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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상

돼지들에게..

작성자가을이오면|작성시간24.04.30|조회수192 목록 댓글 18

12년전 서울에서 귀촌한 "ㅂ"씨..

나보다 3살 아래인 돼지띠 65세인데

나와 손발이 잘 맞아 가끔 만나면 그날이 즐겁다.

 

그런데..

그런 그가 요즘 얼굴보기 어렵다.

주중에는 서울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 간병차 올라가 있고

주말에나 형제들과 입원실 당번 교대 후 시골 내려오니..내려와서는 또 열심히 밀린 농사일 하느라..ㅎ

그래 함께 하는 시간 많지 않은데..

 

엊그제 모처럼 만났더니 이런 말을 한다.

"뒷산에 멧돼지 일가족이 사는지 지난해 고구마 밭을 헤집어 농사 망쳣습니다.

애써 가꾼 고구마 밭을 다 파헤쳐 수확 망쳣으니 우짜믄 좋겟나요..농사 짓지 말라는 말일까요?

혹시 아는 총잡이 없습니꺼?..."

 

"아는 명포수 있긴 허지만...

아무튼 귀촌하여 잘 살고 있는 분이 농사 안짓는 것도 그렇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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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시간이 허락하면 영화관을 찾았다.

특히 칼라 티비 나오기 전까지..그러니까 70년대에는 자주 드나들엇다는 이야기다.

 

당시

영화관람에 빠지다보니

레파토리 빈약한 기존 영화관에 성이 안차고..

해서 상시로 영화 상영하던 광화문 옆 프랑스문화원까지 진출하게 됏다.

그곳에서 "금지된 장난" 같은 명화도 꽤나 감상했는데..당시 요금이 단돈 100원..ㅎ

아무튼 70년대에는 영화가 좋았다.

 

그러다가

80년대 삶이 바빠지고..NATM,TBM으로 대변되는 대규모 토목공사 현장에 임하니

밤낮이 따로없는 시골 오지 노가다 현장에 무슨 영화 있었겠는가..야동이나 돌려보는 게 고작이었겠지...

 

90년대 초

상경하여 1-2년 촌티 세탁하고 영화관엘 기웃하니

그때는 투캅스라는 영화가 인기였다.아무튼 공전의 히트에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은 스타덤에 오르고..

무명감독도 유명감독 반열에 오르고..대종상까지 거머쥐고..

덤으로 벤처 아이티 기업에 투자한 박중훈은 큰돈 벌고...

 

투캅스라는 영화가 크게 성공(?)하니

연속으로 투캅스3까지 출시되고..그뿐이랴..2014년에는 투캅스4 격인 "두 포졸"이라는 영화가 나오니

참으로 대단한 감독에 대단한 관객들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 투깝스 연작들이

1985년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프랑스 영화 마이 뉴 파트너(My New Partner)의 99% 표절작이라는 걸

알고 있는 나.. 참으로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에 그후 한국영화와 발을 끊게된다.

(가끔 왜곡된 선전 선동물로 영화가 크게 변질 악용되는 경우도 있어 개탄...)

 

 

 

* 대종상에 빛나는 영화 투캅스..

대흥행에 투캅스3까지 우려먹고도 "나는 아직 배고프다"~ 하면서 "두포졸"이라는 영화까지 나왔으니...

이것이 유명배우,유명감독 탄생 스토리라는데 뭐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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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1 ㅎㅎ
    중국이 좀 그렇지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교통질서도 그렇고..목소리도 크고..
    층간소음에 대해서는 항의도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 작성자콩꽃 | 작성시간 24.05.01
    그 시절은,
    샹송을 팝송보다 좋아했다는 것 아닙니까.
    파리쟌느라는 단어에 멋 모르고 매혹되었지요.

    사실, 그시절 국산영화는
    사랑에 울고 사랑에 속고 눈물 짜내는 것에
    수준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지요.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1 제가 유튜브를 통해
    "돌아오지 않는 해병"같은 옛날 영화를 시청하는데..
    재미가 없는 겁니다.

    격세지감..
    지금의 과학이나 문화가 많이 발전하고
    세련됐음을 절감합니다.
  • 작성자나무랑 | 작성시간 24.05.01 동창들끼리 강원도 평창으로 나물산행을 갔는데요. 산등성이가 맷돼지들이 헤집어놓아
    포크레인이 왔다간 줄 알었다니까요.글쎄.

    아...금지된 장난 O.S.T 로망스는 기타를 배우게 되면 누구나 한 번쯤 처보는 곡이라고하는데요. 영화 보면서 울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1 예..주제음악도 좋고..
    내용도 짠~하지요..저는 그영화 다섯번은 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나물은 지금이 채취 적기일텐데..
    평창쪽이면 취나물이 많이 나올 때군요.
    나무랑님 괜히 나물 산행갔다가 멧돼지 만나면 곤란하니 조심하소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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