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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20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8.09.30|조회수80 목록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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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밀의 밤은 너무나도 고요했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이 바닥의 흙을 스치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하지만 느껴진다. 살기를 내뿜고 있는- 꽤나 많은 수의 무언가가 우리에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멈춰 서 무기를 꺼내고 몸을 낮추었다. 여기서 한 마리도 못 세어나가게 막아야만 한다. 안 그랬다간 라밀 사람들이…….


-그르륵 그르륵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너무나도 끔찍하고도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이안은 레아를 빠르게 자신의 뒤로 밀었고 우리는 올게 왔음을 느끼며 서로를 바라보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언데드다.”


그리고 케인이 입을 열자마자 웬 이상한,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꽤나 큰 무언가가 단신으로 우리에게 달려들었고 케인은 빠르게 흰 몸통의 이스피리아를 돌려 그 이상한 것을 베어 갈랐다.


[툭]


섬뜩한 파란 액체가 사방으로 튀며 언데드의 두 동강 난 큰 몸뚱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꺄악!!”

그러자 놀란 레아는 그 끔찍한 장면에 자신의 눈을 가렸고 나 역시 꺼림칙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돌리고 싶었으나 침착하게 그것을 봤다. 커다란 좀비… 같은 건가? 설마 아이린이 온 건가? 그렇다면 라곤에게 여기에 있는 걸 들킨 거야?! 아냐, 꼭 그러리란 법은 없어. 단지 아이린이 음악을 연주하던 에오나 대신 직접 와서 사람들을 죽여 시체를 거두어 가려는 걸지도 모르지.

자신의 동료(?)가 순식간에 베이자 아까 언데드와 동일한 것들이 예의 그 섬뜩한 소리를 내며 발을 저는 듯, 질질 끌며 다가와 우리를 포위했고 나는 룬-크리스를 꽉 쥐었다. 그리고 아까 바닥에 떨어졌던 언데드 역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악취를 풍기며 기어서 우리에게 다가왔다.


"저들은 이미 죽은 존재들. 아무리 베어도 산산조각 날 때 까지 달려 들 겁니다. 완벽히 소멸시켜야 해요."

"……."


아리스의 말에 케인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마력이 아니라 이스피리아를 이용하여 기를 사용하는 거라면 케인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터벅터벅]


"!"


어둠 속에서 흙먼지를 날리며 언데드 사이로 마치 그들의 왕인 냥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붉은 달이 구름에 가려지고, 바람 때문에 발생한 흙먼지 때문에 그 누군가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다만 촉촉하게 젖어 있는 듯한- 윤기 흐르는 은발.

아이린이었으면 좋겠는데. 차라리, 아이린이었으면 좋겠는데. 내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는데.


“어리석은 자들이여…… 피를 나에게 바쳐라."

“슈렌!!”


나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구름이 걷어져 드러난 달빛을 받아 모습을 드러낸 건 역시나 슈렌이었다. 케인의 표정은 마치 죽었던 카인을 보는 냥 차갑게 굳었다.

슈렌은 피의 욕망으로 가득 찬 붉은 눈으로 우리를 찬찬히 바라봤고 아직 그런 쪽으로 면역이 없는 레아는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따지고 보면 레아는 옛날의 내 모습인 것이다. 저러는 게 절대 무리가 아니다. 그의 은제 펜던트는 마치 얼어버린 듯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봉인되어 있었다. 슈렌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걸 판단한 라곤이 약을 투여하는 대신 저 펜던트의 힘을 봉인한 걸지도 모른다.


“슈렌! 정신 차려!!”


나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슈렌에게 간곡히 소리쳤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미동 없이 검을 뽑아 그대로 앞으로 뻗었고 그것을 신호로 우리를 포위하고 있던 언데드들이, 그리고 슈렌이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슈렌은 그와 가장 가깝게 있던 나에게 달려들었다.


[채엥!]


“슈렌……!”


나는 그의 검을 막아내며 이를 악 물었다. 그는 흡사 며칠 간 물을 마시지 못한 자처럼 갈급한- 욕망에 차오른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반복해서 말했다.


"피를, 나에게 피를……."

"제발, 이러지 마, 슈렌!"


나는 계속해서 베어 들어오는 슈렌의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막아내거나 피했다. 하지만 피에 굶주린 광전사가 된 그는 결코 막아내기만 해선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나는 할 수 없이 검을 꽉 쥐고 나 역시 그에게 반격했다.


“슈렌, 제발 정신 차려!”


나는 내리찍듯 긋는 그의 공격을 몸을 비껴 세워 피한 뒤 그의 검이 내려갔을 때 내 검으로 그의 검을 확 내리 찍어 그의 검을 누르며 슈렌에게 소리쳤으나 나는 곧 검을 들어 올리는 그의 힘에 뒤로 밀렸다. 아무래도 남자인데 힘으로 하는 건 무리다. 어떻게 해서든 저 펜던트의 힘을 다시 깨우지 않으면 안 되는데! 저 펜던트에 손을 댈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건 무리였다. 그들 역시 엄청난 수의 언데드와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베어도, 베어도 끝이 없었기에, 흔적도 없이 소멸시켜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로운 싸움이었다.


[챙! 챙! 챙!]


나는 계속 고민하며 슈렌과 검을 맞대었다. 슈렌의 검이 너무나도 날카로운데다 굽어 있어서 한번 베였다간 그대로 두 동강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할 수 없다. 일단 지금은 그를 공격 할 수밖엔!


“하앗!”


나는 짧은 기합과 함께 검에 나의 기운을 집중하여 위력을 최대로 올린 뒤 그에게 내리찍었고 그는 빠르게 몸을 뒤로 빼어 피한 뒤 다시 빠른 걸음으로 나에게 달려와 나를 공격했다. 그러자 나는 빠르게 왼 손을 앞으로 뻗으며 소리쳤다.


"바람의 파동!!"

"큭!"


곧 나의 손바닥에선 강하게 압축된 바람이 나에게 정면으로 달려드는 슈렌을 가격했고 슈렌은 그것을 검을 들어 막았으나 그 강한 힘에 뒤로 쭈욱 밀렸다.


"헤이스트."


나는 나지막이 중얼거린 뒤 그대로 슈렌에게 달려들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검을 강하게 강타하듯 비껴 쳤고, 예기치 못한 공격에 슈렌은 검을 놓쳐버렸다.


[툭-.]


그의 검이 저 멀리 날아가 땅에 내동댕이쳐졌다.

이제 조금 안심해도 되는 걸까? 나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싸늘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혹시 모르니 바람의 속박으로 그의 움직임을 봉했다. 그리고 그의 바로 앞에 서서 차갑게 얼어붙은 듯 봉인되어 있는 펜던트를 꼭 잡았다.


"이제, 자유롭게 해 줄게, 슈렌!"


그리고 두 손으로 그 펜던트를 감싸듯 소중하게 쥔 나는 눈을 감고 그 펜던트에 나의 마력을 집중했다.


"로실리아!!"

"?! 커헉!"


순식간이었다. 마력을 집중하던 나는 슈렌에게 걸었던 바람의 속박이 잠시지만 순간 그것을 지탱하던 마력이 옅어지는 것을 느껴 화들짝 놀라 눈을 떴고 그와 동시에 뒤에서 케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더니 복부가 가격당하는 느낌과 동시에 타는 듯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너무 놀란 내가 고개를 내려 보니 나의 바람의 속박의 마력을 뚫어버린 슈렌의 손엔 어느새 피가 뚝뚝 떨어지는 단검이 들려 있었고 상황이 파악된 나는 이를 악 물고 흐려지려는 정신 줄을 필사적으로 잡음과 동시에 그의 펜던트 역시 꽉 쥐었다.


"슈렌, 정신 차려……! 이런 힘에 지배당해선 안 돼……!!"


나는 나의 피를 보며 좋다는 듯, 정말 순수하게 웃는 슈렌을 보며 입에서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그리고 나의 마력을 그 펜던트에 불어넣었다. 제발, 슈렌이 원래대로 돌아오길 바라면서…….


[파아앗!]


나의 바람이, 깊은 절망의 늪 끝에 닿은 것일까.

펜던트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자신을 감싸자 슈렌은 당황한 듯 팔을 올려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예전과 같아. 브루누에서 카인이 빛을 보고 두려워했던 것과 흡사해……. 슈렌, 너도 카인과 마찬가지야. 빛과 어울려, 너는. 그러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함께 할 수 없어요. 남매니까…….」


슬픈 남자의 목소리… 슈렌의 목소리를 닮은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노래하듯 아련히 들려왔다. 손과 발이 차갑게 식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귀가 멀어지는 듯 맹맹해지는 가운데 단검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펜던트의 포근한 기운의 탓인지 몰라도 누군가가 쓰러지려는 나를 포근하게 안아 받아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로실… 리아……."


따뜻하고도 너무나도 애처로운 슈렌의 목소리가 마음을 적시듯 아련하게 들려왔다.

슈렌, 돌아왔구나. 그래, 네가 있을 곳은 여기야…… 이제, 두 번 다시 가지 마.

나는 힘없이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져 슈렌에게 기대듯 쓰러지며 눈을 감았다.



***



-이곳에 들어오면.

-죽어.

-이곳의 일부가 되어.

-사라져.


진혼곡을 부르는 듯한 낮은 목소리.

나는 가만히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게도 배의 고통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여긴 어딜까. 하늘은 가슴을 꽉 막히게 할 정도로 어둠으로 가득 찬 붉은 빛. 구름은 검은 색. 이곳은 대체 어디야. 대체 어디야…….


-살아 있는 자는 이곳에 출입이 불가능하다.

-하물며, 더욱이 이곳은 안 되지.

-너의 생명 역시 갉아먹을 테니까.

-그렇지 않다면 너 역시 이곳에서 영원히 살아갈 동지인가?


"틀려. 나는 이런 곳이 싫어. 절대로 이런 곳에 싫단 말이야. 누구는 오고 싶어 온 줄 알아? 어떻게 하면 돌아갈 수 있는 건데?"


-살아 있는 자는 이곳에 출입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이곳에 왔다는 건.


연이어 노래하듯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잠시 멈추었다. 그런데도 이곳에 왔다는 건?


-네가 이곳에 오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는 것.


"내가?"


-너는 이곳이 어딘 줄 모르지.

-하지만 너는 이곳에 오길 원했어.

-그 답은 누구도 몰라.

-오직 너 자신만이 알지.


"내가 이런 곳에 오길 원했다고? 여기가 어딘데? 이런 어두컴컴한 곳을 내가 왜 오길 원했겠어."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이 주위엔 온통 말라비틀어진 늙은 고목이 널려 있다. 잎사귀를 피었던 것이 언제였을 지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생기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붉은 재질의 흙바닥은 가뭄이라도 일어난 듯 쩍쩍 갈라져 있다. 보이진 않지만 망령들이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런데 저 멀리, 족히 10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나무가 있다. 검은색의 잎사귀,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나무껍질. 저 나무 자체가 어둠이다. 완전한 어둠. 저 나무 때문에 이 근방이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대체 저 나무가 뭐기에……?


-이곳의 주인.

-어둠을 창조해내는 곳.


"어둠을, 창조해?"


-순수한 어둠으로 사악함은 정화시켜.

-그 어둠을.

-네가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런 빛 따위로.

-그런 살아있는 생명 따위로.

-이곳에 머무는 건 그만두는 게 좋을걸.

-그 분이 오시기 전에.


"그 분……?"


아악,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나도 여기서 나가고 싶어! 여긴 대체 어디냐고! 알 수 없는 말들만 늘어놓고-. 난 빨리 다시 돌아가야 한단 말이야!


-로실리아…….


카인?!

느닷없이 카인의 힘없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나는 너무 반가운 마음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꼭 안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다만, 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 있어선… 안 됩니다.


"여기가 어딘데요……?"


-…….


나의 물음에 카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체 왜일까. 여기가 어디기에…….


-이제, 남은 힘이 없습니다. 조금… 잠을 자야할 것 같습니다…….


[파아앗!]


강한 빛이 나를 휘감기 시작했다. 차갑고도 강력한 마력. 나는 그 마력이 카인의 마력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다만, 카인이,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대체 왜…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하나도 모르겠어.


"카인!!"


'잠을 자야 한다니. 힘이 없다니? 이게 다 무슨 말이야? 그럼 이제 볼 수 없단 말이야? 싫어, 그런 것 싫다고! 또 헤어져야 하는 거야? 싫어, 헤어지기 싫어……!!'


-절대로… 이곳에 와선… 안 됩니다, 로실리아…….


 

 

 

 

컴퓨터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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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1 (어찌보면 로실리아는 복터진 여자일지도...............) 우훗, 저곳이 어딘지는 일요일에!(도주)
  • 작성자두르]산새 | 작성시간 08.10.01 이늠의남정네들이아주 여인네마음을 아프게하네여 ..그래도전용서해줄수있어요 ^^... 자자 카인 어서 로실리아품에 어여 <<<<<? 이번화도 즐감하고갑니다 ~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2 ㅠㅁ ㅠ 이늠의 남정네들이라길래 순간 누구누구지, 하고 생각해버렸어요.. 로실리아 품에 어여..... 우후훗. 감사합니다!
  • 작성자[레코]은빛카린 | 작성시간 08.10.02 제 소설은 반대로 여성쪽이 남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쪽...ㄷㄷ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2 크, 어딘가가 상반되어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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