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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나의 수호천사는...

작성자한동수|작성시간18.01.17|조회수223 목록 댓글 5


(수호 천사들과 수락산에서...)


지난 화요일 주회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몸이 영 좋질 않습니다.

코가 근질거리고, 심한 재채기에다 자꾸 콧물이 흘러 훌쩍이게 되고...

서둘러 집에 돌아왔는데, 드디어 감기 몸살이 찾아왔습니다.

온 몸이 쑤시고 아파서, 평일 미사에도 못가고  꼬박 일주일을 꽁꽁 앓았습니다.

월요일 아침 일찍 병원에 다녀오는데...

"반장님, 반장님,  어디 다녀오세요..."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군지 몰라 두리번거리다 보니...

흰색 차가 옆에 다가와 섭니다.

우리 마을 윗동네에 사는 안드레아 형제님입니다.

자기도 건강검진 받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타라고 합니다.

여러날 앓느라고 힘이 다 빠져 이마에 식은 땀을 비즐거리며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는데...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요.

"어머, 형제님, 오늘은 제 수호천사이셨네요..."

"감사합니다..."

"아하, 그렇습니까?"

안드레아씨가 유쾌하게 웃습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저는 날마다 수호천사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몹시 추운날...

레지오 주회합을 마치고 나오면,

같은 단원인 안나가 차를 가져와서 집에 데려다 주고...

성가연습 끝나고 나면 늘 내 곁에 앉아 함께 성가를 부르는

루도비카가 데려다 주기도 합니다.


물병이 담긴 가방을 들고 이층에 올라가려면...

어느새 가방을 빼앗아 들어다 주는 데레사, 루시아...

늘 나보다 연습시간에 먼저도착하여 성가책을 내 자리에 가져다 놓는

성가단장 글라라...

 

레지오 활동을 하러 나서면,

누워 있는 환자들이 많은 요양병원에는 자기들이 간다고

못가게 말리는 우리 단원들...

(몸이 약한 형님은 기가 더 빠진다고)


자기도 독감을 호되게 앓았으면서도

콩죽을 쑤어 병원에 간 사이 주방에 가져다 둔 헬레나씨...


밭에  심은 김장 무우를 뽑아 놓으면,

얼른 올라와서 무우를 주섬주섬 포대에 담아

번쩍 들어다 마당에 들여 주는 앞집 아저씨...


눈이 많이 내린 날...

언제나 일찍 나와서 우리 대문 앞까지 다 쓸어 주고...

버스길까지 다 쓸어 놓는 참으로 고마운 아저씨...

열거하자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언제나 저를 지켜 주시는 수호천사닙...

인자하신 주님께서 저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오늘 저를 비추시고 인도하시며 도와 주시고 다스리소서."


이른 새벽 기도시간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호천사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나는 다른이들에게 수호천사가 되어 주었는가?"

생각해 보니, 별로 없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저에게 늘 수호천사를 보내주시는 하느님께 참으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만나게 될 수호천사는 어떤 모습의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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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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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Maria Kim | 작성시간 18.01.22 저는 의정부교구의 교우는 아니지만
    한동수님의 글을 너무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거주할 때 친구들과 수락산 산행을
    여러번 했던 적도 있었기에 감회가 새롭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밤도 주님 사랑 안에서 평안하세요.._*




  • 작성자한동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1.18 감사합니다...마리아님...
  • 작성자비비안나. | 작성시간 18.01.18 저도 수호천사가 되어주어야겠군요
    그래야 저에게도 수호천사가 오겠지요
  • 작성자나무로즈마리 | 작성시간 18.01.18 동수형님. 글 읽으며.. 어머 천국에 사시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고맙고 좋은 일만 기억해 내신 것이 바로 천국을 사는 길 같습니다.
    저는 그 누구에게 수호천사가 되어준 적이 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작성자주님의종요셉 | 작성시간 18.01.23 이런 좋은글 좋은감정 기분좋은시간 을 내어주신 마르타자매님께서 우리의 수호천사 이십니다~~ !!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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