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대신 '땡땡이' 무늬 나일론 천으로

[다솜이]

    수의 대신 '땡땡이' 무늬 나일론 천으로

      1990년 여름 '용인천주교묘지'에서
      폭우에 떠내려간 시신들을 수습하는 일을 하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부모의 유골을 찾지 못할까봐
      오열하며 묘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던 자녀들의 모습

      자녀를 먼저 앞세운 것도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인데
      그 아들의 유골을 다시 찾아 묻어야 하는 부모의
      애끓는 울부짖음이 생생히 떠오르곤 한다

      그 아비규환阿鼻叫喚 속에서 어느 한 아들이
      나에게 뛰어와서 눈물을 닦으며 했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신부님, 저는 어머니 유골을 찾았습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워 수위도 못해 드렸는데.....
      그래서 수의壽衣 대신 '땡땡이 무늬' 나일론 천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싸서 보내 드렸는데.....
      그 천이 썩지 않아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함께 기뻐해 줘야 할지, 가슴 아파해야 할지......
      수의도 못해 드리고 어머니를 차가운 땅에 묻었던 
      아들의 그 당시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그런데 지금은 그 덕에 모친의 유골을 찾았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해야 할 것인지.....?
      그저 '땅에 묻혀 썩으면 수의도 소용이 없구나'
      라는 생각뿐이었다

      육신과 함께 썩어 없어질 수의인데 우리는
      비싸니 싸니, 진짜니 가짜니, 국산이니 중국산이니
      운운하며 수위를 준비하는 일에 마음을 쓴다

      흙과 함께 썩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관棺인데
      더 좋은 관, 비싼 관을 찾는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홀로 외롭게 해 놓고서는
      돌아가시고 나니 비싼 수의에 좋은 관
      즐비하게 세워 놓은 화환들로 부모의 죽음을 
      애도 한다며 효자인 척(?)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돌아가신 후에 이 모든 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최성균신부 '아직 천국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 중에서 -

[다솜이]

저 자신 돌아 보게 하는 글이네요.
양가 부모님 중에 친정어머님 한 분 만이 생존해 계시지요.
섭섭하지않도록 잘해드려야지!! 하는데도 마음 뿐일 때 많아요.~~~

더운 날 힘 내시고 시원한 오늘 되세요. 파이팅!!
감사합니다. 한발 두발님. 샬롬.^^*

[둘리0312]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 너무 답답합니다 아멘

[다솜이]

어쩌면 우린 매일의 삶 안에서 죽음과 삶을 반복하는 경험을 하고 있는 듯해요.
그런 과정들을 통해 삶을 다시 새롭게 바라 보게 되기도 하구요.~~~

감사합니다. 둘리0312님. 좋은 날 되시길요.^^*

[한임마누엘라]

성체모실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모시고~
하루 하루 삶을 마지막날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 가는 것이
~~더불어 감사하고 하느님 안에서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 가면~그 삶이 이어져 천국에서도 그렇게 살거 같아요

[다솜이]

하느님 뜻대로 살지 못할 때 너무 많아 죄송하지만
그럼에도 하느님 자녀임이 감사하고 기쁘고 행복을 주네요.~~~

하느님 이끄심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기쁘고 행복한 오늘 만들어가세요.
감사합니다. 한임마누엘라님.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