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결산] 양홍석, 제가 한 번 메워볼게요 "허훈의 빈자리"

작성자맹꽁이|작성시간23.03.31|조회수2,613 목록 댓글 17
사진 출처 = KBL

서동철 감독이 비시즌 수원 KT에 입히려는 팀 색깔은 확고했다. 바로 디펜스. 

하지만 KT는 서동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수비라는 컬러와 다소 거리가 먼 팀이었다. 타 팀들이 1옵션 외국 선수로 항상 정통 센터를 추구할 때, 그들은 주로 스코어러 포워드 혹은 1번과 2번을 오가며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듀얼 가드 성향에 많이 치중했다.

시행착오도 분명했지만 시즌이 거듭되면서 서동철 감독이 뿌린 씨앗은 공격 농구라는 열매로 수확되는 모습이었다. 마커스 랜드리, 데이비드 로건, 바이런 멀린스, 마커스 데릭슨, 캐디 라렌을 앞세운 양궁 농구에 부산과 수원의 많은 팬들도 그 열매를 구경하기 위해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열매의 맛도 달콤했다. 2021-2022시즌엔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소닉붐 시대가 열렸고 정규리그 준우승에 오르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준우승이 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항상 하위권과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걸쳐있던 팀으로썬 이는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외국 선수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KT엔 항상 뛰어난 드래프트 운이 뒤따르기도 했다. 현재까지 변거박, 트레이드 실패란 오점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허훈, 양홍석, 하윤기, 박지원 등 걸출한 신인 선수들을 수혈함으로 부족한 포지션 공백을 곧바로 메우며 점점 몸체를 키워나갔다.

갑자기 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지 모르겠다. 이처럼 수비보다는 공격이 더 어울리던 팀이 왜 이번 시즌을 앞두고선 동선을 급격하게 틀었을까. 여기엔 허훈의 군 입대 공백이 너무나 크게 작용했다. 

많은 구단 관계자들, 전문가들도 허훈의 공백을 메우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란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정성우를 필두로 최성모, 박지원, 베테랑 김동욱으로 물량 공세, 양과 질로 승부를 본다는 측면도 존재했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할 것 같다는 시선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뜻밖의 결과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온갖 걱정의 우려와 시선을 불식시키는 그들의 통영 컵대회 퍼포먼스. 특히 공격에선 E.J 아노시케가 맹활약했고 수비를 견고히 하고자 할 때엔 랜드리 은노코를 기용하며 입맛에 맞게 특유의 시스템을 구축해갔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허훈이 떠난 자리, 양홍석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까에도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허훈이라는 리그 최고의 야전 사령관이 없을 때, 과연 국가대표 윙 포워드 양홍석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위닝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까. 팀 공격의 절반 그 이상이던 가드가 없을 때, 양홍석은 승부처에서 득점을 만들 수 있을까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그를 시험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이번 시즌이 종료되고 난 이후, FA를 맞이하는 그이기에 너무나 중요한 54경기였다. 그에게도 FA로이드가 존재할까란 흥미진진한 호기심을 꿈꿨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양홍석 그는 혼자일 때 너무 버거워 보였다. 

물론 문성곤, 최준용과 더불어 그의 가치는 여전히 시장에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숨겨져있던 잠재 능력이 폭발했다면 시장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구단은 더욱 많아지지 않았을까.

올 시즌 양홍석은 53경기 평균 12.6점 5.9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에이스 롤을 부여받았지만 전년 대비 득점은 올라가지 못했다. 실제로 그는 팀 내 외국 선수들과 하윤기를 제쳐두고 가장 많은 포제션을 가져간 선수다. 

그럼에도 2점과 3점 야투율은 모두 급격하게 떨어진 모습이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도 마찬가지로 하향세를 남겼다. 

어떤 이들은 KT를 우승 후보로 점쳤다. 그 수도 적지 않았다. 그랬기에 최종 순위를 8위로 마감한 그들의 성적표는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실패의 원인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KT와의 동행이 마무리된 서동철 감독의 지도력 & 리더십 & 전술 미스, 외국 선수 선발에서의 아쉬움, 클러치 상황에서 에이스 부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결합됐다. 

그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 공장장이도, 그 부품들도, 서로 딱딱 맞아가도 모자른 상황에 엇갈려갔다. 평균 득점은 78점으로 리그 9위, 평균 실점은 80.3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평균 83.7점, 78.2점을 기록했던 작년과 확연히 비교된다. 결국 수비와 공격이란 물고기를 모두 놓쳤다.

비시즌에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팀이 아닐까. 비판적인 어조가 있었지만 의중은 그렇지 않았음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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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폭주자전거 | 작성시간 23.03.31 양홍석 제 기억 속에 3년차 때까지는 허훈이 있으나 없으나 잘했습니다.
    하윤기처럼 롤 많이 안주는데도 알아서 공격을 하는 모습이었고 자신의 몸을 이용한 림어택도 잘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외곽에서 놀더니 퇴행하고 있네요.
    이게 하윤기라는 좋은 빅맨으로 인해 골밑에서 본인의 공격을 할 수가 없어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확실한 건 감독의 교통정리 혹은 선수 롤 정립의 실패라는 건 알겠네요.
  • 작성자키는없고근성만있는센터~* | 작성시간 23.03.31 양홍석의 경기를 몇 경기 보진 못했지만...
    첫번째로 커팅이 사라졌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면 찰떡같이 찔러주던 허훈이 없으니 예전의 커팅으로 인한 골밑 득점이 아예 안나오더군요. 두번째로 커팅이 사라지니 양홍석의 강점이던 오펜스 리바운드가 사라졌어요. 커팅으로 열심히 돌아 다니다 공이 안오면 그대로 오펜스 리바 참가였는데 커팅이 사라지니 오펜스 리바도 그냥 같이 사라져 버리더군요. 마지막으로 양홍석은 2:2가 안됩니다 그러니 플레이가 3&D가 되어 버렸어요... 양홍석의 장점이 커팅+오펜스리바+정확한3점+빡센수비 였는데... 정확한 3점도 빡센 수비도 안보이게 되더군요.... 허훈 없이 홀로서기는 실패라고 봅니다 허훈 버프를 받았구나 싶은 생각까지 들더군요.
  • 작성자♣유정랑♣ | 작성시간 23.04.01 그냥 외인 잘못 뽑고 헤비볼핸들러 공백 못 메운 게 크죠. 정성우, 김동욱으로는 역부족이었죠. 볼핸들링 안 되는 양홍석이 왜 볼잡냐는 소리가 많았는데 그런 양보다 못한 선수들 뿐인 라인업이기 때문에 양홍석이 매번 볼 잡았다 봐야 합니다. 양한테 박하다 소리 듣는 서동철이 놔둔 건 이유가 있습니다. 시즌 중후반 정성우 부상으로 아웃된 뒤엔 그냥 포가 없는 막장농구로 더 무리했죠. 이번시즌 양홍석 가장 폭망한 부분이 야투성공률이라고 보는데 본인이 볼잡고 공격시작하다 보니 세트슛이나 골밑 컷인이 아닌 드리블치다 올라가는 무리한 점퍼가 많아지면서 폭망한 건데 서동철에게 짜증나는 건 괜히 본인 스타일대로 뜯어고치다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게 너무 짜증납니다. 받아먹기3&D로 계속 혼내고 뜯어고치더니 뜬금 볼핸들러 역할을 맡긴다고 평생을 안 해본 그 게 프로레벨에서 통하나요. 어쨌든 예비FA에 양홍석이라는 기대치보다는 폭망한 시즌이긴 하지만 그 성적조차도 득점 리바 어시 모두 리그 20위권에 들 정도니까 kbl에선 여전히 좋은 선수라고 보고 또 시청자도 보기 불편했던 동행이 끝났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다시 비상하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Unsung Peter Pan | 작성시간 23.04.01 너무 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 안그래도 저도 관련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요새 너무 바빠서 ㅠㅡㄴㆍ
  • 답댓글 작성자맹꽁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4.01 공감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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