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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선 이상없다 - 03

작성자E.E.샤츠슈나이더| 작성시간23.05.13| 조회수0| 댓글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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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 로콘 작성시간23.05.19 [마지막 연설]

    박철환에게 있어 '혁명'은 가족이 인민재판으로 몰살당한 후 그의 마음 속에 남은 유일한 것이였고, 자신의 손으로 학살한 제주인들에 대한 유일한 속죄였으며, 국민방위군에서 죽어서는 안될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오늘 북진통일을 달성되었고 곧 한민족을 외세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 확정되었습니다. 박철환에게 있어 오늘은 '혁명'이 완벽히 성공한 최고의 날이였습니다.

    박철환은 마지막으로 남은 시간동안 '혁명'의 성공을 마음껏 축하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지만 그에겐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박철환은 자신이 전면 핵전쟁을 유도한 것을 전혀 후회하진 않았지만, 자신만의 '혁명'때문에 전면 핵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게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과 이런 옳지않은 일을 거리낌없이 행한 자신이 미쳤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희생될 사람들에게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해야만 했습니다.

    박철환은 문화공보부 장관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해 한국의 모든 라디오와 TV에 자신의 마지막 연설을 실시간으로 송출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 로콘 작성시간23.05.19 로콘 그리고 박철환은 자신만의 '혁명'때문에 인류를 핵전쟁으로 몰고갔다는 진실을 고백하고 핵전쟁으로 죽을 모든 사람들과 핵전쟁 이후로도 고통받을 모든 인류에게 사죄한 후 권총으로 공개 자결하는 것으로 마지막 연설을 마쳤습니다.
  • 작성자 E.E.샤츠슈나이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5.19 [지구인들의 대표?]

    1969년 3월 2일, 카자흐SSR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프로톤-Sh1 로켓과 함께 발사된 “루나 15호”에는 인류 최초로 우주를 유영했던 알렉세이 레오노프 중령이 이끄는 3인의 우주인(космонавт)들이 탑승해 있었습니다. 그들이 밴 앨런 대를 지나쳐 지구의 중력권에서 벗어나는 순간, 붉은 군대 - 정식 명칭은 이제 아니었지만 - 의 T-62 전차는 체크포인트 찰리를 단 한 발의 포탄으로 날려버린 뒤 서베를린을 접수했죠.

    그들의 임무는 바로 다음의 루나 16호 임무를 위해 달을 수 회 순회비행, 예정 착륙지점의 지형을 체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달로 향하고 있을 때 소련 우주국은 그들에게 미션 중지를 명령했지만, 이미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계산해낸 궤도를 섣불리 이탈해 귀환한다는 것은 가당찮은 일이었습니다. 귀환을 위해서라면 달을 한 바퀴 이상 돌아 스윙바이를 통해 지구로 돌아와야 했죠. 어쨌든 미션을 그대로 취소할 수는 없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 E.E.샤츠슈나이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5.19 우주선은 출항 4일만인 3월 6일 달 궤도에 진입했는데, 이 때는 바르샤바 조약기구군의 주공이 베저 강 방어선에 막혀 “라인강까지 7일” 계획이 어그러진 시점이었습니다. 우주국의 사실상 수장이었던 블라디미르 첼로메이 박사는 핵미사일의 탄도를 점검하기 위해 모스크바의 핵 벙커로 보내졌고, 우주국의 인원 대부분이 각자 ‘필요한 곳’으로 보내졌으니, 그들에게 명령을 내릴 이들 따위는 없었습니다.

    “센터, 문제가 생겼다.(ЦУП, у нас проблема.)”

    이러한 무전에 대답해줄 이도 더는 없었습니다. 핵전쟁이 임박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은, 전원 군인들로 이루어진 레오노프 팀은 차라리 달 표면에 착륙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렇게 3월 7일 표준시로 03시 38분, 루나 15호는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 E.E.샤츠슈나이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5.19 팀의 임무는 최소 15일을 가정했기에, 남은 식량은 한 달 하고도 반을 넉넉하게 버틸 만한 정도였습니다. 레오노프 중령은 아무도 듣지 않을 본부에 끊임없이 달 표면의 상태, 차기 임무에 고려해야 할 점, 팀원들의 정신건강상태 등을 타전했습니다. 이따금씩 우주센터에 남은 소수 당직자들이 형식적인 답변을 보내주었지만, 그마저도 전세계가 핵의 화염에 뒤덮인 3월 27일 이후에는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달에서도 반짝이는 작은 섬광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자랑스러운 노동자의 조국이, 악독한 자본주의자들의 국가가, 전 세계가 불타는 모습을 지켜본 팀원들은 조용히 모였습니다. 그리고 녹음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사랑했던 이 드넓은 우주의 여행자들(путешественники, voyagers)이다. 비록 우리의 작고 푸른 세계는 반목을 이기지 못해 비극적 결말을 면하지 못했지만, 이 기록을 발견하는 이름모를 문명의 사자들은 우리의 전례를 반면교사 삼길 바랄 뿐이다…”
  • 답댓글 작성자 dear0904 작성시간23.05.19 E.E.샤츠슈나이더 ㅋㅋㅋ... 예전에 그정도로 할거면 책을 썼죠(...) 라고 말했던 시나리오를 하고싶어지는 느낌입니다 ㅋㅋ... 망한 세계 이후의 재건기(...)
  • 답댓글 작성자 통장 작성시간23.05.19 E.E.샤츠슈나이더 이 글을 읽고 있으려니 예전에 읽었던 최후의 날 그 후가 생각나네요.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 답댓글 작성자 렌지파일 작성시간23.05.19 E.E.샤츠슈나이더 여담 :사실 지구 궤도로 돌아왔다면 지구와 통신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Spacecraft_Tracking_and_Data_Acquisition_Network )
  • 작성자 E.E.샤츠슈나이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5.19 지금부터 막화 작성 시작하면 오늘 내로 끝낼 수 있을 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해볼까 합니다(…)

    9에피 결론 난 시점에서 10에피 완결(해피엔딩이든 핵피엔딩이든…)은 거의 예정된 거였고, 다음주에 4화 작성을 시도했다가는 너무 정신이 없을 것이므로…
  • 답댓글 작성자 dear0904 작성시간23.05.19 다음주에 무언가 좋은 일이 있으신가보군요 ㅋㅋ 미리 축하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 E.E.샤츠슈나이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5.19 개인 에필로그는 일단 4화 로그에는 명시적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물론 정사가 아니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어떤 엔딩으로 가야 할지는… 생각 중인 게 몇개 있긴 합니다만, 잠깐 고민해봐야 할 것 같네요.

    일단 저 소련 우주선 스토리는 후보 중 하나였지만 북진통일하자는 rpg의 엔딩이 소련 우주인인 건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냥 번외로 넘겼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 E.E.샤츠슈나이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5.19 dear0904 좋은 일은 아니고, 여태 미뤄놨던 여러 숙제들을 처리해야 할 때인 거죠(…) 2년째 유예했던 학사졸논이라던지…
  • 답댓글 작성자 dear0904 작성시간23.05.19 E.E.샤츠슈나이더 일복이 터진건 좋은일입니다(?) 뭐 사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5월 첫째주에 저 말 들었으면 화를 냈을것 같긴 합니다 ㅋㅋㅋ... 이미 지난일이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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