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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고독의 오후] 간단 감상기 (스포 X)

작성자작은별|작성시간26.06.14|조회수44 목록 댓글 1

고독의 오후 / 알베르트 세라 / 스페인 / 2026 / 9.0

 

 

<전통에 대한 묵묵한 관조, 잔혹할 정도로 냉정한 응시, 열광과 충격을 동시에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

 

스페인의 투우 스타 안드레스 로카 레이. 황소와의 치열한 대결을 하는 그의 집요한 모습을 응시하다가, 경기가 모두 끝난 후 차 안에서 그와 그 주변인들의 대화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투우 경기.

 

스페인의 투우사인 로카 레이는 온 신경에 집중을 하며 매 경기에 임합니다. 그의 몸짓, 표정, 감정들에 완전히 집중하게 되고, 마치 한 편의 예술처럼 그 모습이 현란하게 표현됩니다. 몸의 선이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로 꽉 끼는 옷, 붉은 천, 시선을 사로잡는 포즈, 표정 등. 그가 하는 모든 것들이 투우사라는 이름 아래의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윽고 그가 경기를 마치고 차에 올라탄 후 펼쳐지는 광경은 경기 때 쏟아부은 모든 신경이 날아버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동시에 로카 레이 주변 인물들의 끊임없는 대화가 이어지는데, 그의 감정을 대신하기도 하고 그의 감정과 대치되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투우 경기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우사의 대결 상대인 황소들에게 끊임없이 꽂히는 창살과 칼. 비린내가 나는 듯한 핏빛의 순간들. 영화는 이런 모습들을 가감없이 선보입니다.

 

영화는 어떤 판단도 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투우사와 황소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관조하고 있기에, 판단하게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로카 레이의 그 위압적인 모습과 반대로 오갈 곳 없이 달리고 들이받는 황소의 모습은 기이할 정도로, 혹은 압도적으로 대비됩니다. 그리고 분명히 로카 레이는 투우사로서의 위엄과 힘과 스타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동시에 그와 그 주변인이 아무렇지 않게 황소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들을 보면 이 모든 이야기들에 대한 감정들이 복잡해지고 흥미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의 오프닝이 황소의 우람한 모습과 울음소리로 시작하는데 반해, 엔딩은 그 반대라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한 영웅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로 바라보아야 할지, 투우경기에 대한 여러 방면과 관련된 이야기로 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이 영화는 로카 레이라는 한 투우사의 집요하고도 압도적인 감정과 그 위대한 여정을 응시하는 다큐멘터리이면서도 동시에, 열광 속에 들어 있는 이 전통의 아이러니함, 역설, 잔혹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복잡한 감정과 어떤 압도감을 모두 경험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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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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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내주머니는맑고강풍 | 작성시간 26.06.14 어떻게 그렸을까 궁금했는데 줌님 글 보니 좀 그려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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