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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팬텀 스레드] 간단 감상기 (스포 X)

작성자작은별|작성시간18.02.25|조회수651 목록 댓글 1

팬텀 스레드 / 폴 토마스 앤더슨 / 미국 / 2018 / 9.5



 <어떻게 들여다 봐도 이야기가 가능한, 전방위로 뻗어나가는 영화>


 1950년대, 왕실과 사교계 의상을 만드는 디자이너 '레이놀즈'는 우연히 마주친 여성 '알마'와 사랑에 빠집니다. 아름다운 일상이 가득할 것만 같은 두 사람. 하지만, 서로 다른 성격과 가치관의 차이로 거대한 혼란에 사로잡힙니다. 과연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입니다. 각종 비평가 협회에서 음악상 및 의상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 자체로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남성과 한 여성이 우연히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두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의 차이로 혼란을 겪으며 그 고통을 이겨나가는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폴 토마스 앤더슨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 십 개의 내러티브를 퍼뜨려 나가는 재주가 있는 감독입니다.


 이 영화는 방금 말했다시피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써도 매력적입니다. 동시에 남성 지배 공간에 한 여성이 들어가 반기를 들고 엄청난 혼란을 주는 기묘하고도 섬뜩한 스릴러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한 남성이 자신의 예술 욕망을 펼치다가 한 여성을 만나며 겪는 산전수전 일대기, 혹은 그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는 늘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특정 인물에 대입하거나 어떤 상황을 놓고 도덕적 판단과 가치기준을 내밀지 않고, 이야기 그 자체로 모든 상황을 표현합니다. 그렇기에 보는 이에 따라선 혼란스러울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집니다. 영화는 어떤 특정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 자체가 인물들의 모든 혼란을 가감없이 다루고 있습니다. 사랑, 일 그 외의 모든 과정 속에서 도무지 어찌할 바 모르는 인물들을 내버려두고 질주하게 만듭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모든 캐릭터가 폭발하게 되고, 이윽고 잠잠해지고, 또 다시 어찌할 바 모르다가, 자신의 의지대로 나아갔다가, 뒤돌아 서서 고민하고, 결국엔 이야기의 결말까지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선 특히 음악이 화려하게 잘 쓰였습니다. 의상의 화려함만큼 음악도 보는 이를 섬뜩하게, 혹은 황홀한 감정에 젖도록 만듭니다.


 촬영방식은, 감독이 전작 영화들을 찍었을 때처럼 이상하고도 절제력있는 매 순간순간들이 표현되어 매력적입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이제 칭찬하기도 입이 아플 정도로 뛰어납니다. 그와 더불어 알마 역을 맡아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레슬리 맨빌 등 최고의 연기자들과 연기를 펼친 빅키 크리엡스의 연기는 가히 시한폭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즉 구체적인 이야기는 은근히 숨기는 등 완벽하게 절제하면서도, 영화에 그대로 보여지는 테두리들은 아주 사정없이 내뿜어 대는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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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arjei Sandvik Moe | 작성시간 18.02.25 DDL 정말 세상예민까칠해서 보는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어요. 어쩜 그렇게 표정 하나만으로도 자리가 어색하게 만드는지 정말 최고의 배우예요. 잘한다고 말하기도 입아파요. 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정말 빅키 크리엡스 연기 너무 대단해요. 너무나 예측이 되지 않는달까요? PTA의 유려한 연출과 50년대 의상의 고증이나 음악이 정말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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