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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왜 하나만 낳았어요"

작성자한동수|작성시간18.04.14|조회수179 목록 댓글 4


매일 새벽  산행길에서 만나는 다리


평소에 친하지는 않았지만...

어제 구, 반장 야유회를 가면서...

함께 차를 타고 가게 된 자매가 있습니다.

전에는 성당 근처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요즘에는 반대 방향에서 성당에 오는 것을 보고...

이사간 줄로만 알았더니...

함께 살던 아들네와 아파트를 팔아 나누어 갖고 각각 헤어졌다 합니다.


왜 헤어졌느냐고 물었지요.

며느리가  자기 친정 엄마는 봐 줄 수 있어도 시어머니는 못 봐 주더랍니다.

4년을 함께 살면서 손자 둘 보는 재미가 쏠쏠했었지만...

며느리가 싫다는데  어쩌겠느냐고 합니다.

아들이 며느리감을 데리고 왔을 때...

대학까지 나온 며느리라서 더 많이 이해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눈에 황반성이 있어 시력이 좋지 않아, 얼굴 가까이 들이대야 사람도 알아보고...

박동기까지 부착하고 사는 그 자매가 왜 그리도 쓸쓸하고 서글퍼 보이던지요.

집에 돌아온 내내, 그 자매 생각에 우울하기만 합니다.

사브작 사브작...

소리없이 내리는 봄비를 무척 좋아하는데...

좋은 줄도 모르겠고 자꾸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딸이든 아들이든 하나 더 낳지, 왜 하나만 낳았느냐" 고 물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인지, 더 낳으려고 해도 맘대로 안되더랍니다.

수 년전, 남편을 보내고 아들에게 의지하고 살다가...

얼마나 실망감이 컸을까, 오직 하나뿐인 아들과 따로 헤어지면서

얼마나 마음이 허허롭고 아팠을까, 

남의 일 같지 않고 허무하기만 합니다.


헤어지면서...

아프지 말고, 건강 잘 챙기라고 당부를 했지만...

돌아서는 뒷 모습이 어찌나 짜안하고 안쓰럽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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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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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들꽃처럼~~ | 작성시간 18.04.14 우리 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지 싶습니다.
    저도 달랑 아들 하나를 두었기에 남일 같지 않아 보이네요.
    저녁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어느날 산행길에서 친구와 나눈 이야기 한 토막이랍니다.
    꼭 있어야 하지만 시시때때로 밉기도 하지만 측은지심이 있기에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는 사이
    남편이 곁에 있어 행복하다고 말입니다.
    모쪼록 변덕이 심한 날씨 건강 잘 챙기세요.
    공감이 가는 글 머물다 갑니다.


  • 작성자나무로즈마리 | 작성시간 18.04.14 빈 손으로 왔다 빈소으로 가는 삶,
    홀로 왔다, 홀로 가는 삶이 정답같습니다.
    자식있어도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너무 많고,
    하나뿐인 자식 먼저 보내신 어르신들도 너무 많음을 봅니다.
    모쪼록 마음 강하게 하시고 주님안에서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작성자비비안나. | 작성시간 18.04.15 마음짠합니다
    가까이서 볼수 있으면 좋으련만
  • 작성자줄리아 | 작성시간 18.04.25 쓸쑬하며 무척 외로워 하실것 같아요
    정신건강이 안좋으면 육체적건강도 쉽게 나빠지는데~다른 취미를 가져보시길 바라는 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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