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허언증(Pathological lying)에 대한 문헌 고찰

작성자아빠나무|작성시간21.01.09|조회수300 목록 댓글 8

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오늘은 이런저런 문헌과 인터넷에서 사용 용례들을 참조해서 허언증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그녀가 가잖아-_- 님 요청)

 

일단 아직까지 '허언증'이라는 이름의 정신과에서 진단이 없습니다. 

 

이전에는 'pseudologia phantastica(공상 허언증)'이라는 진단을 붙이는 사람이 있었다고는 하나, 현재 주된 정신건강의학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2020년에 따로 진단명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문이 있기는 하나, 힘을 못 얻고 있는 것을 보니 학계에서는 그다지 관심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Curtis DA, Hart CL. Pathological Lying: Theoretical and Empirical Support for a Diagnostic Entity. PRCP. 2020;2(2):62-69. doi:10.1176/appi.prcp.20190046)

 

 

 

저희가 학술대회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주로 인터넷과 일상생활에서 허언증을 어떻게 쓰고, 그것들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허언증의 정의를 내려보면 '거짓말을 반복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이제 거짓말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거짓말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말하는, 사실이 아닌 정보 전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 거짓말을 하는 사람 입장을 생각해보면 이것이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내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하는 경우'와 '나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거짓을 전달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사실 조금 더 따지고 들려면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인 정보를 전달하면 그건 거짓말이냐?'까지 정의를 내려야 하는데 이것까지 들어가면 너무 복잡하니까 일단 제치고 해 봅시다. 

 

 

 

먼저 '나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거짓을 전달하고 있는 경우' 에 해당하는 허언증은 상대적으로 심각한 정신질환인 조현병, 망상장애, 조울증, 악성 우울증, 악성 강박증 등이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질병은 모두 '망상'이 생길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요.

 

망상이 생겨버린 분들은 현실이기 힘든 사실을 정말로 믿고 그에 대한 발언을 계속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거짓인 거죠. 

 

망상은 여러 종류가 있어서 피해 망상, 감시 망상, 추적 망상 등등이 있죠. 

 

경찰서로 매일 어떤 여자가 찾아와서 '누가 제 뒤를 쫓아오고 있어요.'라고 1년째 말한다면, 허언증이라고 하겠죠?

 

과대망상의 경우 '나는 하느님에게 선택받았다.'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허언증의 모습을 보이기 쉽겠죠.

 

아, 또 지적기능이 낮아서 중간에 발생한 오류를 진실로 믿는 경우가 있겠지요. 

 

겉에서 보이는 모습은 허언증이기는 한데, 이 사람들은 자기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내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이 경우는 다시 두 종류로 나뉠 수 있습니다. 

 

명백한 이득을 위한 거짓말과 명백한 이득이 없는 거짓말이지요. 

 

명백한 이득이 있는 거짓말은 사기로 봐야겠죠?

 

그래서 이 것은 허언증이라고 하지 않죠. 

 

반대로 별다른 이득이 없는데 거짓말을 반복하는 경우는 우리가 허언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경우는 주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거나, 대인관계에서 사소한 이득을 취하려고 하거나, 작은 위기를 모면하려는 반응이거나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주로 성격장애에 해당합니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나 자기애성 성격장애 등등

 

그런데 여기서 신기한 것이, 이 사람들이 이렇게 허언증으로 이야기를 할 때는 이게 막히지 않고 술술 나온다고 합니다. 

 

영어 표현을 한글로 옮기기가 좀 어려운데...

 

거짓말을 할 때 지어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막히고 꼬이고 앞뒤가 안 맞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평소에 하던 꼬여있던 여러 가지 성격적 사고들이 거짓말이 튀어나오는 순간에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온다고 합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성격장애라고 할 정도면, 보통 일반인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삽니다. 

 

무던하고 둥글둥글한 성격은 사실 대인관계, 자신의 평가, 자기 검열 이런 생각들을 별로 안 하고 살잖아요?

 

그런데 성격장애가 있으면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것에 굉장히 민감하고, 생각을 많이 하고,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라면, 남들에게 멋져 보이기 위한, 남들을 조종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죠. 

 

이렇게 생각을 반복하고, 반복하다보면 '가상의 나'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가상이 필요한 순간 엄청나게 빠르게 튀어나오고, 그게 나중에 보면 거짓말 덩어리여서 허언증이 되는 것이죠. 

 

가상의 나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사는게 힘들 정도로 마음을 항상 쓰고 있다니... 힘들겠죠?

 

이 사람들은 망상 정도는 아닌 'fantasy'에 살고 있는 것이고, 완전한 'reality'에 발 붙이고 있지는 못하고 있죠.

 

그래서 허언증을 pseudologia phantastica라고 했었나 봅니다. 

 

이 외에도 가장성 장애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워낙 복잡한 내용이라서 천천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인터넷에서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봤을 때, 이 아이가 완전히 현실 감각이 무너져서 완전히 맛탱이가 간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면 매우 심한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고요. 

 

뭔가 얄딱꾸리하게 자기 자존감과 관련된 오묘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성격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요. 

 

보통 문제는 두번째인 것 같네요. 

 

모바일 게임 카페에서 '저 SSS등급 한 번에 뽑았어요.' 하려고 수만 번 리셋을 한다거나, 인터넷에서 뭔가 인기를 얻고 싶어서 남의 사진을 도용한다거나 하는 모습들이 성격에 문제가 생겨버린 분들이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다.

 

이 정도로 정리하면 되겠네요. 

 

 

 

어우 자료도 부족하고 뭔가 언어적 통일도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어서 힘들었네요 ㅋㅋ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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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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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1 네네ㅎㅎ 이미 어느 정도의 비현실에 살고 있다보니, 그 내용이 적용이 되버리는 것 같아요.
  • 작성자그녀가가잖아-_- | 작성시간 21.01.10 허언증 주제가 이렇게 글쓰기 어려운 주제인지 몰랐군요ㅠㅠ 결국엔 낮은 자존감이 원인인...

    잘 읽었고, 언제 기회가 된다면 '자폐증' 과 '반사회성 인격장애' 주제도 한 번 부탁드려보겠습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드라마 주요 내용이 정신병 환자들에 대한 것인데 얼마 전 해당 드라마 정주행 끝내서 해당 질환이 궁금해지더군요. 정신과의사 선생님들은 이 드라마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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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1 오... 저 드라마는 뭔가 정신과는 이름만 내걸고 김수현이 연애하는 이야기라고 해서 안 봤는데 한 번 천천히 봐보아야겠습니다 ㅋㅋ 자폐가 재미있을 것 같으니 좀 더 공부해보고 자폐 먼저 써 보겠습니다 ㅎㅎ
  • 답댓글 작성자그녀가가잖아-_- | 작성시간 21.01.12 아빠나무 일반시청자들이 보는 드라마다 보니 정신질환자들 사례를 보기 좋게 실제보다 훨씬 축소해서 그려놓은 면이 크긴 합니다.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한다면 정신질환자의 가족이 느끼는 심리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여러 캐릭을 기반으로 입체적으로 잘 들어가있어서 제 개인적으로는 꽤 수작으로 꼽는 드라마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3 그녀가가잖아-_- 오호... 2월에 휴직기간에 몰아서 봐보아야 겠습니다 ㅋㅋ 추천 고마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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