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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33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8.12.28|조회수214 목록 댓글 17

 

 

 

 

 

「나 빛의 신 샤이로렌스와 어둠의 신 아르케렌스는 아직 완전히 소멸하지 않아 언젠간 부활할 나다네델을 우려하여 이 글을 남긴다. 나르실리온의 뜻은 태양과 달의 ‘슬픈 노래’이다. 그 힘은 업보 위에 세워진 최강의 힘. 반드시…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그것을 이겨낼 자신이 있는 자만이 나르실리온을 사용할 수 있다.」


난… 이겨낼 수 있을까. 슈렌. 너의 희생을 내가 또 다시 이겨낼 수 있을까. 이 업보를 내가 짊어질 수 있을까. 이렇게나 겹겹이 쌓여 무거운 업보를.


「후회는 없습니다. 당신은… 내게 주었습니다. 그에게 감히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저만의 소중한 기억을. 행복해야 해요, 로실리아.」


정말 행복할 때만 보인다는, 눈부실 정도로 밝은 새하얀 미소. 슈렌, 너는 정말 행복했었던 거야? 자신의 존재를 없애버리면서도 행복했었던 거야……? 왜, 어째서. 나는 네게 해준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

검을 잡은 손으로 뜨거운 피가 흘러 내려왔다.

나는 이를 악 물고 다시 검을 뽑아내었다. 그리고는 밀짚 인형처럼 힘없이 쓰러지는 그를 안았다.


"미안… 해요, 라곤…."


그 때와 같잖아. 나 때문에… 내 잘못 때문에. 왜 나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는 거야? 잘못은 내가 한 건데. 왜 나다네델… 시릴과 라곤, 슈렌, 카인이 죽어야만 했던 거지? 거짓된 눈물이라고 해도 좋아. 나는 비난을 받아 마땅해. 이 죄를, 이 업보를 어떻게 지고 살아가라고…….

라곤의 마력이 끊어지자 라곤의 골렘 역시 바스러지듯 순식간에 바위덩어리로 나뉘어져 무너졌다. 그리고 나의 마력이 다 되자 윈더프 역시 흰 바람의 깃털을 흩날리며 다시 작은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와 물빛 눈동자로 나와 라곤을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은 너무나도 복잡해서 읽기 힘들 정도였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아무튼 나는 울먹이며 말했다.


"이제 숨기지 않겠어요. 세상 사람들에게 나의 잘못을, 이 모든 일의 진실을 밝힐 거 에요…."


모든 진실. 라곤 역시 궁극적으로 나의 피해자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을 모두에게 밝힐 것이다. 모든 비난은 내가 받아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고선 도저히 내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



"…… 결국"


힘없이 축 쳐져 있던 라곤이 작게 입을 열었다.


"나의… 착오였나. 이 내가 속았군."

"……?"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뭐가 속았단 거지?


"쿡, 이렇게 당할 줄이야…. 결국 나는… 지키지도, 복수하지도… 못한 못난 놈이군……."


아까 그 잎사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걸까? …… 생각해보니 그 잎사귀,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어디서였지…. ―아무튼. 라곤, 왠지 카인이랑 많이 닮았단 생각이 든다. 어쩌면 라곤이 카인이 인간인데도 인정하고 가까이 뒀던 건 그가 자신을 많이 닮아서였을 지도 몰라. …… 난 지금 라곤에게 뭐라 해 줘야 하는 걸까. 그에게 너무나도 미안한데, 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틀려, 라곤."

"……?"


그 때였다. 윈더프가 우리에게 다가와 가만히 라곤의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은 것은. 나는 윈더프가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뭔가 묘한 기분이 들어 윈더프에게 라곤을 넘겨주었다. 그러자 윈더프는 부드럽게 라곤을 안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항상 너를 불렀어. 하지만 내 목소린 네게 닿지 않았지. 늘 지상으로 내려가고 싶었어…. 이제야 와서 미안해, 라곤……."

"…… 시릴… 인가."


힘없는 라곤의 목소리. 무슨 말이야. 윈더프가, 시릴이라니, 윈더프가? 무슨 말이야?! 시릴이라면 나다네델. 나다네델이 어째서 윈더프……? 아까 나에게 오랜만이라 했던 건 그 이유였나?!

윈더프는 결국 옥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나는 완전히 죽지 않았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죽은 듯 자고 있던 나를 주신께서 깨워주셨지. 그리고 나는 주신의 도움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부활했어. …… 쭉 너를 보고 있었어. 그리고 너를 불렀지만 나의 목소리는 너에게 닿을 수가 없었어."


윈더프, 아니… 시릴의 목소리는 슬프게 떨리고 있었다.


"…… 쿡, 그런가. 밝아, 시릴. 주신은… 너의 빛을 알아 본 모양이군. 이거… 난 죽어서도 네 곁으로… 갈 수 없겠는데…. 난, 너와 달라…. 이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들을 죽였지……. 큭, 다행이다. 네 빛이… 여전히 밝아서……."


날카로운 칼날과도 같이 감정이라곤 깃들지 않아 보이던 라곤의 붉은 눈동자가 따뜻하게 녹아내리듯 부드러워지더니 이내 눈 녹은 흔적인 냥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자 시릴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너의 죗값도 내가 함께 받을 거야. 그러니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자, 라곤."

"…… 이런 나라도 괜찮은 건가."

"너 역시… 지금까지 나만을 위해 살았잖아."


그리고 시릴은 라곤의 귓가에 가만히 자신의 얼굴을 대며 나지막이 말했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라곤. 쭉 이 말을 하고 싶었어. 이런 말해도 괜찮은 걸까……?"

"…… 당연하지. 나 역시… 사랑하니까……."


도저히 지금까지의 라곤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미소. 그리고 라곤이 잠들 듯 천천히 눈을 감자 시릴은 라곤을 안은 채 자신 역시 눈을 감았다. 그러자 곧 그녀의 등에선 새하얗고 큰 날개가 뻗어 나왔다. 그리고 이내 그 날개는 라곤을 부드럽게 감싸듯 휘감았고 곧 부드러운 빛의 바람과 함께 그 둘은 사라져버렸다.


-진실이란 없어요, 샤이로렌스. 이 모든 과정을 걸쳐, 비로소 모든 것의 열매가 맺은 거 에요. 어쩌면 이제부터가 시작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바람을 통해 시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와 라곤은 결국 함께 있어요. 이전보다도 더욱 가깝게. 우리는 당신을 지켜볼 거 에요. 그러니까 부디 자신을 자책하지 마세요.

"시릴……."


정말 괜찮은 건가요? 시릴, 특히나 당신은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텐데……. 정말 이대로 나, 이렇게 용서받아도 괜찮은 거 에요?

나의 마음의 외침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이내 귓가에 맴돌던 바람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나는 순간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러자 루이엘을 안아 든 시아와 케인이 나에게 다가왔다.


"당신이 드디어 해낸 겁니다."

"……."


시아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난… 정말 잘 한 걸까? 이걸로 된 걸까? 정말, 정말 모든 것이 끝난 걸까?


"나와 형의 복수를, 네가 훌륭히 해낸 거다."

"…… 응!"


그래. 나는 슈렌과 카인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은 거야. 내가 해낸 거라고!


콰르르릉―!!

갑자기 땅이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건 마치 부서지려 하는 거 같잖아! 나는 나를 일으켜주는 케인을 살짝 잡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케인 역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당황한 듯 소리쳤다.


"무너지는 건가?!"

"라곤의 마력으로 이루어졌던 곳입니다. 라곤이 사라지니 무너지려는 겁니다! 어서 내려가죠!"


역시 마력에 민감한 시아는 금방 알아챈 모양이다. 무너진다니, 무너진다니. 빨리 내려가서 모두에게 알려야 해……!



***



아래층부턴 원래 탑의 형상대로 변해 있었다. 원래는 그다지 넓지 않은 탑이었구나. 아무튼 서둘러 내려가서 아래에 있는 모두와 합류해야 한다.


"헬!"


얼마나 내려갔을까. 나의 흐릿한 시야엔 피투성이가 된 슈로이젤의 옆에 쓰러져 있는 헬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내가 부르는 소리에 지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런, 상황을 보니… 그를 쓰러뜨린 건가. 대단한데."

"…… 이 탑은 곧 무너져요. 함께 나가요."


나의 말에 헬은 미소를 지으며 슈로이젤의 식어버린 흰 손을 살짝 잡으며 눈을 감았다.


"그의 곁에 있고 싶어. 먼저 가."

"무슨 말을…!"

"어서 가. 나도… 그리 오래 살진 못하니까."


…….


"로실리아님, 서둘러야 합니다."

"…… 네. 헬, 저기. 안녕히… 계세요."

"응, 잘 가."


대체 그녀에게 난 뭐라고 해줘야 하는 걸까.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아. 이 인사가 너무나도 어색하단 걸 알지만 적절한 말이 떠오르질 않는걸.

그러나 나의 어색한 말에 헬은 정말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인사를 해 주었다. 슈로이젤의 손을 꼭 잡은 그녀의 손. 그리고 그녀의 미소. 정말로 행복해 보인다. …… 만약 상황이 바뀌어 내가 헬이고 카인이 슈로이젤이었다면 나 역시 그녀와 같은 선택을 했을까. 나는 헬을 향해 애써 미소를 짓고는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발을 떼어 아래층으로 달렸다.

헬, 슈로이젤. 부디 행복하길…….



***



"로아야!"

"서둘러, 무너지고 있어! 나가야 해!"


아아, 내려가자 너무나도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레아, 이안, 이크레타, 아리스, 그리고 로인. 아리스 역시 시아와 마찬가지로 상처가 꽤 많아 보였다. 뭐 레아가 계속 치료하고 있었지만. 로인은 상처는 다 회복되어 보였으나 여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자고 있는 듯 보이는 카인도 보였다.

카인, 나 돌아왔어요, 모든 것을 다 끝내고…. 이제 눈을 뜨게 해 줄게요.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일단 내려가자!"


나의 말에 이안은 카인을 들쳐 매며 소리쳤고 케인 역시 로인을 들쳐 매자 우리는 황급히 아래층으로 달렸다.



***



"저기 출구야!"


드디어 1층인 모양이다. 이제 곧 이다. 이제 저 곳을 나가 이 산 아래로 내려가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아아, 정말 꿈만 같다. 저 멀리 출구를 통해 새어 들어오는 햇빛이 너무나도 눈부시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치 어두움 속에서 우리를 빛으로 인도하는 것 같다. 우리는 그 출구로 거의 몸을 날리다시피 해서 탑을 빠져나왔고 그와 동시에 탑은 무너지듯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헬, 슈로이젤. 라곤, 시릴. 그리고 슈렌……. 응? 그러고 보니 누군가가 빠진 것 같은데. 누구였더라.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정말 저 탑 안에서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어느새 나르실리온은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는 듯 룬-크리스와 룬-세피라로 나뉘어져있다. 나는 흑수정의 목걸이로 변해 있는 룬-세피라를 조심스레 잠이 든 듯한 루이엘에게 걸어주었다.

네 덕분에 이길 수 있었어, 루이엘. 푹 쉬어. 그 잎사귀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붉은 빛을 뿜으며 뜨고 있는 태양을, 그리고 반대편으로 사라지려는 달을 바라봤다. 어느새 달은 흰색으로 변해 있었다. 붉은 달이 슈렌의 눈물이었다면, 저 하얀 달은 슈렌의 미소라고 봐도 괜찮을까? 이 모든 것은 슈렌, 네 덕분이야. …… 시릴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이제부터가 시작일지도. 분명 너 역시 나에게 시릴과 같은 말을 하고 싶었겠지? 그래, 나에겐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 있으니까.


"자아, 슬슬 내려가야 합니다. 이 산은 매우 높지만 현재 라곤의 남아있는 마력의 결계로 산 아래에 있는 것처럼 호흡이 유지가 되고 있는 거니까요."


시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탑은 사라졌지만 이곳을 두르고 있는 결계는 아직 남아있다. 그 정도의 강한 마력이었단 것이겠지. 생각해보면 라곤, 그렇게나 강했는데도 전력을 다 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탑과 이 결계를 쭉 유지하고 있었단 거니까. 새삼 그가 굉장하단 생각이 든다.

아무튼 우리는 워프게이트로 올라갔다. 이 워프게이트도 금이 가 있다. 내구도가 다 된 걸까? 이제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슈렌이 남겨준 그의 펜던트를 꾹 쥐며 워프게이트에 나의 마력을 살짝 주입했다.

―안녕, 슈렌, 헬, 슈로이젤, 라곤, 시릴.

 

 

 

 

첨부파일 별이 있는 곳.mp3

 

 

 

막장입니다!

왜 자꾸 음악은 재생이 안된답니까?!

패치하고나서 갑자기 이러네 =_=.....................[아놔!!!!]

여튼, 이제 2-3편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아직도 뭐 이리/..]

하악, 정말 막장이라서.. [부끄/창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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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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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29 저도 세뉴렌이 좋..........나?[응?] 아이린이라. 헤헤 어떻게 되었을까요 ㅇㅅㅇ!
  • 작성자[하칸]미나에 | 작성시간 08.12.30 호오. 잘 읽었습니다... 인데.... 그럼 슈렌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슈렌! 슈-레에에에에엔!!!!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30 ㅠㅠ 슈렌 진짜 안습임 .................. 슈렌 ㅠ_ㅠ_ㅠ...
  • 작성자[아노마라드]진일진문자 | 작성시간 09.01.05 이제 슈렌하고 로실리아하고.. 누구엿지?;''' 기억이 ㅠ; 어쨋든 3사람 다시 신으로 복귀인가요?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1.05 [역시 루이엘은 비중이 없음! 사실 저도 잘까먹거든요..] // 으음, 어떨지요!+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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