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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기자라고 일하면서 서글펐던 기억

작성자우화등선|작성시간15.06.06|조회수4,458 목록 댓글 6

회사다니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곳이 있을까요?

 

그 곳도 마찬가지였어요.

 

불만이 쌓이던 어느 날이었지요.

 

사장으로부터 날아온 이메일 한통, 전체 기자들에 똑같은 메일을 보냈더군요.

 

내용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기자들끼리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가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나왔죠.

 

내용인 즉슨

 

회사 홈피에 기사가 올라왔다는데 누가 그런 기사를 쓰라고 한거냐 어떻게 된 일이냐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와 사이가 좋고 광고도 잘하던 기업을 까는 기사가 홈피에 실렸다는 겁니다.

 

깐다기 보다는 안 좋은 상황이 있었는데 기사로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장이 이메일에 적기를

 

"너네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기자정신이 투철한 기자였냐. 니들이 기자냐. 그렇게 비판적인 기사를 쓰고 싶으냐. 그렇게 쓰고 싶으면 써봐라. 모든 기자는 각자 출입처별로 업체 까는 기사 한개씩 작성해서 올리고 보고해라" 였습니다.

(오래된 일이라 정확한 표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회사가 기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이었죠. 기자를 기자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죠. 어떻게 니들이 기자냐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지....

 

그 메일을 받고 나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내가 왜 기자하고 있는가 후회도 되고요. 이렇게 기자를 생각하는 곳에서 일을 해야되나 고민도 됐고요.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몇달 후에 나오게 됐지요.

 

나중에 사건의 전말이 밝혀 졌는데

 

한 기자가 실수로 정보 보고 사항을 출입처 관계자에 잘못 문자를 보낸 것이 기사를 썼다로 오해되고 그 쪽에서 사장에게 항의가 들어가 거죠.  출입처 관리 차원에서 종종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는데 그때 그 업체의 안 좋은 정보를 그 업체에 보내주는 실수를 해버린 것이죠.

 

아무튼 그때만 생각하면 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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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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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우화등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6.06 그렇진 않고요. 변방이에요.
  • 작성자뉴프론티어 | 작성시간 15.06.17 업체 광고는 중소업체 사장의 밥줄이에요. 밥줄 건드리면 가만이 있을리 없죠. 그 사람들 머릿속에 '기자란 영업사원과 같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 작성자트랄라라 | 작성시간 15.06.17 궁금.
  • 작성자포차우동 | 작성시간 15.06.20 슬프다... 취재원에게 사내 정보보고를 공유해왔단 말이잖아요...
  • 작성자종이와펜 | 작성시간 22.12.08 뭐., 자기 밥줄 깠으니까 부아가 치미는 건 이해하지만서도.. 참 치졸한 사람이군요. 자기 회사 기자를 그렇게 하대하면 못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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