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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치 영입이 쉽지 않은 이유

작성자Oscar|작성시간21.08.15|조회수972 목록 댓글 23
중국인 코치 영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실제 가능할 것인지, 한번 같이 생각해 보죠.



올림픽이 끝나고 날 때마다 매번 거론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국 코치 영입론이죠.

중국 선수들에게 허망하게 질 때마다, 그곳 코치를 데려와서 한국 탁구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녀들이 성적이 안 오르면 부모들은 과외를 시키면 어떨까 하죠.

아니면 과외 선생님이나 학원을 바꾸는 식으로 말이죠.

사실 성적이 안 오르는 것은 근본적인 공부 방법의 문제가 있거나 실력이 부족한 경우일 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중국 코치 영입안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조금 동의하지 못 하는 입장입니다만, 

일단 옳은 방안이라고 하고 데려 온다고 하면 어떤 일들일 고려할 문제점인지를 한번 짚어보는 글을 작성해 보려고 합니다. 

 


1. 어느 연령대의 선수들을 위해서 중국 코치를 데려와야 하는가?

 

우선 중국 코치들을 데려오자고 한다면 당장 중국 팀에게 연전 연패를 하고 있는 대표팀을 고려해서 중국 코치를 대표팀 감독이나 코치로 데려오자고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흔히 축구 대표팀에게 적용되는 해법이죠. 패하고 나면 감독의 역량을 문제 삼아 감독을 교체합니다.

 

그런데 탁구는 감독의 코치가 큰 영향이 없는 종목입니다.

벤치를 본다고 하더라도 그렇고 선수 구성을 하는 데에도 그렇고, 한국어를 잘 모르고 선수들의 상황을 잘 모르는 중국 감독이 잘 하기를 어렵죠.

특히 성인이 되어 폼이 고정된 선수들에게 중국식 전술을 가리치리는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핵심적인 드라이브 공격 자세, 궤적이나 타이밍 등의 중요 내용은 초등학교 때 완성된다고 합니다.

그것을 고치려고 해도 중학교 시절 내내 노력해야 조금 고쳐지구요, 고등학교 때는 완성된 자세에서 조금씩 자신의 스타일이 드러나면서 사실 자세는 표준에서 더 멀어지지만 개인의 스타일이 완성되어 가죠.

 

그러므로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인정하는 이야기이겠지만, 중국 스타일의 탁구를 배우고자 한다면 사실은 초등학교 팀 코치로 중국인 지도자를 데려와야 합니다. 

왜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중국인 코치가 필요한가 하는 것은 그 시절의 선수는 자세, 스타일부터 용품까지 전부 다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초중 정도를 선수생활을 한 경우, 한국이나 전 세계 어느 국가의 선수로 길러져도 중국식 탁구를 구사합니다.

반면에 고등학교 때  한국 선수가 중국으로 탁구 유학을 다녀 와서 한국식 탁구가 중국식 탁구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용품의 경우도 중요합니다.

중국 코치에게 배우면서 중국 러버도 같이 사용해야 제대로 효과를 보는데, 비점착식 러버로 초중 탁구를 배운 선수들이 고등학교 이후 중국인 코치를 만난다고 해서 전형부터 러버까지 한꺼번에 다 적응한다는 것도 무리이기도 하죠. 




2.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좋은 코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

 

사실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제일 좋은 코치가 가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국내 정상급의 코치와 감독님들이 만약 우리나라 초등학교 코치로 가신다면, 중국 코치가 굳이 오지 않아도 한국 탁구에는 큰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초등학교 지도자들의 수준이 낮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초등학교 지도자들은 최고 수준의 탁구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여 미래의 탁구 전략에 맞는 자세와 기본기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초등학교 코치진의 경우는 그렇게 좋은 조건을 받고 있지 못 합니다.

 

우리 나라의 많은 초등학교 팀들은 교장 선생님 교체에 의해서도 휘청휘청하고, 팀 성적에 따라서 해체되기도 하며, 학교 숫자가 줄어들면서 팀이 병합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선수가 제대로 모이지 않아 해체 위기에 있기도 하죠.

 

즉 어떻게 보면 가장 많은 관심과 지원이 가야 할 초등학교 지도자가, 탁구계에서는 공적으로 가장 열악한 대우를 받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지도자들은 팀 운영을 위해 학부모들로부터 출연금을 걷을 수 밖에 없고, 선수와 부모, 코치 간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상존하게 됩니다.

 



3. 중국인 코치, 이렇게 비싸다구요?

그럼 이렇게 열악한 초등학교 코치 시장에 중국인 코치를 영입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제가 사설 탁구장 시장이 이렇게 큰 나라가 한국 외에는 드물 것이라고 이전 글에서 적었는데요, 없다고 하지 않고 드물 것이라고 한 이유가 되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이죠.

 

중국은 한국의 태권도 학원처럼 부모들이 4-5살 아이를 데리고 코치를 찾아 맡기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한 분의 부탁을 받고 중국에서 코치를 영입해 보려고 애를 썼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중국 코치가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는지를 알고 충격을 받았죠.

선수층이 워낙 두터우니 코치도 엄청 많을 거고, 한국으로 오고 싶은 코치도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선수를 시키고 싶은 아이 부모들이 코치에게 아이를 맡기면서 한국 돈으로 200만원 정도를 월 급여로 주더군요.

그런데 코치들이 1명만 가르치는 경우는 없으니 5명 정도를 맡으면 월 천만원 정도의 급여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 초등학교 코치의 급여는 무척 더 적습니다.

그런데 한 코치가 선수 15명 이상 맡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죠.

 

물론 중국에서도 저렴한 코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으로 코치를 영입하려고 한다면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된 코치여야 하는데

그런 수준의 코치들은 매우 급여 조건이 높을 것입니다.

 

 

 

4. 중국인 코치를 데려 온다고 한다면 지도가 가능할까?

 

실제로 화교 출신 탁구인이 초등학교 코치를 담당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고등학교에서 지도자로 활약하는 경우가 있지요.

이처럼 한국어를 아주 잘 하시는 분들이라고 한다면 언어 문제는 없겠습니다.

그러나 유능한 지도자이면서 한국어를 잘 하는 사람을 찾기는 매우 어렵겠지요?

 

일단 언어적 문제를 염두에 둔다면 성인 선수들이라면 오히려 손 발짓이라도 해서 소통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국인 코치를 데려 온다면 코치의 높은 연봉 부담에 덧붙여 통역이 필요하게 됩니다.

연봉 1억원에 통역을 위한 +A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초등학교팀이 있을까요?

 

또한 초등학교 선수들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생활 지도도 필요한데,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에서 탁구 이외의 여러 가지 것들을 중국인 코치가 잘 챙기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대부분의 탁구 선수들이 실력을 기르는 방법은 여러 학교들이 교차 방문하면서 훈련하는 것입니다.

즉 지도자들간의 친분과 인맥이 상당한 역할을 하죠.

이런 부분에서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지 않은 중국인 코치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도 예상됩니다.

즉 인맥이 없으니 교차 훈련 풀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글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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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8.16 붉은반바지 그런가요?

  • 답댓글 작성자붉은반바지 | 작성시간 21.08.16 Oscar 중국어를 좀 하시는 분이
    그 영상에 중국 사람들이 거의 다 쑈하는 거라고 댓글 달았다 하더라구요. ^^;;
    (오해의 소지가 있었는지... 암튼 제 댓글의 '그런 의견'은 '쑈다'입니다)
  • 작성자젬젬 | 작성시간 21.08.16 그럼 일본이나 독일 등 탁구 선진국에서는 국대급 코치진에는 중국출신 코치가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님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은 영향력 없을 것일까요? 그들은 있긴하지만 우리는 필요없는 것일까요? 타국의 예가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8.16 거의 없어요.
    유럽 에서 본 사례는 아주 젊은 나이에 독일로 귀화하신 양잉 코치가 자르브뤼켄 주 코치로 계셨는데 대표팀은 아니고 청소년을 지도 했습니다. 이 분은 너무 열정 넘치고 아주 성공적인 코치 생활을 하시다가 은퇴 하셨습니다만 대표팀 급으로는 못 가셨죠. 저도 여러 차례 레슨을 받았습니다.


    헝가리 훈련시 동유럽 한 곳에서 서브 코치로 있는 중국인 코치가 있었는데 소통이 잘 안되 코치 사회에 어울리지 못 하고 별로 열심히 가르치지도 않아 선수들에게 영향력도 별로 였어요.

    제가 아는 사례가 모든 사례를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중국 코치 영입을 시도했다가 실망한 유럽 코치들이 많더군요. 대체적으로 기술 전수 열의가 없고 1,2년 쉬듯이 있다가 돌아가는 사례가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여러 원인이 있는데, 너무 스타일이 달라 근본부터 다시 가르치기 쉽지 않은데다가 언어가 통하지 않는 문제, 중국은 선수가 많아 코치가 선수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엄청난 권한이 있는데 반해 서비스직이 되어야 하는 유럽 코치의 위치 차등, 중국 탁구에 대한 자부심 및 타국 탁구와 코치방법에 대한 무시, 중국 비법을 전하고 싶지 않은 마음 등 복합적인 이유로 짐작됩니다.
  • 작성자강남수달 | 작성시간 22.09.14 중국인을 데려다가 한국 어린이들을 훈련시키게한다 ? 글쎄요 중국인코치의 기술수준이 더 높아서 그들에게 어릴때부터 가르치자는 건가요?

    탁구를 배우면 기술만 배울까요 아니면 은연중에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까지 익히고 세뇌되는건 아닐까요

    올림픽에 탁구종목 채택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중국처럼 국가차원의 지원도 없고 인기 종목두 아닌데도 불구 하고 한국은 남자 단식에서 이미 금메달을 두개나 땄죠

    인구비례로 보더라도 이미 중국의 성과를 한참 넘어섰습니다

    한국의 부진은 체육계 내부의 고질적인 시스템 문제라고봅니다

    한국탁구는 돈 얘기하기 이전에
    대한민국 양궁의 대표선발의 공정성을 먼저 배워야할겁니다 그거 돈 한푼 없어도 가능한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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