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째(10월13일 일요일)
드디어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의 스코페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수도 스코페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떨어진 페트로베츠(Petrovec)에 위치해 있다. 별칭은 알렉산더 대왕 국제공항 (Skopje Alexander the Great Airport)이다. 공항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깔끔했다. 입국 심사후 짐을 찾고는 이번 단체의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할 알바니아인 가이드 에리칸 풀라씨(Mr.Erikan Pula)를 만났다. 이름을 줄여서 그냥 에릭(Erik)이라고 부르라고 한다. 요즘 잘나가는 그룹신화출신의 가수겸 탤런트 에릭, 아니면 매너좋은 가수 에릭남을 연상시키는(?) 인상 좋은 아저씨다. 아니 할아버님에 가까운 인상이라고 할까... 흰머리의 약간 푸짐한 인상이다. 목소리도 좋다. 이번 단체의 기사 아저씨는 더 푸짐한 분이다. 이름은 미리얀 호자(Mirijan Hoxha)다. 성이 알바니아의 독재자 엔베르 호자(Enver Hoxha)와 같다. 그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도 웃는다. 가이드도 마찬가지고.
짐을 끌고는 공항밖으로 나와서 버스를 기다렸다. 햇살은 생각보다 따가웠다. 출발전 날씨예보는 이번 12일간의 여정에서 단 하루도 비가 없다고 나와 있었다. 물론 예보이니 어찌 변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이윽고 버스가 왔고 짐을 다 싣고는 버스에 올랐다. 이번 여행에 같이할 가이드, 기사, 그리고 우리의 버스, 10일간의 여행에 동행할 소중한 친구들이다. 버스는 40인승이다. 사실 우리 인원에 비해 큰 버스다. 출발전 현지 여행사와 일정 및 지상 수배 건에 관하여 조율중 마지막으로 이견이 있는것이 버스 사이즈 였다. 현지 여행사측에서는 도로사정 등을 이유로 30인승이 어떠냐며 13명의 단체에게도 30인승은 적은게 아니라고 했다. 나는 첫단체 행사이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40인승 이상 대형 버스를 요구했다. 우선 대형버스로 행사를 해보고 길이 좁거나 험해서 어렵다면 다음부턴 중형사이즈의 버스를 사용하는 편을 택하려 했다. 지난번 출장때 알바니아 크루여 고갯길에서 대형버스가 힘들게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름 대형 버스도 운전이 어려운 길에서도 나름 잘 다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대형버스를 고집했던 거 같다.
바르다르 강을 경계로 북쪽에 위치한 구시가에는 스코페 요새, 바자르, 터키식 목욕장, 모스크들이 있다. 지난 금요일부터 연휴라서 사람들이 별로 안보인다. 게다가 지금은 일요일 오전이 아닌가. 구시가의 카페, 식당, 샵 등에 인적인 한산하다.
강가로 와서는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리포스 2세의 동상을 본다. 그 아래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어머니 올리피아스 도 있다. 스코페는 '동상의 도시'라고 할 정도로 동상이 많다. 관광업으로 경제에 도움을 주려고 많은 투자를 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동상물 설치이고 마케도니아 광장을 비롯한 중심가의 재개발 사업인데 돈을 너무 많이 들인서 치고는 결과가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들었다.
이번 단체의 유일한 단체 사진인데 대왕동상의 제일 위가 조금 짤렸다. 그래도 손님들의 쿨하게 받아들여 주신다. 외국인들은 대체로 사진을 잘 못찍는다며~~
광장을 지나 좌측의 길로 들어서서 얼마 안가자 테레사 수녀 기념관이 나온다. 2층에 있는 기념관에서 현지 직원(아가씨)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아주 귀속에 쏙쏙 들어온다. 영어가 또박또박하다. 그래 이정도는 되어야지 스코페 가이드 디노는 좀 껄렁껄렁하고 영어도 좀 이상하다. 이곳에는 실제로 입었던 인도의 전통 복장 사리를 비롯하여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실제로 태어나서 자랐던 집은 광장 근처에서 공사중이다. 테레사 수녀는 1910년에 이곳 스코페(당시는 오스만제국 치하)에서 태어나서 카톨릭 교육을 받는다. 본명은 아그네스 곤져 보야지우(Anjeze Gonxhe Bojaxhiu). 아버지는 아르메니아계, 어머니는 알바니아계라고 한다. 당시 대부분이 무슬림이거나 동방정교를 믿었다고 하는데 테레사수녀의 아버지가가 테레사 수녀가 태어나던 해에 돌아가셔서 어머니 혼자 카톨릭신자로 키웠다고 한다. 18세에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던 로레타 수녀회에 들어갔다. 그 수녀회에서 기초교육과 영어를 배우고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로 떠난다. 이때 본명아그네스 외에 '테레사'라는 셰레명을 택한다. 인도는 물론 전세계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안식과 위안을 나누어주던 테레사 수녀는 197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1997년 잠드셨다.
오늘의 점심식사가 이곳 식당에서이다.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레스토랑이다. 전식으로 나온 춉스카 샐러드가 오늘의 첫 메뉴인데 아주 인기 만점이다. 불가리아식 샐러드로 알고 있는데 치즈 맛이 일품이다. 치즈에다가 요거트를 섞은 듯한 맛이다. 다소 말랑한 빵에다가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를 찍어 먹으니 맛있다. 메인은 점심이라 간단하게 치킨과 허브로 가미된 파스타다. 우리가 알던 익숙한 맛이다. 후식으로 판나코타(Panna Cotta)를 먹었다. 이태리식 스위트 푸딩이다.
식사를 마치고는 마트카캐년 유람이다. 보트가 아주푹신하다. 절경과 카약을 타는 젊은이들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지나. 30분간의 유람인데 따사한 햇볕과 식후라서 그런지 한잠 자고 싶다. 수도 스코페 인근에 이런 유원지가 있는게 조금은 부럽다. 우리도 있기는 하지만 거리상으로 이리 가깝지는 않으니..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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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숨비 작성시간 19.10.28 글도 잘 쓰시고 사진도 정말 잘 찍으시네요.
후기를 읽으며 지난 시간을 돌이켜 봅니다. 유난히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길엔 많은 것들이 담겨있어요.
넓고 깨끗하고 조용한 나라들이 옹기종기 어깨를 겨누고 있는 모습도 정겹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온화해서 절로 미소짓게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많이 갖게 한 여해이었어요.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
작성자인서 작성시간 19.10.28 다녀오고 나면 가물가물 해지는 시간들이 많은데, 이렇게 글을 써 주셔서 정말 좋습니다. 여행을 몇번 다녀보니 짧은 메모라도 얼른 적어놔야 그 소중한 추억을을 더 잘 품을 수 있더라구요.. 이번 여행 아직 못적고 있습니다만..^^;
그당시에서 긴장도 하고 어설퍼서 만낀을 못한게 아닌가,, 좀 더 행복하게 즐길껄,,하는 아쉬움이 드는데
이리 좋은 글을 보니 새록새록 값진 추억으로 새겨 집니다 -
작성자그길 작성시간 19.10.31 탱글탱글 여물은 글맛에 푹 빠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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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gloomy 작성시간 19.11.02 여행의 추억에 다시 젖어들게해주시네요. 행복해집니다. 음식도 맛있고 와인 맥주가 대박이었어요. 역사의 분란들을 겪고 난 선택은 다양성 존중..현명하고 삶의 절절한 경험들없이는 얻어내지못하는 판단같습니다.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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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인의 작성시간 21.07.30 스코페는 다녀왔는데 마르카 캐년은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오흐리드호수의 야경 ~ㅜ 사진과 글을 보니 오랜만에 여행냄새 맡아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