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이를 먹긴 먹나 봅니다 / 雪花 박현희
세월과 인생이 덧없이 짧음을 비유하는 말로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것을 본다는 뜻의
백구과극(白驅過隙)이란 사자성어가 있더군요.
세월을 이길 장사는 아무도 없다던데
하루하루 늘어가는 새치를 바라보노라니
세월 참 빠르고 인생 덧없군요.
손거울을 앞뒤로 돌려가며
눈에 띄는 대로 새치를
핀셋으로 뽑고 또 뽑아보지만
자고 나면 하나둘 자꾸만 늘어가는 새치에
영락없이 나도 이젠 나이를 먹긴 먹나 봅니다.
반백을 살아온 지천명의 나이가
낼모레로 바로 코앞이다 보니
나 또한 차츰 늙어감을 절실히 느끼게 되네요.
흐르는 세월 따라
머리칼도 희끗희끗하게 점점 변해가는 것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시들어가는 청춘을
아직은 놓치고 싶지 않은 까닭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