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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모두가 장미일 필요는 없다.

작성자강남좌판|작성시간17.04.14|조회수328 목록 댓글 1

장미꽃은 누가 뭐래도 아름답다. 붉고 매끄러운 살결, 은은하게 적셔오는 다디단 향기, 겉꽃잎과 속꽃잎이 서로 겹치면서 만들어내는 매혹한 자태, 여왕의 직위를 붙여도 손색이 없는 꽃이다. 가장 사랑받는 꽃이면서도 제 스스로 지키는 기품이 있다.
그러나 모든 꽃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모든 꽃이 장미처럼 되려고 애를 쓰거나 장미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실망해서도 안 된다. 나는 내 빛깔과 향기와 내 모습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

........


어찌하여 장미는 해마다 수없이 꽃을 피우는데 나는 몇 해가 겨우 지나야 한 번 꽃을 피울까 말까 하는 난초로 태어났을까 하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 나는 장미처럼 화사한 꽃을 지니지 못하지만 장미처럼 쉽게 지고 마는 꽃이 아니지 않은가. 나는 장미처럼 나를 지킬 가시 같은 것도 지시지 못했지만 연약하게 휘어지는 잎과 그 잎의 담백한 빛깔로 나를 지키지 않는가. 지금 장미를 사랑하는 사람의 숫자가 물론 더 많지만 더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꽃이 아닌가. 화려함은 없어도 변치 않는 마음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사랑받고 있지 않은가.

......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




도종환 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읽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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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최치훈 | 작성시간 17.04.15 기회가 되면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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