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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5월 12일 출석부 ~~감자

작성자운선|작성시간24.05.12|조회수344 목록 댓글 93

감자

강원도에 살면서 제일 많이 먹고 산 음식이

감자가 아니었을까

 

열 살쯤부터 살기 시작한 강원도

열 살부터 먹기 시작한 감자밥

 

좁쌀에 감자를 함께 섞어 밥하면

조밥

 

보리쌀에 감자 반 섞어 밥을 하면

보리밥

 

감자는 부속물이자 생명줄인데

감자밥이라고 따로 부르진 않았다

 

진짜 감자 밥이라 불렸던 

감자 밥이란

 

감자만 따로 삶다가

그 위에 밀가루 부얼부얼 개어 끓는 감자 위에

덮어서 뜸 들여 뒤섞어 밥이라고 먹는 것이

감자밥이라 했고

 

다르게는  감자 범벅이라고도  아님 감자 뭉셍이라

이름 붙여 알뜰히도 먹고 살았었다 

 

감자 참 고마운 구황식물이다

그 시절 몇 번의 흉년에도 감자에 의해

감자로 이어진   감자로 살아온 강원도 사람으로서

그 감자마저 없었으면  숱하게  굶었고 숱하게 

아사 했을 터

 

감자

먹을거리 천지인 요즘도 감자는 환영받는다

감자처럼 여러 가지 요리에 적절하게 쓰임 받는

가성비 좋은 재료가 어디 있을까

 

어제 이것저것 뒤적이다 본 글 중에

장수하는 사람의 식생활에 대해 올라온 글이

눈에 띄길래 봤더니 감자의 재 발견이라나 

 

장수의 비결이야 널리고 널린 시대이고 

너무 오래 살아 별로 놀라지도 않지만 

 

어제 장수의 모델들은 유명한 분들이라서

읽어 봤다

 

올해 92세 이길여 총장님과

103세이신 전 연세대 교수인

김형석 교수님 두 분들 식단표였다

 

두분은 너무 유명하셔서

더 말이 필요 없지만 

 

그냥 오래 사셔서 유명한 게 아니라 

한 분은 너무 젊고 이쁘시고 

 

한 분은 아직도 수필을 쓰시고 강연을 하시고 

괄목한 만한 행보를 이어가시기에 눈길이 머물렀다 

 

92세에도 60대 외모를 하고 계신

이길여 총장님

 

103세이신데도 여전히 글과 만남을 이어오시는

건강한 김형석 교수님

 

그 사이에 감자가 떡하니 

거룩하게? 그 분들의 동안과 체력을 

지탱해 주고 있다니 

 

 두 분 식단 표에는 어김없이 

구운 감자 찐 감자 요리가 담백하고 

단순한 비법이지만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다

 

장수와 동안의 비밀이 감자라느니

감자의 효능과 감자의 성분에 대해

적어 놓았는데 내 생각엔

 

그건 장수의 비결이 아니라 그냥 적은 칼로리로

체중을 가볍게 하고 쉬 배고프지 않은 든든함과

고구마 보다 소화 흡수가 잘된다는 거 밖에

없는데 라고 여겼다

 

나라마다 장수의 식단이 다르듯

무엇이 좋고 그 무엇이란게 자신의 체질에

맞게 먹으면 잔병 없이 지내고  건강할 것이다 

 

전 생애를

감자와 강냉이만 먹고 맨발로

죽어라 밭고랑에 엎어져 살다가 오십이 못 되어

단명한 옛사람들 생각이 겹쳐 이 글을 쓰긴 하지만 

 

지난 시절 죽지 않기 위해 먹었던

온갖 악식들이 이제는 장수의 비결로 추천될 만큼

세월은 발전하고 악식이 추천받으니 참나!

격세지감이란 말을 이럴 때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

 

나물밥이 지겹고 감자밥이 싫었던

불쌍한 내 가난한  친구들

 

더러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살아서 이 좋은 세상 맘껏

먹고 놀며  옛말이나 하고  나랑 살지

 

이미 몇은 가고 남은  몇은 시랑고랑

저승에다 한 쪽 발 걸쳐 놓고 사니 눈물겹다  

나와 그들의  지난 생애를 더듬어 볼라치면

  

 

고생 많이 한 사람일수록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서  보상 받듯이  더 즐겁고

더~더 잘살아야 하는데

 

고생의 보상으로  오는 건 약해진 체력

골병으로 얻은 지병 뿐이니 가난한 집 며느리 

생일날 병난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감자다~

곧 하지가 가까워 진다 

 

하지 감자 쪄서 흰구름 흩어지는 듯한  

감자 분 툭툭  터트려  한 수저 퍼먹는 그 느낌 

하얀 구름을 떠 먹는 그 포슬포슬 고소한 맛 

 

 

~~~~

삶의 방 식구님들

오월이 벌써 중순입니다 

 

장미와 함께 하는 오월 

저는 하지를 기다려 하지 감자를 

맛보겠습니다  앞으로 무더위에 

지치지 않게 건강 건강 챙기세요 ~]

맛있는 감자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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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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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운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2 그렇게 먹으면 맛있다는데 전 한번도 ㅎㅎ 그냥 소금에 쿡 찍어서 먹던가 전으로 먹고 그랬지요 간식의 개념이 아닌 양식으로 대하게 되는 감자의 느낌입니다 페이지님 고마워요~
  • 작성자산자락 | 작성시간 24.05.12 https://youtu.be/egzwv_YRcEo?si=rCyzsZzhRenTibio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 답댓글 작성자운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2 최강 동안이죠 이길여 총장님 ~
  • 작성자가을이오면 | 작성시간 24.05.12 감자가 구황작물이라고는 하지만
    쌀 곡창지대인 이곳 서해안 일대 평야에서도
    감자는 많이 먹는 음식 식재료였습니다.
    제경우..감자떡까지 해먹고 좋아했던 추억도 있고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쌀을 주식이라하지만
    쌀이 아닌 밀가루 음식이 주식인 선진국도 많고
    동유럽..슬라브족들은 감자가 주식이고..서양식에도 감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독일에서도 많이 먹는 식재료라 하고..제가 알기에도 감자나 돼지감자는 위장에 부담없는
    음식이라 이야기 듣습니다

    오늘 운선님이 말씀 하신 많은 이야기들중 대부분 제가 공감하는 바이며
    아주 좋은 생각을 글에 담아 선물하심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운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2 가을님 반가워요 ~ 돼지감자는 캐면서 우걱우걱 먹었던 기억이 있지요 사근사근 수분과 함께 배고픈 우리의 간식이었지요
    부족한 제 글을 선물이라 하시니 좋아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가을님 고마워요 자주 뵙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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