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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엽 신부의 교리] 여기에 물이 있다 ㅡ 다시 아버지에게로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작성시간23.05.04|조회수131 목록 댓글 4


사람이 부모에 대해서 좋은 추억을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런 아쉬움을 메꾸어 주시는 아버지이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부모의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그대로 하느님께 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행복할 때나 어려움 가운데 있을 때, 기쁠 때나 어깨가 축 늘어져 있을 때
언제든지 '어린이'가 되어 달려가서 안길 수 있는 그런 가없는 품이 '아버지' 하느님께 있습니다.

'거울 자아 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정말로 그대로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날 사랑하신다."는 놀라운 성서 말씀을 진실로 믿으시기 바랍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하느님의 눈으로 '나'를 볼 수 있다면 '내'인생은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브레난 매닝의 글 중에 어느 아일랜드 신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루는 이 신부가 걸어서 시골 본당을 방문하던 중 길가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감동받은 신부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하느님과 아주 가까운 분이시겠군요."
기도하다 말고 올려다분 그 노인은 잠간 생각하는 듯하더니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요..그분이 저를 아주 좋아하시는 걸요."

잘나도 못나도 내 삶을 인정해 주시고 돌보아 주시는 분이 아버지 하느님이십니다.
나를 잘 아시고 우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 두신 아버지(마태 10,30) 로서 언제나 나를 돌보시고, 맞아 주시고, 기를 살려 주십니다.

내가 하느님을 '아빠'라고 고백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 자녀 됨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나는 언제고 아버지 앞에 어린아이입니다.
나는 아빠없이 나의 삶을 스스로 꾸려 나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어른인 줄 압니다.
어른으로 행세합니다.
어른으로 독립하여 사는 것은 너무 힘겹습니다.
험한 세상을 자기 힘으로 산다는 것은 짐이 너무 무겁습니다.

우리에게는 '아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빠'로 부르도록 하셨습니다.
그 아빠는 전능하신 '아빠이십니다.
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사 주시고 모든 것을 해주시고 못하는 것이 없는 '아빠'이십니다.

그런데 그 아빠는 '폭군'이 아니시기 때문에 나보다 힘이 세시면서 나를 작다고 깔보시지도 않고 나한테 져 주시기도 하고, 내가 억지를 부리면 쩔쩔매시기도 합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시고, 아플 때 밤새우며 곁을 지켜 주시고,
내가 곁길로 빠질 때 줄담배를 피우시며 노심초사하시는 그런 '아빠'이십니다.

호세아서 말씀처럼 "네가 너무 불쌍해서 간장이 녹는구나."
(호세 11,8-9)하며 애간장을 끓이시는 분이십니다.
때로는 찾아오지 않는 자식들 때문에 외로워서 사랑을 호소하시는 분이십니다.

"아! 에브라임아, 너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너희 사랑은 아침 안개같구나. 덧없이 사라지는 이슬 같구나..
이 하느님의 마음을 먼저 알아다오."(호세 6,4-6).

자신의 유산을 미리 달라고 하여 집을 나와서는 이내 탕진해 버리고
다시 아버지 품으로 돌아간 탕자처럼 우리도 "아버지, 저는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고백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출 뿐 아니라 살찐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벌이신다"했습니다.

이분이 아버지이십니다.
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주시고 고통을 이내 기쁨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아버지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곧 회개입니다.

회개하는 것은 매순간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결단이요 가장 아름다운 선택입니다.
회개의 때는 항상 바로 이 순간입니다.

여기에 물이 있다/ 차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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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05.04 회개하는 것은 매순간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결단이요
    가장 아름다운 선택입니다.
    회개의 때는 항상 바로 이 순간입니다.

    아우님!
    오늘도 회개하며
    주님과 함께하는 행복의 길을 갑시다.

  •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5.04 예, 형님.
    지금이 회개의 때입니다.

    주님과 함께 가는 인생길 외롭지 않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엠마우스 요셉 | 작성시간 23.05.04 매일 잘옷하고 회개하고 또 하고 그래도 천주교인으로서 남에게 욕먹을 짓은 안하고 살았습니다

    자화자찬으로 밥잘사는엉아 그렇게 살것이고
    생각나면 후원도 하면서 ...

    즐거운 목요일 비소식잏는데 낼 떠내러가지 않도록..,

    ㅎ.ㅎ

    뽜이팅!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5.04 멋진 인생 존경합니다.

    사람은 별거 아닙니다.

    얼마나 베풀고 사느냐?
    그 차이 밖에요.

    밥 잘사는 엉아.
    얼마나 멋집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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