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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러브리스] 간단 감상기 (스포 X)

작성자작은별|작성시간18.03.03|조회수358 목록 댓글 1

러브리스 /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 러시아 / 2018 / 8.5



 <사랑이 사라진 시간과 공간. 그 사이에 무력해진 인간들.>


 러시아의 한 도시. 그곳에서 두 남녀는 이혼을 하면서 집을 팔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남자아이가 하나 있는데 그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두 남녀는 그런 상황에서 각자 애인을 두고 뜨거운 사랑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두에게 생각지도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러시아의 거장 감독 중 하나인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의 신작입니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수상, 런던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 수상, 유럽영화상에서 작곡상을 수상했습니다.


 (개봉은 아직 하지 않았으나, 아카데미특별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감독의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도 극도로 건조한 촬영방식, 이야기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특히 흥미로운 촬영방식은 인물의 동선을 놓치는 카메라의 워킹, 혹은 인물들이 모두 떠나고 남은 풍경에 대한 촬영방식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맞닿아 있는 촬영방식입니다.


 이토록 무미건조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 분위기나 정서는 이상하게 섬뜩하고 소름끼칩니다. 인물들이 처해 있는 상황-그 공간과 시간 속에서 어우러지는 풍경과 분위기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압도합니다. 중간중간 삽입 에피소드로 들어가는 지구종말에 관한 이야기나 러시아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이 영화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화에서 몇몇 씬은 있는 그대로 상징을 보여주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은유적인 기법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으나 어떻게든 해야 하는 인물들의 안쓰러움과, 그만큼 이기적인 그들의 심성을 보고 있자면 복잡하고 혼란스런 감정이 듭니다. 결국 이 영화는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이고, 동시에 사라진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리멸렬하게도 이어지는 그 상황 속에서 우리는 끝끝내 희망의 불씨를 찾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 결과가 어쨌든 과정은 그랬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결국, 그런 과정이 무슨 의미가 있었는가 다시 되짚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들의 삶이 어찌될 것인가도 생각하게 만듭니다.


 기묘한 분위기와 정서로 온 몸을 휘감은 강렬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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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arjei Sandvik Moe | 작성시간 18.03.03 지나친 롱테이크 때문에 힘들게 보다가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부터 감정이 치고 올라와서 힘들었어요. ㅠㅠㅠㅠㅠㅠ 이 영화는 필시 2차가 필요한 영화인 거 같아요. 그리고 사회의 모순적인 면을 전면에 러시아를 앞세워 영화를 만든 안드레이 감독의 용기에 감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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