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생을 보러 갔었습니다.
나보다 세살 적은 남동생 야고보는 골반뼈가 부러져 입원중입니다..
동생은 기골이 장대하고 어깨가 번듯한 체격이었었는데...
야윈 모습에 부쩍 많아진 흰 머리카락을 보며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누나, 꿈에 엄마 아버지가 오셨어..."
"부모님께 불효하고 잘못을 많이 해서 벌 받는가봐..."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기도 많이 하라고 말을 했지만....
가슴이 아리고 쓰립니다.
자꾸 눈물이 납니다.
잠을 잤는지 말았는지 밤을 새우고,
새벽 일찍 산에 오릅니다.
봄비 같지 않게 요란하게 연 이틀 비가 내리더니...
계곡 물이 많이 불어났습니다.
산 입구에 이르기도 전에...
요란한 물의 함성이 지축을 울려댑니다.
자꾸 계곡을 따라 올라갑니다.
뻐꾹, 뻐꾹~~
뻐꾸기가 웁니다.
올 들어 처음 듣는 뻐꾸기 소리입니다.
하지만 그 소리는 곧 물소리에 묻혀 버리고 맙니다.
요란한 물소리를 들으며...
숲길 옆, 의자에 앉았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묵주알을 굴리며 한참을 그러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습니다.
촉촉히 젖은 숲속, 꿈속처럼 아련한 안개...
나무들에게서 뿜어내는 향기가...
마음을 다독다독 다독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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