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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플로리다 프로젝트] 간단 감상기 (스포 X)

작성자작은별|작성시간18.03.07|조회수692 목록 댓글 0

플로리다 프로젝트 / 션 베이커 / 미국 / 2018 / 9.5



 <그 누구에게도 동정의 시선 따위 없는, 찬란하고 눈부신 이야기.>


 미국의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한 허름한 모텔에 사는 어린 꼬마 '무니'와 친구들. 그들은 모텔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괴롭히거나 주위의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자신들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니의 엄마는 변변한 직업도 없고, 하루 하루 막막한 일상 때문에 고민에 빠지고, 모텔 매니저인 바비는 모텔에서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하며 살아갑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아가는 걸까요? 무니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션 베이커의 신작입니다. 각종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윌렘 데포)을 수상했습니다.


 이 영화는 아름답습니다. 예고편이나 전단지 등에서 보는 것만큼 그 겉면은 반짝반짝 빛나고 어디에선가 아름다운 향기마저 날 것만 같아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속내는 이상하게도 구린내가 나는 듯 보입니다. 하루하루 벌어 먹기도 힘든 사람들,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안달 난 사람들, 각종 범죄, 그리고 여전히 무심한 일상들...


 이 영화는 어른들의 피곤하고도 구역질나는 일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현실과 모든 행태를 보여주기에 당연히 어른들의 영화입니다. 어른들이 주인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더 비참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일상을 아이들의 눈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어른을 바라보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입니다. 어딘가 엇나가 있는 듯한 6살 소녀 무니의 모습과 시선에서 어른을 바라보고 있기에 영화는 너무나도 이상하고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거기에다 모텔 매니저인 바비의 무심하면서도 서늘한 행동과 시선을 통해 더욱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가장 어두우면서도 비참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연출력과 미장센으로 그 모든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을 더욱 '영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의 연기를 꾸밈없이 표현하고 있는 감독의 의지일 것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아이들은 어른들의 때가 묻어 있으면서도 그 자체로 순수해서 자기들의 행동에 어떤 의도나 혼란을 숨기지 않습니다.


 또한 영화에 나오는 특정 인물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거나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지 않으며, 관찰자의 시선으로 응시하고 영화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무니 및 주변 아이들의 처지가 어떤지를 곰곰이 따져보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영화는 어른과 아이 그 사이에 있는 어떤 아이러니와 혼란을 끊임없이 교묘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의 마지막-엔딩에 보여주는 그 폭발적인 에너지는, 오롯이 무늬와 그 친구에게 선사하는 선물일 것입니다.


 션 베이커는 더욱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며, 더욱 멋진 작품을 만들 것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토대가 될 위대한 작품이며 훌륭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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