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떠난 빈자리를
함박이가 채워주는 오월의 성모동산
창문 넘어 스며드는
초록 바람이 사뭇 향기롭다
새벽 운동 두 시간 하고
샤워 목욕할 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아직은
그런대로 살아있다
살아있으면 뭐하나
고희 지나버린
유통기간 지난 할밴디
내가 40년 이상이나
운동을 열심히 하였던 것은
건강하여
오래살기 위함이 아닌
오로지 술 마시기 위한
나만의 눈물겨운
투쟁이었다
알코올은
몸속 독소와 노폐물을
완전 분해 배출하기 때문에
건강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본다
이는 의학적으로
아직 검증이 안된
나만의 생각이라는 걸
참고하기 바란다
아무나
따라 하지 마세요
위나 간이 안 좋은 사람은
죽을 수도 있다
-성모동산에 함박꽃이 활짝피었습니다-
내일은
논두렁 둔벙에서
우렁이 잡아
고추장에 텃밭 푸성귀 섞어
사랑하는 벗들과
풍광이 수려한 계곡찾아
망중한을 즐겨야겠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았기에
이렇게
아낌없이 살아야 된다는
일관된 내 나름대로의 소신이다
속절없이 다가올
창조주가 내린
최고의 축복인 죽음을
미련없이 고이 맞고프다
성모동산의
아름다운 꽃처럼
잠시 스치다 사라지는 것이
후회없는
향기로운 삶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