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너도 나도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씀바귀나물 캐오자
종다리도 높이 떠 노래 부르네
내 어릴 적 많이 부르던 노래인지 지금도 입에서 절로 나오는 노래입니다. 달리 종다리, 노고지리라고 부르는 종달새는 인간에게 참으로 친숙하고 정겨운 새인 것 같네요. 미국 민요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 가사에도 보면 '종달새 높이 떠 지저귀는 그곳...'하며 이 새가 나오지요. 가을 추수기가 되면 이 새가 날아듭니다. 여름에 만주나 시베리아로 갔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남하해서 우리나라나 일본 등지로 이동하지요.
종달새는 흔히 봄에 보게 되는 새라고 알고 있는 듯한데, 사실은 봄 철새가 아니고 예전 우리나라에서 텃새로 사계절 둥지를 틀었던 새입니다. 벼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논에 농약을 많이 뿌리던 때 거의 사라졌죠. 이젠 유기농법을 농가들이 많이 쓴다고 하니 이 새를 쉽게 볼 수 있을지는 들판으로 나갈 기회가 없어서 잘 모르겠고...
어쨌든 이 새는 참새처럼 아담하면서도 사람받을 만한 새이죠. 날아오르면 망원경으로 봐도 잡히지 않을만큼 까마득히 비상하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습니다. 거기다 지극히 맑고 명랑한 음색은 '새가 노래한다'란 말이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구나,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기쁜 소식을 전해 주는 새라고 인식하게 됐고, 세계의 유명한 문호들의 작품에 자주 등장합니다. 셰익스피어의 로맨스극 <심벨린>, 실락원의 저자 존 밀튼, 퍼시 셸리 등의 시에 말이죠.
|
|
종달새에게 - 셸리
그대는 새가 아니어라. 하늘 끝 혹은 그 가까이에서 그대 혼신을 기울여 즉흥적인 기교로 풍요한 가락을 이루어내나니.
땅에서 그대는 솟아올라 마치 불타는 듯한 구름 같아라. 푸른 하늘을 그대는 날며 노래하고 계속 올라가고 또 올라가며 끝 없이 노래하도다.
황금 광채 속 빛나는 구름 너머 그대는 떠서 달리니 혼이 육체를 벗어나 달리기 시작한 즐거움 같아라.
그대가 나는 둘레에서 녹으니 마치 한낮에 모습을 보인 하늘의 별 같아라. 그대 보이지 않지만 내 듣느니 그대 전율하는 기쁨의 소리를-
화살처럼 날카로워라. 그 강열한 빛은 희뿌연 여명 속에서 드디어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있음을 느끼노라. | |
|
|
온 대지와 대기가 그대 소리로 요란하여라. 마치 밤에 한 외딴 구름에서 얼굴을 내민 달이 광채를 쏟아부어 하늘을 뒤덮는 듯하여라.
그대 무엇에 가장 가까우뇨? 날고 있는 거기 무지개 구름에서도 그대가 보여주는, 빗줄기가 퍼붓는 듯한 선율처럼 눈부신 빛이 쏟아내리지는 않았도다.
숨어 있는 시인 같아라. 자기도 모르게 찬가를 노래하자 드디어 세계가 움직여 일찍이 들은 바 없는 희망과 두려움으로 공감하는 듯하여라.
고귀한 처녀 같아라. 은밀한 틈을 타 사랑에 불타는 넋을 달래며 달콤한 가락으로 온방을 넘치게 하느니.
황금빛 반딧불과도 같아서, 종잡을 수 없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허공에다 소리를 남기니 꽃들과 풀 사이에 있으나 보이지는 않누나.
숨은 장미와도 같아라. 따뜻한 바람에 시달리다 결국 향기를 뿜어내니 너무도 짙어서 날개달린 도적들의 얼을 빼는구나. | |
|
|
그대는 반짝이는 풀 위 비에 눈을 뜨는 꽃 위에 쏟아지는 봄 소나기 소리이며 일찍이 존재한 즐겁고 맑고 신선한 모든 것들을 그대 가락은 능가하도다.
그대는 참으로 김미롭도다. 나는 일찍이 이렇게까지 쏟아내듯 황홀함을 표출하는 사랑이나 술의 찬미를 들어본 일이 없도다
승리의 찬가도 그대에게 견주면 모두 공허한 자랑에 지나지 않는 것― 어딘가 모를 부족함을 우리는 느낀다
어떤 것에서 얻어지는가? 어떤 들 아니면 물결, 산인가? 어떤 모습의 하늘, 평원인가? 어떤 종류의 사랑인가? 어떤 고통의 초월인가?
권태가 있을 수 없는 것 번민의 그림자가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것 그대는 사랑하되 그 씁쓸한 여운은 결코 모른다.
그대는 죽음에 대해 우리 인간이 꿈꾸는 것보다 더 깊고 참된 것을 생각함이 틀림없다. 아니면 어떻게 수정 같은 냇물에서 흐르듯 노래할 수 있는가? | |
|
|
우리는 앞을 보고 또 뒤를 보며 없는 것에 아쉬워 한다. 진심으로 짓는 우리의 웃음은 뭔가 고통으로 차 있고 우리의 가장 달콤한 노래들은 가장 슬픈 생각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오만과 두려움을 비웃을 수 있을지라도 눈물을 뿌리지 않는 성격으로 태어난다 할지라도 그대 즐거움에 비교할 방법이 없다.
어떤 악기보다도 책에서 찾아지는 모든 지식의 보배보다도 뛰어났도다. 그대 재주는 시인과 같고, 그대야말로 대지를 굽어 보는 자이다!
그 기쁨의 절반이라도. 그러면 내 입에서 흘러나올 그처럼 조화로운 신기에 세상이 귀를 기울이리, 지금 내가 네게 그러하듯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