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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간단 감상기 (스포 X)

작성자작은별|작성시간18.03.03|조회수2,171 목록 댓글 0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루카 구아다니노 / 이탈리아, 미국 / 2018 / 10.0



 <그 때에 느꼈던 감정이 그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으므로, 그러니까, 그래서, 그래도, 그렇더라도, 그리고.>


 1983년 이탈리아. 한 여름. 

 가족 별장에 놀러 온 엘리오는 아버지의 연구를 도와 줄 학자 올리버를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스쳐가는 인연으로 생각했으나 점차 특별한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루카 구아다니노의 신작입니다. 전세계 영화제에서 62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도 아주 훌륭합니다.


 루카 구아다니노의 뛰어난 점은 영화의 풍경과 그 질감을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탁월하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아이 엠 러브나 비거 스플래쉬가 그러했고, 이번 작품에서도 영화 속의 모든 공기와 질감을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온 힘을 다해 바쳤습니다.


 연출 또한 특정 장면에서는 영화 아이 엠 러브에서 썼던 방식이 그대로 인용되기도 했고, 그런 방식이 인물들의 감정이 정말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툭 끊기거나 불쑥 튀어나오거나 혹은 아주 길게 늘어뜨리는 방식이 영화 곳곳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음악도 특별합니다. 음악 자체도 정말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어찌보면 음악을 가장 중요한 씬이나 상황에  쓰는 게 좋을 텐데도 불구하고 그 순간에 쓰지 않고, 상황과 상황 사이의 어떤 기척, 그 순간에 사용합니다. 그래서 더욱 기묘하고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의 배경은 대부분 여름입니다. 여름인 이유는 당연히 있을 것이고, 영화의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름이라는 계절이 그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줍니다.


 영화 내부적으로는 역사, 언어, 철학, 음악 등 모든 분야를 활용해 사랑에 대해 은유하고 비유하며, 그것을 인물의 표정과 동작을 통해 재확인시키고 있습니다. 그런 활용들이 영화에서 계속, 무수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온 신경을 통해 두 사람의 시간과 공간을 느끼고 있는 영화입니다.


 아니. 이 작품은 두 사람의 영화이면서, 두 사람 옆에 있던 엘리오 아버지, 어머니, 여자친구들, 그리고 별장의 도우미였던 두 사람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누군가에겐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한 첫사랑 로맨스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스스로 감추려 했던 진심을 결국 받아들인 뜨거운 멜로 드라마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런 진심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으면서도 감출 수밖에 없었던 사실, 그것에 대한 고백문일 것입니다.


 동시에 사랑의 아름다움과 이기성, 그 다양한 면모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끝내주게 아름답고도 진솔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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