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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탁구 협회장 선거를 기다리며

작성자Oscar|작성시간20.10.20|조회수894 목록 댓글 18

올해는 탁구계와 한국 스포츠계에 여러 이변과 어려움들이 많았던 해입니다.

 

탁구계의 경우는 올해 5월로 예정되어 있던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기약없이 연기되면서 탁구협회의 재정적 위기와 더불어 준비해 오던 조직위 관계자들을 비롯해 국내외 탁구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코로나로 인해 촉발된 수많은 대회들의 줄지은 연기와 그에 뒤이은 취소들로 인해 한국 스포츠계는 충격적인 억지 동면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정말 미래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현실로 등장했고, 그로 인한 스포츠 계의 파급력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변 속에서 한국 틱구계의 지형을 바꿀 선거가 하루 하루 다가 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탁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를 앞두고 우리의 투표권이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출마하실 분들에게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 탁구계의 미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지신 분이 어떤 공약을 가지고 당선되면 좋을 것인지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1. 소통의 중요성

 

탁구계에서는 그 동안 전혀 문제되지 않던 것들이 문제가 되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아니고 그것이 수면 위로 들어날 트리거가 없었던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겠습니다.

 

저는 지금 미국산 쇠고기를 아무 문제 없이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몇 년 전에 이 쇠고기 문제로 인해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나서 촛불 집회를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촛불 집회를 강제적으로 해산하려고 했고, 이에 맞서는 국민들은 괴담 수준의 이야기들에 휩쓸려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저는 당시의 소고기 문제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묘한 입장에 있는 사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정권을 잡은 이명박 전대통령은 미국과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미국은 그 첫 단추로 소고기 수입 문제를 밀어 붙였습니다.

그런데 광우병의 우려는 국민들의 마음을 공포에 사로잡히게 했고, 소들이 죽어 나가는 영상은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맥도널드 햄버러를 무리 없이 먹는 국민들이 소고기 수입 문제로 촛불을 든다는 것을 이 전대통령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권을 잡은 만큼, 대를 위해서 소가 희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밀어 붙였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죠.

 

 

비슷한 일이 탁구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탁구협회에서는 디비전 리그 홍보를 위해 만들었던 밴드를 없애는 일이 있었습니다.

관계자의 마음은 충분히 헤아려 집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밴드 폐쇄를 결정했을까요?

그러나 그 일로 인해 일어난 여파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맞을 매는 맞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번 일로 인해 앞으로의 탁구계는 강력한 쇄신이 필요함을 누구나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권위적 태도가 큰 문제 없이 엘리트 스포츠 계에 효과를 발휘해 왔음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은 대통령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을 서슴지 않는 열정있는 국민들입니다.

민의를 존중하지 않는 권위적인 결정은 앞으로 탁구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번 일로 인해 탁구협회도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 자세를 낮추고 경청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이 욕하는 것을 들어야 합니다.

특히 권력을 가진 입장에서는 그것만큼 곤혹스러운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권위를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으며 오히려 의심하는 사회입니다.

깨끗하게 실력만으로 그 자리까지 갔겠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적으로 청문회마다 깨끗하다고 여겨진 사람들의 비리가 드러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고, 

비리가 있음에도 용서하고 권력을 주어 온 것이 한국 사회입니다.

 

그러니 이번 탁구 협회장에 출마할 사람은 누가 되었던, 여론의 엄중함과 소통의 중요성을 꼭 마음에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광우병 문제는 그 사안의 진실성 여부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밀어 붙이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죠.

이번 디비전 리그도 어쩌면 시간을 두고 인내했으면 대탁이 원하는 소귀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었지 않나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탁구인들을 위해서 땀흘리며 수고할 사람들은 대탁 분들이니 말이죠. 

 

 

 

2. 예산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대한탁구협회 회장직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누가 출마할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작 일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인맥이 있는 분들은 전부 출마를 고사합니다.

위에서 적은 것처럼 여론이 무섭고, 할 일이 부담되서 그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탁구협회 운영을 위한 찬조금을 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 탁구계는 지금까지 대한항공이라는 거대 기업의 후원을 받아 왔습니다.

해마다 10억원의 후원금이 종자돈이 되어 수많은 어려운 일들을 무리없이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한항공이 메인후원사가 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협회가 큰 재정난에 처해 있습니다.

정확한 내막은 제가 알지 못 하지만 수십명이 수개월 동안 세계대회 조직위를 꾸려 일을 해 왔으나 대회 자체가 치뤄지지 않았으니 정해진 기간을 초과해서 운영된 조직위들의 인건비며 대회 준비에 지출된 수많은 비용들이 큰 적자를 안겨 주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협회의 살림을 이끌어 왔던 노하우를 지닌 대한항공측 인원들은 협회를 떠났고, 새로 구성된 협회는 이런 상황을 잘 타개해 나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상황을 알기 때문에 협회장에 나서겠다고 쉽게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탁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탁구계 전체가 출마할 후보자에게 많은 예산을 끌어와야 한다는 짐을 지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청렴한 마음으로 한국 탁구계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우선해야 할 때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들의 짐을 새로운 인물에게 전가하는 것은 결국 좋은 사람을 세우지 못 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물론 예산의 문제는 쉽지 않은 난제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볼 때 코로나로 인해 경기도 쉽지 않고 국제적인 행사도 당분간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니 시간을 두고 정부 예산 등을 통해서 자금난을 해결해 가면서 좋은 스폰서를 찾거나 추가적인 정부 예산 조달에 노력해야 합니다.

 

공공연한 협회 출연금을 거론하는 것은 결국 좋은 인물의 출마를 막는 일만 빚을 것입니다. 

3. 엘리트와 생활 체육에 대한 균형적 시각

 

그동안 생활체육계가 통합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탁구협회는 생활체육계 보다는 엘리트 쪽에 치우친 면이 많았습니다.

협회 내부의 힘다툼과 갈등 소식도 들렸습니다.

세계대회를 앞두고 엘리트쪽에 더 많은 관심이 몰렸어야 하는 정황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들을 살펴보면 생활체육계가 탁구협회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고 많은 것에 대해서 궁금해 하면서 지켜보고 있음을 협회 관계자들이 깨달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 과제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생활체육계는 급한 일이 없어 보이고, 엘리트는 국제 대회 일정에 맞춰 촘촘히 짜여진 국내 대회 일정들이 착착 진행되므로, 일선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생활체육 분야는 각 지방 시도 단위 일로 보이고 대탁은 엘리트 대회 위주로 운영되는 것처럼 생각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디비전 리그를 계기로 대탁이 생체인들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차기 회장은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생체와 엘리트 계를 균형감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기를 많은 생체인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엘리트 계에서는 생체인들에게 밀리지 않을 강력한 엘리트 출신 후보를 기대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4. 국제 및 국내 스포츠 정치 무대의 참여

 

이런 면에서 유승민 회장에게 한국 탁구계가 거는 기대가 여전히 큽니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 국제 탁구 시합에서 활약할 영어를 잘 하는 한국 심판이 많지 않다는 점과,

또 세계 탁구계의 흐름에 참여해 의사 발언을 할 수 있는 인물이 그동안 희소 했던 것이 한국 탁구계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우수하고 국제 스포츠 계에서도 명망이 있는 유승민 회장에게 많은 탁구인들이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차기 회장이 어떤 인물이 되던, 국제적인 인맥이나 의사소통 능력은 쉽게 길러지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면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아직 해결되지 않은 세계탁구선수권 대회를 비롯해서 국제 탁구계에 한국 탁구계의 목소리를 싣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탁구협회는 정부 예산으로 움직이는 정부 기관입니다.

국회에 예산 로비를 하고 행정부처로부터 예산을 끌어오는 활동을 잘 할 수 있다면, 현재의 어려운 재정 상황도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차기 지도자에게 국제 무대 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 무대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를, 혹은 그런 행정적인 실무적 역량이 있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5. 유권자들의 관심과 기대 낮추기

 

차기 협회장은 누가 되던지 큰 짐덩이들을 많이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어느 누구도 섵불리 나서려 하지 않고 역량있는 후보들도 주저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협회장 선거는 특정 선거인단이 조직되는 것이 아니고 랜덤 방식으로 선거가 이루어지므로,

대다수 탁구인들은 관심을 갖지 않기 쉽습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두고 볼때, 우리 탁구인들은 차기 협회장 선거에 관심을 잃지 않되, 

기대치는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많은 출연금을 가져 올 것을 기대한다면, 결국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자들을 제외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입니다.

 

또 디비전 문제로 소통의 문제가 두각된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탁구인들의 무관심 속에 치뤄지는 선거가 아니라, 생체인들의 관심 속에 치러지는 선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은 향후 새로운 일들을 추진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대한탁구협회장은 협회에 많은 돈을 출연할 수 있는 대한항공이 회장사로서 당연직으로 이어오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지만, 이제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디비전 시작으로 인해 탁구인들과의 소통 문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입니다.

부디 역량있는 좋은 후보가 나서서 한국 탁구계의 국제적 위상도 높이고, 생체인들의 호응도 얻어 가면서 새로운 일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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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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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게보코리아 | 작성시간 20.10.20 선거인단이 공정하게 구성이 되어야 하는데요.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소통은 물건너 갔고요.

    예산은 세탁 뒤치닥하느냐고 엉망이고요.
    코로나19로 모든 일이 불확실한 이때에 빛내서 잔치해야 하나요?

    엘리트와 생체의 균형요?
    잘 될까요?
    대탁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생체인 있나요?
    디비전리그도 생체발전사업하고는 영 관계가 없는것처럼 보이고요.

    국제스포츠 정치무대 참여요?
    현재는 발 밑의 불을 끌때죠. 한국탁구의 세계무대진출이 한 사람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죠.
    꾸준히 서로 힘을 합해서 한국탁구를 키워야죠. 그래야 세계도 한국탁구를 인정합니다.

  • 작성자게보코리아 | 작성시간 20.10.20 현재 누가 년10억원을 출연할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정부 지원 한도내에서 대탁 사업 진행해야 합니다.

    Oscar님의 말씀대로 차기회장 할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좋은 회장감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질리도 없고요
    우리 탁구인이 잘 선택해서 차기 대탁 회장과 집행부가 잘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0.21 예, 의견 감사합니다.
  • 작성자김보트 | 작성시간 20.11.01 여기 말많고 의견 많으신 분들은 왜 직접 안하시나요? 이글 보면 나오기도 전에 바라는게 열가지가 넘는데 누가 하려할까요? 누가 나오든 난 의견이나 내고 내뜻과 다르면 소통안된다고 불만만 한가득 또 써댈거 같습니다. 코로나란 특수 상황에서 어떻게든 이겨내보려는 협회를 이해해주면 안되었을까요? 물론 문제도 있었을수 있지만 읽어보면 정말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슬슬 탁구장 리그도 재개되는거 같은데 비슷한 규모의 디비전 운영이 왜 안될까요? 디비전은 코로나로 반대해놓고 주위 탁구장 리그는 가만두고 보고나 직접 참여하시는 분들은 없는지요?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1.02 원글에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거나 하진 않았다고 생각 됩니다. 오히려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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