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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러버 근세사 - (2) 하이텐션 기술을 포기하고 제니우스, 1Q로

작성자Oscar|작성시간17.10.18|조회수1,024 목록 댓글 32

지난 글에서는 님부스까지의 러버 근세사를 다뤄 봤습니다.


님부스는 상당한 균형점에 있는 러버로, 러버 역사에서 끊임없이 티바가 회귀하게 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이 균형점을 파괴하고 뻗어 나간 러버가 MX-P로, 지금 티바는 다시 균형점으로 회귀하는 과정에 있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균형점을 파괴한 MX-P가 현존하는 모든 러버 중 가장 극단적인 매력을 가진 러버라고 생각하며,

그 지점에서 더 오래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아직 개발 단계에 있으므로 자세한 이야기를 적지는 않습니다만, 그것이 바로 MX-K 제작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님부스는 부드러운 특성과 강한 특성을 적절하게 조화하고 있습니다.

당대의 러버로서는 상당한 스피드를 가진 러버라고 할 수 있으나 스피드와 회전력의 균형점에 머무르고 있지요.

그러나 시누스로 넘어 가면서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즉 티바의 경우는 님부스의 균형점에서 당시 버터플라이가 선보인 테너지에 대항하기 위한 더 높은 수준의 스피드를 향해 걸음을 내딛은 것이지요.


테너지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아주 빠른 러버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당시로서는 스피드도 상당하고 파워도 강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부스팅을 통해 부드러워진 만큼 안정성도 뛰어 났지요.

그러므로 균형점에 있는 님부스만으로 테너지에 대항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티바는 균형점을 깨고 시누스 시리즈로 도약합니다.



 


시누스의 등장은 버터플라이사를 기준으로 보면 스라이버에서 브라이스로의 도약과 비슷합니다.

당시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누리고 있던 스라이버 러버로 한계를 보이자, 버터플라이는 브라이스 러버를 출시하게 되는데요,

브라이스 러버는 다소 균형점을 벗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파워가 강해서 당시만 해도 무조건 브라이스로 옮겨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시누스도 비슷한 개념이었지요.

아주 성능이 탁월하다거나 뛰어나다라는 개념보다는, 당시 보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던 님부스를 극복해야 하며, 그 극복 지점은 더 빠른 스피드여야 한다는 개념에서 출시되었습니다.

즉 님부스의 감각을 지니되 더 빠르게 반응하는 러버가 바로 시누스이지요.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보면 여전히 매력이 있는 러버는 님부스 러버이고, 시누스는 조금 균형점을 벗어난 러버였다고 생각됩니다.

MX-P 역시 균형점을 벗어난 러버이고, 시누스처럼 그 불균형성이 문제가 되는 러버였지만, 그래도 MX-P는 당대의 모든 러버들이 가지지 못 했던 찰짐과 힘을 가졌던 데다가, 폴리공의 등장으로 그 특성이 모두 장점으로 전환되면서 국민 러버가 된 면이 있습니다만, 시누스는 님부스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 가기 보다는 약간의 변종으로 기능을 하다가 그 모든 행보가 제니우스의 등장으로 포기된 면이 있습니다.


즉 티바는 제니우스를 등장시키면서 텐조 기술 자체를 포기하게 되지요.


이 지점이 개인적으로는 참 안타깝습니다.


만약 티바의 러버가 시누스에서 멈추지 않고 텐조 기술을 적용한 러버들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해 나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습니다.


아, 한 가지 빼먹고 지나칠 뻔 했네요.

티바는 님부스의 성능을 그냥 잊고 지나가지는 않았어요.

님부스에서 시누스, 그리고 시누스에서 제니우스로 옮겨 가는 와중에 님부스의 강점을 더 강화한 님부스 VIP가 등장합니다.


님부스 VIP는 님부스에서 파워를 강화한 러버로 그 태생은 한국 시장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님부스에서 시누스로, 그리고 시누스에서 제니우스로 옮겨 가는 와중에 한국 시장 소비자들에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님부스의 특성을 강화한 한국형 러버였습니다.

그래서 발매된 것이 님부스 하드 러버였지요.

님부스 하드 러버는 한국 특주 러버로, 당시 상당한 인기를 누렸었죠.


당시 님부스 하드 러버를 만든 것은 한국 시장의 특성 상 일펜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님부스보다 더 단단한 러버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님부스 하드 러버를 만들고 탁구닷컴은 님부스 하드 러버를 전략적으로 일펜 사용자 중심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균형점에 머무르고 있는 님부스의 인기를 따라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티바는 님부스 하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님부스의 특성을 유지하되 더 단단한 스폰지를 사용한 님부스 VIP를 출시하게 됩니다.

님부스 VIP는 표층이 더 단단해서 님부스 하드와는 다소 다른 퍼포먼스를 보입니다.

조금 더 부드럽게 잡아 주면서 강하게 치려면 님부스 하드가 적절하고 빠르고 강하게 긁어서 치는 한방 위주라고 한다면 님부스 VIP가 더 적절하지요.


이처럼 님부스 러버의 형제 러버들이 연달아 출시되기는 했지만 티바의 행보는 이미 시누스를 끝으로 텐조 러버를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어 집니다.

왜냐하면 티바의 핵심 러버군이 기포를 가진 러버들로 옮겨 갔기 때문입니다. 




제니우스 러버에 대해서 잠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니우스 러버는 기존의 어떤 러버와도 다른 형태의 러버였습니다.

ESN 사는 버터플라이의 기포 스폰지 러버인 테너지를 연구한 결과 테너지와 유사한 형태로 발포형 스폰지를 사용한 러버를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최초의 방향은 테너지를 닮은 러버를 만드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테너지를 극복한 러버로 나아가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제니우스 러버는 최초로 ESN에서 테너지를 목표로 두고 출시한 발포 스폰지를 사용한 러버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기포가 있는 스폰지를 사용해서 최초의 러버를 출시하다 보니 그 첫 출발은 상당히 테너지로부터 먼 곳에서 시작되게 되었죠.

그래서 제니우스는 테너지와 전혀 다른 퍼포먼스의 러버로 출시됩니다.

테너지와 유사하기는 커녕 테너지가 갖지 못한 독특한 장점들을 많이 가진 특이한 러버가 탄생한 것입니다.


얼마 전에 저희 탁구닷컴의 대리점 사장님들을 만나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그 중의 한 이야기가 바로 이 제니우스의 신통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제니우스를 쓰시는 분들은 이미 제니우스의 후속 버전 러버들이 숱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니우스 러버만 주구장창 쓰신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것이 티바 러버의 매력이라고 봅니다.


즉 티바 러버의 강력한 장점은 세대 교체가 되지 않고 어떤 러버든지 오랜 시간 동안 시장에서 살아 남는 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매 러버마다 그 러버 특유의 장점을 가지고 기능하고, 타 세대의 러버가 등장해도 그 장점은 시장 내에서 그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이지요.


제니우스가 유독 그런 러버인 것 같습니다.

제니우스는 회전에 특화되어 있고 때리는 힘이 강하지 않습니다.

즉 때리는 힘과 회전, 두 가지를 같이 잡고 있는 테너지와는 전혀 다른 러버이지요.

그런데 이 제니우스만큼 낮은 공을 쉽게 끌어 올리는 러버도 없습니다.

마치 공을 잡아서 위로 들어 올리는 것처럼 쓱쓱 끌려 올라옵니다.

그래서 제니우스를 붙이고 탁구를 치다 보면 어떤 부분들은 너무 쉬워 집니다.

굳이 연습을 하지 않아도 러버가 저절로 내 실력을 늘려 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지요.



 


티바에서는 이 제니우스의 극단적 회전 중시형에서 보다 더 균형점을 가진 제니우스 옵티멈 플러스로 이동하게 됩니다.

제니우스 옵티멈 플러스는 한국에서는 윤홍균 선수가 오랜 시간 사용하여 많은 인기를 누린 러버이지요.

바로 회전량과 스피드에 있어 균형점을 이룬, 제니우스 세대에서의 님부스와 유사한 러버입니다.


그러나 텐조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발포 스폰지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또 다른 형태의 러버라고 할 수 있지요.

찰지게 잡아 주는 면도 가지고 있지만 스피드도 상당해서 균형점에서 비로소 테너지와 대항할 수 있는 러버가 탄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니우스 옵티멈 플러스에서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티바는 극단적인 도약을 이루게 되는데, 

그 도약은 바로 1Q 러버입니다.



 


1Q 러버는 발포 스폰지를 사용했지만 여전히 님부스적인 감각을 가진, 텐조 감각의 차세대 발포 스폰지 러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공을 안았다가 확 되튕겨 준다는 면에서 하이 텐션 스폰지가 가졌던 특성과 굉장히 유사한 특성을 보여 줍니다.

만능 러버라고 할까요?

마치 러버가 플레이어에게 부족한 면들을 다 보충해 주는 듯한 특성을 지녔습니다.


이렇게 비교해 볼까요?


제니우스 러버는, 사용자의 능력에 회전력을 강화 시켜 줍니다.

내가 끌어 올리는 능력이 70%밖에 되지 않아 걸릴 수 밖에 없는 공을 100%의 힘으로 끌어 올리게 해 줍니다.


제니우스 옵티멈 플러스는 끌어 올리는 힘은 다소 부족하지만 뿌려 주는 힘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내 파워를 업해 주는 러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Q 러버는 공을 잡아 주는 면에서도 내 실력보다 더 잘 잡아 주고,

뿌려 주는 힘에서도 내 실력보다 더 강하게 뿌려 줍니다.

그래서 나의 부족함을 다 메꾸어 주는 러버입니다.


제니우스와 제니우스 옵티멈 플러스가 내가 가진 것에 능력치를 더 얹어 주는 개념이라고 하면,

1Q는 아예 내가 갖지 않은 능력을 구사해 주는 듯한 러버이지요.






여기까지 기술한 내용을 하나의 표로 정리해 봤습니다.


몇 가지 빠진 러버들이 있지만 이 정도면 종합적인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티바는 균형점을 이룬 님부스 러버에서 스피드를 강화한 시누스 러버로 이동합니다.

그러나 시누스 러버는 제니우스가 등장하면서 하이 텐션 기술이 장착된 텐조 러버 자체가 중단됨으로 그 역사가 끊기게 되지요.

물론 님부스 VIP가 있습니다만 티바 러버의 메인 스트림에서 텐조 기술은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초로 발포 스폰지를 사용한 제니우스는 스피드보다는 회전에 치중한 러버로 특히 끌림이 매우 훌륭합니다.

보다 더 스피드를 강화하기 위해서 옵티멈 플러스 버전이 나왔지만, 결국은 아우루스 러버로 연결 되면서 티바 러버의 정점까지 치닫게 됩니다.

(아우루스 러버에 관련해서는 러버 역사의 정점이라는 테마로 과거에 작성한 글이 있으므로 참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러버 개발의 정점에 있는 러버들에 대해서 )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1Q로 이어지면서 티바 러버는 님부스의 균형점에서 원큐의 균형점으로, 한 차원 더 높은 단계까지 나아가게 됩니다.

즉 1Q는 님부스에서 이루었던 티바의 극강 조화를 여러 세대 이후 다시 만나게 해 주는 러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두 가지 러버를 다 주목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원래는 1Q로 글을 마무리 하려고 했습니다만, 제니우스가 워낙 특별해서 제니우스에 대해서도 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니우스 

극강의 끌림, 낮은 공에서 공을 끌어 올리는 능력과 발군의 숏게임 성능으로 

현 시점에서도 일정 기간 거쳐가는 것이 꼭 필요한 러버

특히 드라이브 기술을 완성시키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될 수 있음


1Q

나에게 부족한 면들을 아낌없이 메워 주는 마술 러버

공을 잡는 면, 잡아 채는 면, 강하게 되튕겨 주는 면 등 모든 면에서 나의 빈틈을 메워 줄 뿐만 아니라,

쓰면 쓸수록 안정감을 더 해 주는 이상적인 러버로,

티바의 균형점은 님부스에서 1Q로 상향 이동하게 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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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0.20 텐조 기술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겠네요.

    본래 ITTF에서는 하이텐션 기술을 TENSO 기술이라고 명명했지만, 기포형 스폰지로 전환된 현 시점에도 텐조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텐조 기술이 사장되었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스폰지에 텐션을 내장한 하이텐션 기술이 시누스 이후에 최신 러버의 흐름에서는 없어졌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이 부분을 바로잡아 주신 분에게 감사 인사 전합니다. ^^
  • 작성자황부흥 | 작성시간 17.12.28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2.29 감사합니다 😊
  • 작성자곤몽두리 | 작성시간 18.09.14 라바에 이렇게 중요한 기능들이 있는줄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동네 탁구장에 무고건 재고가 있는 것이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붙여서 사용했습니다. 매번 다른 메이커를 붙이고 사용했네요. 라바를 지금부터라도 나에게 맞는 라바를 찾아봐야 겠습니다. 휴~~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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