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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열 신부 강론

하느님은 짝사랑의 대상이 아니다./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작성자하늘호수♡마리아|작성시간23.07.10|조회수109 목록 댓글 5

■마태오 10,37-42

+ 찬미 예수님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저 혼자 미사 드리는 첫 주일이죠.

첫째 셋째는 교우들이 오지 않고 저 혼자 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어제 토요일은 대구 밑에 있는 현풍 성당으로 일일 피정 때문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여러분들 몇 번 뼈 있는 농담한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여러분들 다 짝사랑들 해보셨죠?

짝사랑의 3대 장점이 뭔지 아십니까?

첫 번째는 선택이 자유롭습니다.

그 대상이 누구든지 간에 표현하지 않는 한 우리는 누구나 다 사랑할 수가 있습니다.

연상이든 연하든 그 대상이 신부님이든 수녀님이든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 장점은 절대로 돈이 들지 않습니다.

혼자 속에서만 이렇게 끙끙 앓기 때문에 돈이 안 듭니다.

세 번째 좋은 점은 퇴짜 맞을 일이 없습니다.

그것을 입으로 발설했을 때 상대편도 비슷한 마음이라면 서로 전기가 통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상처받겠죠.

그래서 순수한 짝사랑은 속으로만 생각하고 절대 표현하지 않습니다.

선택이 자유롭고, 돈이 들지 않고, 퇴짜 맞을 일이 없다.

 

인간들끼리의 짝사랑은 아마 그 당시에는 마음이 아프고 힘들지만,

세월이 지나고 난 다음에 뒤를 돌아다보면 다 추억이고 혼자 빙그레 웃게 만듭니다.

‘신부님은 짝사랑하던 사람이 없습니까?’라고 묻고 싶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있었던 것 같은데, 아주 오래전 얘기죠.

제가 중학교 때 고등학교 다니는 여학생을 짝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그 여학생 집이 신발 가게였습니다.

그래서 그 여학생을 한 번 보려고 괜히 멀쩡한 운동화 시멘트에 비비거나 끈을 일부러 끊어서 신발가게 갈 구실을 찾아갔나요.

뭐 그때 가서 말로 표현한 적이 있느냐? 한 번도 없었죠.

아마 사춘기 때 찾아왔던 혼자만 하는 풋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또 가끔 어떤 분들은 좀 짓궂게 질문해요.

‘신부님 사제 생활하시면서 정말 이렇게 수많은 사람을 만나시는데 아 저 여자 참 좋다 하는 그런 사람 없으십니까?’

물으시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대답 안 하겠습니다.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이제껏 살아가고 있지요.

 

아무튼 옛날에 했던 인간들끼리의 짝사랑은 다 추억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복음의 핵심은 그거죠.

하느님은 짝사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느님은 짝사랑의 대상이 아니다.

짝사랑의 첫 번째 장점이 뭐라고 그랬죠? 선택이 자유롭다고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은 주일날만 선택하는 그런 대상이 아닙니다.

늘 언제나 오로지 하느님이 첫째 자리에 계셔야 하는 그런 선택의 대상입니다.

믿는 자들에게 있어서 하느님은 첫째 자리에 좌정하고 계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모든 것이 질서가 잡힙니다.

하느님이 이기적이시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순서입니다.

그래서 하느님보다 웃 자리에 있는 것은 다 우상입니다.

하느님에게 달라고 청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청하면서, 자식 잘되게 해달라고 하면서,

온종일 머릿속에는 하느님이 첫째 자리에 계시질 않습니다.

자식보다 밑에 있고요, 돈보다 밑에 있고요, 내 아픈 몸뚱아리보다 하느님이 밑에 있습니다.

내 취미 생활보다도 밑에 있습니다.

비는 위에서 밑으로 뿌리지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비는 없습니다.

하느님이 첫째 자리에 좌정하고 계실 때 그때 그 밑에 있는 모든 것은 은총의 비를 맞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들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대상 중의 하나가 아니라, 늘 언제나 첫째 자리에 계셔야 하는 분입니다.

 

두 번째로 짝사랑의 두 번째 장점은 돈이 안 든다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사랑하는 것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생명까지도 드려야 할 때가 있고요,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을 바쳐야 할 때도 있고요. 하나밖에 없는 내 딸을 수녀원에 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돈을 가지고 하는 사랑의 대상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다 내놓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왜냐? 애초부터 그분 것이기 때문에 그렇죠

 

세 번째로 짝사랑의 세 번째 장점은 퇴짜 맞을 일이 없다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과의 사랑은 퇴짜 맞는 정도로 끝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영원한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벌 안 받는다고 마음 놓아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다.

만일 우리들이 죄를 지을 때마다 즉시 그 죄에 대한 벌을 그 자리에서 받는다면, 아마 우리는 몸 성하게 다닐 수 없을 겁니다.

남 얘기할 때마다 이가 빠진다든지, 나쁜 생각할 때마다 얼굴이 돌아간다든지,

그렇게 벌을 주신다면은 아마 우리 몸뚱아리 잘 못 된 곳은 우리가 죄지은 횟수에 비례할 겁니다.

즉결 심판이 없다고 해서 하느님의 눈이 어두운 것이 아니라는 거죠.

나중에 죽어서 개인 심판 받을 때 하느님의 심판은 냉정하고 무섭고 엄할 겁니다.

탈출기 34장 14절에 ‘너희는 다른 신에게 경배해서는 안 된다. 주님의 이름은 ‘질투하는 이’, 그는 질투하는 하느님이다.’

라고 이야기하십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십자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은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겁니다.

 

절에 다니는 시어머니가 성당에 처음 왔다 간 다음에 며느리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며느리야, 네가 믿는 예수님을 보니 오만 정이 떨어지더라. 벌거벗긴 채 온몸이 피투성이고,

자기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비참하게 매달려 있고, 어디 복이라고는 붙을 구석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거기다 빌어봐야 뭐 나올 게 있니, 왜 성당 다니냐 복도 못 받을 것 같은데.

절에 와 봐. 부처님이 얼마나 의젓하게 앉아 계시냐, 살은 통통하게 찌시고 복스럽게 생기지 않으니,

그런대서 복을 받는 것이지.’

이렇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얘기하더랍니다.

사실 맞는 얘기죠.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형을 받고 죽은 사형수입니다.

그리고 석가모니는 왕궁에 살던 왕자였습니다.

출신이 다릅니다.

그리스도교는 바로 십자가상에 달린 사형수를 믿는 종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사형수처럼 십자가에 매달려야 해서, 참으로 어렵고 어렵습니다.

부모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해야 할 때가 있고, 자식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해야 하고,

자기 십자가를 받아들여야 하고 마지막으로 목숨까지 내주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힘은 들지만, 예수님께 상을 받는 삶이라고 하는 확신이 있기에

천국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여러분들, 하느님을 짝사랑만 하지 말고 직접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 표현해야 합니다.

인간의 짝사랑은 선택이 자유롭고, 돈이 안 들고, 퇴짜 맞을 일이 없지만, 하느님은 짝사랑의 대상이 아니죠.

하느님은 늘 첫째 자리에 계셔야 하는 분이지 어쩌다 생각나는, 어쩌다가 찾는 그런 대상이 아닙니다.

또 하느님을 사랑하는 데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 목숨까지도 내놔야 할 때가 있으니 각오하라는 것입니다.

또 짝사랑은 퇴짜 맞을 일이 없으나 하느님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다 보면, 우상숭배에 빠지고

그러면 죽어서 우리의 그다음의 삶은 아주 괴로울 수 있다는 겁니다.

하느님을 짝사랑만 하고 계신 분들, 이제 진정한 마음으로 하느님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사랑한다고 고백하시길 바랍니다.

 

‘영원에 영원을 더해 사랑합니다.’

저도 이렇게 사랑한다고 강론 때마다 말로 고백하지 않습니까?

여러분들도 그렇게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2023년 연중 제13주일 (7/02)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출처: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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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스피린 | 작성시간 23.07.10 아멘~
  •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 작성시간 23.07.10 아멘.
    하느님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07.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창수선화 | 작성시간 23.07.11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7.11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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