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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아끼지 말자

작성자햇살타고, 마리아|작성시간24.02.16|조회수139 목록 댓글 7

칭찬 아끼지 말자
 
 

 

신상숙

    남에게 말할 때도 기분이 좋고 내가 들을 때도 더없이 기분 좋은 말이 바로 칭찬이다. 칭찬은 바닷속 고래도 춤을 추게 하고, 앉은뱅이도 벌떡 일어서게 만든다는 옛말이 있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인색하기 그지없는 우리네 삶이 긍정적인 말을 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말로 상대방의 비위를 거슬러놓기 일쑤다. 말솜씨 좋은 사람을 대할 땐 내 몸가짐이 조심스럽고 허투루 떠들지 않게 된다.
 
   얼마 전 성당에서 만난 자매가 얼굴이 고와졌네!” 하는 것이다. 농사일로 찌든 얼굴이 겨우내 놀고먹으니 그렇게 보이나 보다 했다. 한데, 집에 오는 길에 한의원에서도 비슷한 말을 듣게 되었다. “지난여름 농사일 안 하셨나 봐요. 얼굴이 아주 뽀얗고 예쁘네!” 하는 것이 아닌가! 이분 나와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변덕스럽게 말이 많은 사람도 아닌데, 그 말을 듣고 보니 여간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나 역시 남들과 다를 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얼굴이 희어졌다는 그 말에 아이처럼 맘이 달뜨다니, 이 나이에도 속물근성이 남아있어서는 아닐까, 싶다. 한편으론 순진해서 그런지도 모를 일이라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의 삶을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식구들에게 따뜻한 칭찬의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온몸이 근지럽고 쑥스러워서 마음과는 달리 속으로만 삭이고 말았을 게다. 칭찬받는 일에만 좋아했을 뿐, 칭찬하는 일에 길들지 않은 나의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에 우리 남편 섭섭할 때가 많았음에도 불평하지 않았으니, 내가 너무 아둔해서 알아차리질 못했을 것이다. 힘들다고 푸념할 때 얼른 알아차리고 여시처럼 아양을 떨걸, 바보처럼 그냥 지나쳐 온 세월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소한 일에서부터 실행하기로 했다. 식사 습관이 좋아서 섭생을 잘하는 남편에게 식사 후 잘 먹어 주어서 고맙고, 당신 덕분에 나까지 밥을 맛나게 먹어서 고맙다고 말한다. 이 남자도 역시 식사 후 숟가락 놓자마자 한 끼도 거르지 않고 제 마누라에게 잘 먹었어요.”라고 인사를 한다, 게다가 밥을 맘껏 먹지 못하는 내 병 때문에 성화가 이만저만 아니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그이 앞에서 무엇이 이보다 더 고마울지 싶다.
 
  아이들이 서울 우이초등학교 다닐 때이다. 매달 보는 시험성적이 우수해서 상장을 꼬박꼬박 받아오는데도, 칭찬은 고사하고 살갑게 대하질 못했으니, 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그런 어미에게 곱살스럽기 이를 데 없는 자식들이 정말로 고맙고 대견하다. 더구나 사내 녀석들조차 딸처럼 다정다감하니 말이다. 이번 설, 입 서비스 잘해서 식구들에게 점수 좀 따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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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 작성시간 24.02.17 정말좋은 걸 터득하셨습니다.

    칭찬하는 법.

    정말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햇살타고, 마리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17 며느리가 셋
    목 메달
    제일 늦게 가는 막내 며느리에게 용돈 준답니다.
    두 며느리 몰래.
  • 답댓글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 작성시간 24.02.17 햇살타고, 마리아 그래요.
    그것도 아들 사회생활에 도움 되겠습니다.

    며느리 기분 좋으면 아들기분 말할 필요없지요.

    ㅎ.ㅎ.
    계속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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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엠마우스 요셉 | 작성시간 24.02.17 햇살타고, 마리아 쌤 그러면 안 됩니다
    아픈 손가락 있어도 편 가르지 마세요
    나도 우리아이들도
    편견에 상처받아 생각하면 지금도 아픔니다 속으로 사랑 더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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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엠마우스 요셉 | 작성시간 24.02.17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고 합니다
    칭찬에 인색한 부친 때문에 속상한 적이 한 두 번 아니지만 이젠 선종한 분이라 에아리만 그래서 전 반대로 살았네요
    ㅎㅎ
    평안한 주말밤 주일까지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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