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미지의 남부발칸 4개국 여행기 - 8일째

작성자세렝게티|작성시간19.11.10|조회수256 목록 댓글 3

8일째(10월19일 토요일)


5박6일의 알바니아 여행을 마치고 오늘 알바니아와 작별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니 알바니아 북부 제2의 도시 슈코더르 시내가 보인다. 호텔밖에서 보니 호텔도 잘 보인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간밤에 호텔앞에 세워두었던 우리 버스를 누가 뒤에서 박아놓고는 도망간 모양이다. 완전 황당한 일이다. CCTV로도 알아본다고 하는데 글쎄... 게다가 이정도 파손이면 움직이는게 불가능해 보인다. 기사 아저씨 미르얀의 모습이 안쓰럽다.  결국은 기존 버스 운행이 어려워 중형 차량을 불러 오늘의 관광지인 가면 공장으로 이동하였다. 그사이 다른 차량을 수배하기로 하고...



엄청 아름다운 가면 공장이다. 맨아래는 유명한 아티스트라고 한다. 고맙게도 사진을 같이 찍어 준다. 원래 일정은 로자파 성을 방문 하는 거였으나 어제 저녁에 일행분들을 설득하여 로자파 성 대신에 베니스 가면 공장을 방문키로 하였다. 알바니아 각도시마다 보는 성은 좀 지겨울 것도 같았고 더운 날씨에 너무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맨처음 준비한 항공 일정에 따르면 이곳 슈코더르는 방문지가 아니었는데 변경된 항공 일정으로 여행 일정을 잡다보니 슈코더르에서 숙박하게 된 것이다. 다음부터는 이곳 가면 공장을 일정에 넣어야겠다. 아주 화려한 베니스 스타일 가면 공장으로 구매도 가능하고 공정도 볼 수 있는데, 공장에서는 조용히 해야 하고 사진 촬영도 금지된다. 가면은 종이를 기본으로 압축하여 만드는 것으로 생각보다 엄청 가볍다. 베니스 가면 공장이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아닌 이곳에서 이리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손재주+인건비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슈코더르 거리를 좀 걸었다. 아름다운 모스크도 보이고 카페거리도 역시 활발한 거리다. 오늘이 토요일이구나 벌써. 한 건물에 멈춰서 사진을 찍자 자전거를 탄 할아버지가 수첩을 꺼내 뭔가를 보여준다. 이 건물이 시청 건물인데 언제 지어진 거라고 알려준다. 참 인자해 보이는 할아버지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자 OK라며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호텔에 돌아오니 새버스가 와 있다. 새 버스로 환승하였다. 마케도니아 스코페에 도착하던 10월13일부터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고 버스를 잘 운전해 주었던 미르얀과 작별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새 기사 아저씨 릴로와 가이드 에릭과는 아주 친한 듯한 인상이다. 바로 아래 망가진 차 앞에서 가이드 에릭과 포옹하는 아저씨가 릴로라. 미르얀의 표정과 아주 대조적이다. 이것이 인생이자 삶인가 보다. 미르얀을 불러서 새 버스에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약간의 사례(팁)를 하였다. 억지로 웃음을 짓지만 미르얀이 측은해 보인다. 언제 차를 고쳐서 보험처리 하고 티라나로 돌아갈런지... 잘 되었으면 한다. 새버스는 어제까지 탔던 버스보다 조금 더 크고 새 버스 느낌이 난다. 43인승 정도 되는거 같다. 새 기사 아저씨도 베테랑이니 안전 운행을 하리라 믿는다. 




알바니아 수퍼마켓 탐험이다. 내가 굳이 가보자고 했다. 5박 6일간의 여정중 마지막 날이지만 이곳의 물가도 체감할 겸, 겸사겸사... 맥주 330ml 가 69레크, 한국돈 700원 정도다. 쌀 1kg이 150레크, 한국돈 1,500원 정도다. 유로화도 환율을 잘 쳐주지는 않지만 사용 가능하다. 알바니아 돈을 탈탈 털어서 이거 저거들을 산다. 빨래줄을 많이들 샀다. 여행하는데 유용한거라며... 맨 아래 사진은 내가 사려던 했는데 일행분들이 사주신 로즈마리와 후추다. 둘이 합쳐서 한국돈 5,000원.    







국경을 통과하여 세번째 방문국가인 몬테네그로에 들어왔다. 새 기사아저씨 릴로와 가이드 에릭이 잘 상의하여 시간이 덜 걸리는 국경검문소를 찾았다. 오늘이 토요일이므로 많이 이용하는 길쪽 국경검문소는 수많은 차량이 대기한다고 한다. 차량 고장으로 오늘의 일정이 많이 늦어졌다. 역시 엄청 넓은 크기의 슈코더르 호수(몬테네그로에서는 스카다르로 발음한다.)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최소 면적만 해도 서울시 반이 넘는다. 이 호수는 물이 찰때와 나갈때의 면적 차이가 꽤 크며 또한 습지도 많아서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호수와는 좀 다르다. 내일 이 호수에서 또 유람선을 탈 예정이다.   


코토르로 가는 도중에 있는 아름다운 포토존 스베티스테판. 밀물때면 섬이 되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육지와 연결이 된 곳이다. 과거 소피아 로렌, 커크 더글러스, 클라우디아 쉬퍼 등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찾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싱가포르의 아만리조트 그룹이 임대하여 리조트로 개발, 이용중이어서 비리조트 숙박객에게는 개방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아주아주 예쁜 곳. 



몬테네그로 코토르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다. 날씨는 아주 좋은 편이다.

아주 늦은 점심이다. 많이들 시장하실텐데 아무도 티를 안내주신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몬테네그로에서의 첫끼인 오늘의 점심 메뉴는 브로콜리 수프, 고르곤잘라와 매쉬드 포테이토가 들어간 닭 살코기 요리, 코토르식 크림파이다. 야외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레스토랑 점원들의 태도가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스타일이다. 좀 상업적이라고 할까.. 알바니아의 친절한 레스토랑 종업원들과는 아주아주많이 다르다. 아무래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는곳이다 보니 그러려니하고 생각하기로 하였다. 코토르는 명실공히 (부드바와 더불어)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는 곳이니... 그렇다고 식사가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여태껏 느끼지 못했던 분위기에 조금 당황했을 뿐... 




이제 코토르 관광이다. 오늘의 현지 가이드는 몬테네그로인 젊은 청년 고란이다. 손님들에게 고란이라고 소개를 하자 모두다 웃는다. "고란입니다."를 "고라니입니다."로 들을 수 있으니... 코토르에 오니 여태껏 보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모스크도 안보이고 터키식 돌다리도 안보이고(물론 항구지만) 전형적인 서유럽 또는 동유럽 스타일의 도시다. 짧게 코토르 시내를 보고는 인근 페라스트로 이동한다. 일정이 계속 순연되어 페라스트행 마지막 배편과 섬 관광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다. 




코토르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페라스트로 몬테네그로 가이드 고란과 같이 이동했다. 영어 발음이 또박또박이라 알아 듣기 쉬운 친구다. 몬테네그로 사람들이 보통 말하기를 세상에서 두번째로 키가 큰 남자라고 한다. 네덜란드 다음으로, 평균 남성 성인 신장이 183cm라고 한다. 가이드 고란도 키가 180cm인데 학교때 반에서 작은 편이었다고 한다. 중간중간 외국인 관광객 말고 몬테네그로 사람들을 유심히 보니 역시 키가 크다. 인구가 60만명이 좀 넘는데 미국프로농구 NBA에도 다섯명이나 진출해 있고, 수구, 핸드볼 등도 아주 잘한다고 한다. 축구선수도 인근 유럽의 유명 클럽에 많이들 가있다고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활약하고 있는 데얀이 가장 기억이 난다. 데얀은 우리나라와 중국프로축구리그에서 활약함며 모은 돈으로 자기의 조국 몬테네그로에서 방이 여섯개인가 하는 부티크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몬테네그로는 2006년에 독립을 하였다. 신생국가인 셈이다.     

페라스트 앞바다에는 두개의 섬이 있는데 오늘날 페라스트가 유명한 이유는 이 섬들 때문이기도 하다. 베네딕트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는 자연섬인 성 조지 섬과 인공섬이 바위의 성모섬이다. 페라스트에서 배를 타고 바위의 성모섬으로 가서 섬 내부를 둘러보았다. 아주 작은 섬이지만 내려오는 전설도 있고 이 지역에서는 나름 지리학적으로도 중요한 섬이다. 겨우 섬 내부를 관리하는 직원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바위의 성모섬 관광을 마치고 페라스트로 귀환하여 카페에서 자유시간을 가진다. 저 멀리 대형 크루즈가 나가는게 보인다.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아주 멋지다. 우리 가이드 에릭과 몬테네그로 가이드 고란이 크루즈 회사, 크루즈 사이즈 등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가 맞다며 약간의 설전을 벌인다.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 서로 자존심이 발동하나보다(?)  





몬테네그로 최대의 해변 관광지 부드바로 이동하여 호텔에 체크인 했다. 몇몇 분은 아주 좋은 룸에 숙박하였다. 방두개는 기본이고 TV가 세개라나.. 이전에도 이번 여행에서 일행분들 중 일부가 스위트 룸 비슷한 룸에 곳에 숙박한 적이 있었는데, 돌아가면서 한번씩 경험해 봤으면 하는데 그게  또 내 마음대로 되는것은 아니다. 다른분들 룸을 사진 찍기도 뭐하고 눈으로만 담았다.    


오늘의 저녁은 바닷가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석식 장소는 멋지다. 메뉴는 피쉬 수프, 홈메이드 빵, 생선살코기 그릴요리, 그리고 티마미수 후식이다. 바닷가의 멋지 레스토랑이다. 전통주 락키도 한잔씩 준다. 독하긴 독하다. 식사후 자리를 옮기긴 뭐하고 이곳에서 몬테네그로 맥주를 종류별로 몇잔 마셔보았다. 새로운 맛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버스 사고등으로 정신없는 하루였다. 원래일정보단 늦춰지는 일정, 국경 통과, 처음 겪어보는 레스토랑 종업원의 불친절 등등 .. 


이젠 당분간 알바니아를 잊어야지~ 몬테네그로와 다가올 코소보에 집중해야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반도제 | 작성시간 19.11.10 친절하고 자세한
    후기에 감사드려요
    천천히 음미합니다
  • 작성자숨비 | 작성시간 19.11.11 벌써 8일이야? 하고 놀랄만큼 좋았던 여행이었어요.
    그렇게 모든 것이 편하고 여유로운 패키지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지기님 덕택입니다.
  • 작성자gloomy | 작성시간 19.11.13 흔히 보는 관광지 유럽같은 몬테네그로였어요. 알바니아에선 나그네 내지는 손님이었다가 관광객이 된 기분?을 느꼈어요.^^ 그래도 안구정화되는 풍경들에 무척 행복했습니다. 차량 에피소드야 재미난 경험이고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