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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레 중고

우리 가게 살아가는 이야기(8)--그가 떠났습니다 흑흑흑

작성자이레 중고|작성시간21.08.27|조회수2,682 목록 댓글 8

15년간 나와 동거동락하며 가게를 돌보던 그가
결혼하러 자기나라로 오늘 떠났습니다.
방금 보내놓고 집에 들어와 많이 울었습니다.
본시 방글라데시 친아버지가 17년 키우고 내가 15년 돌봤으니 나도 아버지 한가지인데.....
본국 벙글라데시에서 신부 구해 놨다고 결혼하러 오라 해서 코로나 땜에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오늘 가버렸습니다.

행복하고 섭섭하고 감정이 혼란스럽네요
15년전 17살때 700링깃 월급으로 시작해 지금 4000링깃 월급 받는 지금까지 1링깃 도
가불한적도 없고 내가 어려울때 마다 목돈을 빌려주던 아들보다 더 성실한 직원이었습니다.
그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어제 밤부터 얼마나 심란하던지 정말 알수없는 감정에 잠을 못 잤습니다
어제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전직원을 집에 불러 혼자서 정성스레 40인분 저녁을 만들어 환송행사를 치렀습니다.

결혼하고 다시 온다는데
내 입장만 생각할 수 도 없고 오로지 그의 행복만을 바랄 뿐입니다
새 신부를 위해 금목걸이 하나와 그의 아버지에게 줄 겔럭시폰 하나 사서 들려 보냈습니다.
처음에 여기와 가난한 나라 노동자라고 무시했던 마음들이 이친구땜에 다사라지고
사람은 주는대로 받는다는 진리를 이친구를 통해 터득 하게 되었습니다
삶에 스승은 늘 내주위에 있는데 그걸 찾기가 힘들 뿐이조.
그가 나의 스승이고 하나님이라 생각 됩니다


결혼식 잡히면 어떤일이 있어도 방글라데시 결혼식 참석할 생각입니다.
한국서 우리 가족도 합류할거고요
먼 외국땅에서 낯설고 다른 사람들 만나 서로 정을 나누고 한가족 처럼 사는게
내가 한국을 떠나 타지에서 생을 살아가는 나에게 한가지 큰 보상처럼 느껴집니다.
교민 여러분
우리가 외국 나와서 특별히 받는 인센티브가 뭐일까요.
이런게 아닐까 싶네요
어려운 코로나 시절 힘내시고 어려움을 통해 참 행복을 찾길 소원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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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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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버디맨 | 작성시간 21.08.27 가끔가도 얼굴기억하고 친절하게
    응대해주던 친구인데
    괜히 아쉽네요..
  • 작성자제이와이 | 작성시간 21.08.27 아드님 결혼 축하드립니다.
    다시 볼 수 있을테니 상심마세요.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missu | 작성시간 21.08.29 이레중고 직원분들 다 너무 친절하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작성자사감선생 | 작성시간 21.09.01 멋진직원, 멋진사장님이십니다. 국가와 인종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믿음직한 사람들이 있다는게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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