명을 부각하는 기능을 하는 소절을 삽입했다. 물론 여전히 프로듀서의 기운이 강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러블리즈 대신 원피스(1Piece)의 이름이 먼저 떠오를 때의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멤버 구성에 대한 당위성을 찾아 그들 각자의 장점을 한껏 부각해 독창성을 발휘하고, 그와 더불어 대중 취향과 거리를 좁혔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결과물이다. 필살기는 약할지언정, 주특기는 여덟 가지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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