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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願 - 제 1 층. 어리석은 여름(04)

작성자[부지기]네드발백작|작성시간08.08.13|조회수41 목록 댓글 13

 

원(願)

 


제 1 층. 어리석은 여름

 

 

 "何?"

 ("무슨?")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 같던 괴한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가 내리친 검은 실리의 검을 가볍게 절단해 나가다가 중간 부분에서 멈춰
있었다.
 "목소리가 안 멋있잖아!"
 실리는 전투와는 전혀 상관없는 말을 내뱉고 칼자루를 쳐올리며 꿇은 왼쪽 무릎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회전했다. 力(ちから)가 실리의 두꺼
운 검에 그대로 박혀 있었기에 괴한은 검을 놓치고는 뒤로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비참했다.
 쇠와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아닌 쇠와 쇠가 강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상대가 갑옷을 입고 있었기에 베기는 무리라고 생각한 실리
는 검의 옆면으로 괴한의 허리를 후려쳤고, 괴한은 맞은 부위에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내며 기묘한 모양으로 날라갔다.
 "이걸로 하나!"
 유쾌하게 외치며 다른 한쪽의 상대를 찾은 실리는 입을 삐쭉 내밀었다.
 "라지만 도와줄 필요는 없었나보네."
 나츠는 이미 자신의 상대를 정리하고 그의 옷에 피를 닦고 있었다. 실리는 어깨를 으쓱이고 일행쪽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일어났는지 파라미
티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으신가요, 실리씨?"
 "뭐, 괜찮다면 괜찮은 거지만 난 언제나 괜찮아."
 당체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말에 파라미티는 실소했다. 방금 전의 싸움의 향기가 아직 진동하고 있지만 잠에서 깨지 않는 3명이나
별 일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는 2명이나 싸움의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일어나 있었던 것 같네."
 "실리씨의 그 비명을 듣고 안 일어나는 쪽이 오히려 이상하겠지요."
 실리는 멋적게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검을 살폈다. 이곳저곳 금이 간데다가 力(ちから)의 영향으로 중심이 날카롭게 베어있으니 당분간 검으
로써 역할을 하기는 힘들어보였다. 물론 실리가 마지막으로 했던 공격은 검보다는 방망이에 어울리는 그것이었지만 말이다.
 "못 싸우는거야, 안 싸운 거야?"
 자신의 검을 살펴보는 일에 열중하며 그녀는 지나가듯이 물었다. 언젠가는 이런 질문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파라미티는 예상보다
빨리 준비해둔 대답을 하게 된 것에 놀랐다.
 "기왕이면 싸우지 않고 끝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검을 살펴보던 실리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파라미티를 쳐다보았다. 가늘게 뜬 두 눈은 무엇인가를 감지해내려는 눈이었다.
파라미티 역시 그녀의 빨려들듯한 보라빛 눈을 마주보았다.
 잠시간 그렇게 쳐다보던 그녀는 손을 움직였다. 부웅하는 커다란 것이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실리의 검 끝은 정확히 파라미티의 미간 앞에 멈
췄다.
 "너 나랑 비슷해."
 파라미티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으로 실리의 목소리에서 유쾌함이 사라졌다. 아니 진지해졌다는 말이 옳을까. 그녀의 변한 태도에 그는 그녀의
웃음이 겉으로 보이기 위한 태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안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그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리라. 파라미티는 문득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라미티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떤 점에서 말이죠?"
 실리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피식 웃고는 검을 돌려서 옆의 나무를 후려쳤다. 강한 회전이 곁들인 위력에 의해 그녀의 검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 안에서 얇은 도(刀)가 나타났다.
 "검 안에 도(刀)를 하나 더 넣어둔 건가요?"
 안에도 나온 도(刀)를 손질하던 실리는 의외라는 듯이 파라미티를 바라보았다.
 "너 진짜 재미있는 녀석이네. 검과 도를 구분하는 녀석은 좀 드문데 말이지."
 하긴 파라미티의 기억속에서도 대륙내에서 검과 도를 구분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도를 쓰는 곳은 진황국밖에 없었고, 그외의 나라들에서는
전부 검을 썼으니까. 편하거나 필요에 의해서 도를 쓰는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일반인들은 도를 쓰면 진황국 사람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적대국에서는 아예 쓰는 사람이 없었다.
 "저희 마을에는 책이 많으니까요."
 "흐응."
 그런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실리는 곧 관심없어졌다는 듯이 자신의 도(刀)를 다듬는데에 신경을 돌렸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행동과는 전
혀 별개라는 듯이 그녀의 입은 열리고 있었다.
 "너희들 코린 사람들이 맞긴 하나보네."
 이번에는 파라미티가 놀랄 차례였다. 대륙의 사람들이 코린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의 기억에도 없는 일인데다가 그가 읽었던 책에서도 전혀
보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는 경험에 기대어 침착을 유지했다.
 "코린은 어디에 있는 나라죠?"
 "그만 둬. 그래도 칭찬해 주고 싶은 자제력이네."
 실리는 그들이 코린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파라미티는 경험상 이런 상대에게는 거짓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
다.
 "이상하군요. 외부 사람인 당신이 어떻게 코린을 알고 있는거죠?"
 실리는 도(刀)의 손질이 끝났는지 달빛에 이리저리 비춰보더니 일어서서 몇번 돌리고는 허리에 찼다. 그리고 매우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파라
미티의 턱에 손가락을 대었다.
 "흐응~. 이 누님은 말양. 오래오래~ 살아와서 그렇단당."
 나름대로 성숙한 여성의 흉내를 내려고 했던 실리지만 두가지 오산이 있었다. 일단 그녀의 키는 파라미티보다 작았다. 따라서 어린 아이의 턱
을 들게 해서 므흣하게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은 될 수 없었다. 다음으로 그녀가 지은 요염한 여성의 표정과 목소리는 그야말로 꼬마 어린아이가 어른의 흉내를 내는 듯이 매우 어색했다. 키가 작은 실리가 파라미티의 턱에 손가락을 대고 올려다보면서 했던 행동은 그야말로….
 "푸하하핫!"
 파라미티는 뱃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이렇게 호쾌하게 웃어본 것이 얼마만인지 그도 알 수 없었다.
 "너어! 그 웃음 무슨 의미야!"
 "아하하! 실리씨. 이. 이건 어쩔 수 없이. 푸하하!"
 실리는 그가 배를 움켜잡고 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팔짱을 끼고 입을 삐쭉 내밀었다.
 "정말! 왜 다들 나의 매력을 모른담!"
 파라미티는 이를 악물었지만 새어나오는 웃음을 그칠 수 없었다.
 "큭큭. 실리씨. 그런 역할을 하기에는 신체적으로 좀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왜! 봐! 가슴도 있다고!"
 그녀는 옷을 잡아당기면서 가슴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 모습은 이제 소녀를 벗어나는 아이가 자신이 다 컸다고 주장하는 듯 했다. 확실히 그
녀 또한 여자라 가슴부분에는 뭔가 2개가 봉긋 솟아있는 것이 보였다. 파라미티는 그녀의 가슴을 보다가 피식 웃고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그렇군요. 남자였군요?"
 "캬악! 너 진짜 그럴래!"
 실리는 발을 동동 구르더니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속도는 파라미티 또한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속도였기에 그는 살짝 몸을 뒤로 움직여
서 피해냈다. 균형을 잃을 정도의 공격은 아니었지만 실리의 주먹은 허공을 치지는 못했다. 어느새 파라미티의 뒤에서 바람같이 끼어들어 실리의 주먹을 받아낸 것은 네리카였다.
 "네가 감히 파라미티님을 때려?"
 실리는 자신의 주먹을 받아낸 상대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또 너야? 일찍 일어났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드는데 잘 수 있겠어!"
 실리는 주먹을 회수하며 가늘게 웃었다.
 "흐응. 낭군님의 웃음소리에 깬 것이 아니라?"
 네리카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게!"
 네리카는 재빨리 검을 뽑아서 그녀에게 내리쳤다. 검을 다루는 초보로써는 괜찮은 발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리는 여유있게 그녀의 검을
양손을 마주쳐 받아냈다.
 "뭐야, 이건!"
 "뭐긴 뭐야. 진검잡기지."
 네리카는 붙잡힌 검을 움직여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검은 바위에 박힌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실리는 힘을 쓰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더니
양손을 가볍게 꺾었다.
 쇠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네리카의 검은 두동강이 났다. 그녀는 부러진 자신의 검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검과 실리를 번갈아 쳐다
보았다. 멀리서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던 나츠가 감탄하는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지만 네리카는 눈 앞의 실리에게만 관심을 주고 있었다.
 "검이라는 거 의외로 불편해. 잘 쓰면 좋기는 하지만 말이지."
 실리는 지나가듯이 말하고는 검 조각을 앞으로 던져버렸다. 그녀가 던진 조각은 네리카의 옆을 날카롭게 날라가 그녀의 뒤에 있는 나무에 박
혔다.
 네리카는 굴욕으로 얼굴이 빨개지더니 주위를 둘러보고 땅에 떨어져 있던 검을 집어들었다.
 "죽일거야!
 실리는 그녀의 행동을 보고는 미간을 찌뿌렸다. 파라미티가 옆을 쳐다보니 나츠 역시 비슷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그녀들을 쳐다보고 있었
다.
 실리는 허리에 찼던 도(刀)에 손을 갖다 대었다.
 "네가 그 검을 알고 집어들었다면 봐주지 않고 손목을 잘라버렸을꺼야."
 웃으면서 섬뜩한 말을 하는 그녀에게 질린 듯 네리카의 얼굴이 굳었다.
 "하지만 모르는 것 같으니 그냥 조금 아프게만 해줄께."
 말을 끝냄과 동시에 실리가 움직였다. 네리카는 순식간에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실리의 모습에 놀라며 검을 내려치려고 했지만 실리의 반응이
더 빨랐다.
 "늦어!"
 순식간에 낮게 도약해서 네리카의 앞에 착지. 착지시에 내딛는 발에 걸리는 부하. 그 힘을 상체로 옮겨서 발도. 어느 하나도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いい拔刀だ。"

 ("멋진 발도다.")
 "아악!"
 네리카가 내쳐진 검의 궤도에 맞춰서 쳐냈기에 그녀는 뒤로 떠서 날라갔다.
 "헤에. 검을 놓치지 않은 것은 칭찬해줄께. 너 의외로 좋은 칼쟁이가 될지도 모르겠는걸?"
 어떻게 막아내긴 했지만 등과 손에 남아 있는 충격에 네리카는 부들거리며 일어섰다. 실리가 다가오자 그녀는 있는 힘껏 검을 내찔렀지만 실
리는 부드럽게 돌며 오른 손으로 그녀의 양 팔을 움켜쥐고 오른 다리로 다리를 걷어 넘어뜨렸다. 힘을 잃은 네리카의 검은 부드럽게 돌며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땅에 깊게 박혔다.
 "칼을 가지고 싸우는 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렴, 꼬마야."
 역시 더 키가 작은 실리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부조화였지만 깨어있는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 못했다.
 네리카의 움직임을 봉인하고 실리는 그녀를 내버려둔채 땅에 박혀 있는 力(ちから)쪽으로 향했다. 네리카는 아픈 팔을 주무르며 그녀를 노려
보았다.
 "이건 세상에 존재해서 좋은 것이 아냐."
 力(ちから)는 무엇이든 벨 수 있다는 명성답게 칼날 깊숙히까지 땅에 박혀 있었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다시 도(刀)를 칼집에 꽂아넣고
낮게 자세를 취했다.
 "설마 저 자세에서?"
 파라미티는 그녀가 하려는 행동을 유추할 수 있었지만 머리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그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실리는 도(刀)를 뽑았다. 칼집에서 빠져나올 때의 마찰력에 의해 가속된 하얀 섬광은 땅위를 스치듯이 力(ちから)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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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역시 전투신은 안타깝.

절에서 나왔더니 집의 인터넷이 먹통.

기껏해서 고쳐놨더니 노트북 무선랜카드 한숨.

고로, 오늘도 피시방 인생.

글은 글대로 슬프고,

여러 모로 슬프다.

 

 

첨부파일 01.wma

 

언제나와 같은 즐거운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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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로벨리안 | 작성시간 08.08.14 음모라기보다는 짐을 짊어지신게지요.. 에에 나름 연소의 침체를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작가 본인에게는 영~ 이상하게 돌아가는겝니까..? 뭐 이참에 학원물을 한번 집필해 보시는것도 좋겠습니다..
  • 작성자J.Roa | 작성시간 08.08.14 아, 저 불쌍한 것….
  • 답댓글 작성자[부지기]네드발백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8.14 설마 네리카? 아니면 안타까운 몸매의 실리인가.
  • 답댓글 작성자J.Roa | 작성시간 08.08.14 둘 다 불쌍합니다 [...]
  • 작성자エメロ-ド♡ | 작성시간 08.10.13 푸하하, 실리=백작아니우에, 라고 생각하고 보는 중인데 푸하하하............('여성'표현 어쩌실..................) ㅠㅠ , 뭐 뭐야 실리님이 치카라를 획득하셨습니다- 인줄 알았는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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