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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신부 강론

[스크랩] 2024년 2월 3일 연중 제4주간 토요일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4.02.03|조회수223 목록 댓글 9

 

제1독서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3,4-13
그 무렵 솔로몬은 4 제사를 드리러 기브온에 갔다.
그곳이 큰 산당이었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그 제단 위에서 번제물을 천 마리씩 바치곤 하였다.
5 이 기브온에서 주님께서는 한밤중 꿈에 솔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느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솔로몬이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당신 종인 제 아버지 다윗에게 큰 자애를 베푸셨습니다.
그것은 그가 당신 앞에서 진실하고 의롭고
올곧은 마음으로 걸었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는 그에게 그토록 큰 자애를 내리시어,
오늘 이렇게 그의 왕좌에 앉을 아들까지 주셨습니다.
7 그런데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당신 종을 제 아버지 다윗을 이어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만,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 백성을 이끄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8 당신 종은 당신께서 뽑으신 백성,
그 수가 너무 많아 셀 수도 헤아릴 수도 없는 당신 백성 가운데에 있습니다.
9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느 누가 이렇게 큰 당신 백성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10 솔로몬이 이렇게 청한 것이 주님 보시기에 좋았다.
11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12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너 같은 사람은 네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13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
네 일생 동안 임금들 가운데 너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학생 때입니다. 철학시간에 신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매일 물고기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주는 것입니다. 그물이 있는 사람은 배가 고프면 강가에 나가서 고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매일 물고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도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 제게는 큰 울림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솔로몬은 하느님께 이렇게 청하였습니다.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 

철학시간에 신부님께서 해 주신 이야기를 구약성서는 이미 3000년 전에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복음을 선포하는 권한입니다. 그것은 병자를 치유하는 권한입니다. 그것은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주신 권한을 받아서 복음을 선포하였고, 병자를 치유해 주었고, 마귀를 쫓아냈습니다.

 

제게도 사제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그물’을 주신 신부님들이 있습니다. 저를 신학교에 추천해 주신 아버지 신부님이 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은퇴하신 후에 모든 것을 혼자 하셨습니다. 혼자서 세탁하고, 청소하고, 식사준비하고, 장을 보았습니다. 신부님은 신부님의 장례 때 오는 사람들에게 국밥 한 그릇 대접할 만큼만 남겨두고, 모든 재산을 시골의 어려운 본당에 기부하였습니다. 

첫 번째 본당의 주임 신부님은 언제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신부님의 기도 방에는 큰 초가 녹아내렸습니다. 제 방에는 작은 초도 늘 그대로 있었습니다. 기도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큰 그물이었습니다. 

두 번째 본당의 주임 신부님은 언제나 저를 믿어 주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었습니다. 신부님의 지지와 격려로 가족캠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교우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판단하였습니다. 중요한 일은 수녀님과도 상의하였습니다. 본당은 늘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세 번째 본당의 주임신부님은 일의 우선순위를 잘 알았습니다. 주일학교를 위해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연극반을 위해서 배우를 초빙하기도 했습니다. 음악반을 위해서 악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우선순위를 잘 알았기에 본당 신축이라는 큰일도 잘 해 냈습니다. 

네 번째 본당의 주임신부님은 늘 책을 가까이 하였습니다. 제게도 ‘팡세, 중세 철학사, 준주성범’과 같은 책을 사 주셨습니다. 신부님은 신학 이외에도 미술, 음악, 건축, 경제에도 전문가 수준의 소양을 보여 주었습니다. 제가 33년 사제생활을 이어오는 것은 제게 ‘그물’을 주신 신부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 8월부터 브루클린 한인성당의 미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상황에서 본당신부님이 한국으로 가셨는데 올 때까지만 미사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신부님은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본당 업무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3년 6개월이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내일 미사를 끝으로 저는 브루클린 한인성당 공동체와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됩니다. 

 

교구 인사이동으로 다른 곳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후임 신부님도 브루클린 한인성당의 미사를 도와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신문홍보 때문에 출장을 가면 은퇴신부님들이 도와주신다고 하였습니다. 작년에 부제서품을 받은 종신부제님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으로 브루클린 공동체에 좋은 사제들이 계속 올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 출처 : 미주가톨릭평화신문→ ( 오늘의 복음 묵상)  ▶ 글쓴이 :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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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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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4.02.03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평화의샘 | 작성시간 24.02.03 오늘도 고맙습니다 🙏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4.02.03 아멘!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2.03 Amen.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2.0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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