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의 전제조건 = 상대주의 (가치관)

작성자지여|작성시간12.10.29|조회수484 목록 댓글 17

이  방의 이름이 "토론광장" 이다.   토론?   한국사회에서 토론은 실종되었다. 논리가 사라지고 힘(돈,권력)의 우열만이 대다수 사람들의 가치관이 되어 버렸다. 직장, 학교, 언론, 정치판...에서는  이해관계와, 직위, 권위주의 탓에 토론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 익명이 보장되고 첨예한 이해관계가 충돌 될 것도 없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정상적인 토론이 거의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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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독점의식" 과 정치

 

청년예수의 이웃사랑과 혁명가정신을 존중한다. 그러나 기독교만이 옳고, 불교, 이슬람교, 단군신앙과 민속신앙은 틀렸다 고 주장하는 교회는 싫다.

 

종교만 그럴까?  특정 정치인을 좋아하여 그를 따르는 것이나, 싸이나 박지성에 환호하는 팬들의 환호에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그 정치인, 그 연예인, 그 스포츠 스타를 좋아하는 당신의 인격이나 취향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 정치인, 다른 연예인, 다른 스포츠선수를 좋아한다 고 해서 나의 인격을 모독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 남북분단의 아픔이고, 작금의 한국정치 현실이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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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겪은 일인데,  신본주의의 폐단, 서구 자본주의의 문제점 에 대해 토론하다 보면, 신본주의 의 반대말인 '인본주의' 가 정답이다, 고 답을 내려놓고 토론을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노무현의 " 사람사는 세상" 이라는 아름다운 가치까지 합세해 버리면 그 토론에서 그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고, 제기하다가는 몰매를 맞는다.  정상적인 토론은 불가 하다.   언어에 대한 전제조건이 잘못된 경우이다. 신본주의(서구)의 대척점으로 공자(동양)의 인본주의를 거론하는 것보다는   절대주의 에 대한 "상대주의" 로 노무현의 사상과 철학을 접근하는 것이 사실이고 토론에 부합된다.

 

노무현의 철학과 사상은 한마디로 "상대주의" 이다.  사상가 노무현, 철학가 노무현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정치가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에 한정하니까 " 민주주의의 최후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또는 " 사람이 우선인 진보,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진보" 의 굴레에서 존경하는 정치가 노무현은 가능할 지 몰라도 정상적인 토론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닐까 ?   하여... 노무현의 연설문 중에서 그 분의 상대주의 철학에 대한 몇가지 사례를 인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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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지들과 호흡을 맞춰 정치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다. 멀리 이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생각을 깊게 해서 무엇이 옳은 전략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가 어디로 가는지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가슴이 따뜻해서 약한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 의리도 있고 신의도 지키는 정치를 해야 한다. 배짱도 두둑해서 어려울 때는 버티고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이렇게 되기는 어렵다. 이런 요구를 하면 세상에서 고립될 수 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의다. 그 다음에는 대세를 만들어야 한다. 대세를 잃는 정치를 하면 안된다. 우국지사는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는 다르다. 배를 모는 선장은 폭풍우가 몰아치면 돌아가거나 배를 잠시 피신시켜야 한다. 배가 침몰하게 할 수는 없다.       ............    < 2007년  5월 19일 무등산 연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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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러분!  
 
저에게도 어버이의 회초리를 드십시오.  
국민여러분의 회초리는 언제든지 기꺼이 맞겠습니다.  
아무리 힘없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그것이 국익의 회초리라면 기쁜 마음으로 맞고 온 힘을 다해  
잘못을 고치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있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개인이나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드는 회초리라면  
매를 든 그 또한 국민이기에 맞지 않을 방법은 없지만  
결코 굴복하지는 않겠습니다.  
'너 내 편이 안되면 맞는다'라는 뜻의 회초리라면  
아무리 아파도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큰 뜻을 위배하라는 회초리라면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기대를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기댈 데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희망을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희망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2003년 5월 8일 어버이날에 국민을 어버이로 비유한 연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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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시합격을 위해 유신헌법을 공부했습니다. 한때 이 일을 부끄럽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유신헌법 책을 쓴 학자들도 민주주의의 원리에 관하여는 소상하게 써놓아서, 민주주의를 받치고 있는 상대주의 철학을 접할 수는 있는 기회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이것은 일생동안 저의 생각을 지배하는 철학이 됐습니다. 저는 이것을 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신과 5공은 저에게 새로운 사상에 접할 기회와 방황할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80년대 초 변호사시절, 단지 정의감만으로 시국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많은 사회과학분야 서적과 자료를 접하게 됐습니다.

물론 심오한 이론이 담긴 원론서도 접하기는 했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종속이론, 사회구성체이론, 민족경제론,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5.18 광주 이후 계속된 당시의 숨막히는 현실이 이런 이론과 유사하다는 점에 동의하여 비타협적 투쟁을 실천도 하고 주장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고나서도 젊은 대학교수들을 모셔서 신식민지 국가독점 자본주의론이니, 식민지 반봉건 사회론이니 하는 이론적 조류에 대한 강연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때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지원하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해 버리려 한 일도 있고, 89년 전민련이 결성되었을 때에는 거기에 은근히 기대를 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우리 현실은, 우리가 읽고 말하던 이론이 예언했던 방향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습니다.

외채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했던 우리경제는 이를 극복했고, 87년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4배의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하며 격차를 줄이고 있었습니다.


진보진영은 개방을 할 때마다 “개방으로 나라가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했으나 우리경제는 모든 개방을 성공으로 기록하면서 발전을 계속했습니다. 이제는 2만불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급속한 구조조정과 97년 외환위기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에 몰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정책으로 교정할 문제이지 시장경제원리나 세계화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민주진영은 단결을 내세웠지만 작은 차이로 분열하는 일도 많았고, 대의를 내세웠지만 이기주의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들어왔던 논리가 틀렸거나 현실이 논리를 배반한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저는 논리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더욱이 체계적으로 정연한 논리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논리에 빠져 현실에 맹목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해 왔습니다.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아주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사상체계의 완결성을 신봉하거나, 현실을 사상과 논리체계에 억지로 끼워맞추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사실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보진영이라 하여 분명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데도 아무 지적도 하지 않고, 심지어는 이름을 걸고 도와주다가 ‘그것 맞느냐’고 물으면 ‘그냥 이름만 걸어준 것’이라고 변명하는 무책임도 옳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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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들이  노무현을 "토론의 달인" 이라느니,  "토론을 하도 잘 하는 분이라서 우리가 불리하다" 는 둥, 비아냥거리며 토론하던 모습... 지금 생각해도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검사들의 지적 수준.......그리고 진보를 자처하는 교수집단들의 노무현 깔보기 캠페인.... 

 

10년이 지난 지금도 일류대학 졸업하고 사법고시 패스한 검찰들의 지적수준, 미국 일류대학 MBA 간판 장사하는 안철수류들과  고졸 노무현의 지성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토론이 무엇인지, 토론의 전제조건조차 모르는,  MBC KBS  SBS 에 출연하는 저명인사들, 그리고 진행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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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지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0.30 노하우업의 개설회칙이나 토론방 운영에 불만이 있는 것 결코 아닙니다. 혹여 오해 없으시길~ ^ ^ #,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저는 좋을 뿐이고, 이 기회를 빌어 아프로만 님의 그간의 노고에도 감사 드립니다.
    온갖 알바들이 득실거리고, 욕지거리 네티즌들이 사이트를 분탕질 하는 것, 저도 진절머리 내는 사람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 작성시간 12.10.30 아~ 지여님..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아프로만님께서 저걸 이야기하시는 것은 지여님의 의견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지여님의 글을 읽는 분들이 노하우업의 회칙과 방향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길 바란다는 뜻입니다.

    이곳은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어지간한 게시판 특히 이곳 토론광장에 접근하는데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댓글을 쓸 수 없다 뿐이죠. 그렇다보니 다른 곳과는 성격이나 운영방침이 약간 다릅니다. 그것을 정확히 해야 제대로 된 토론이 가능하고 노하우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하는 것이죠. ^_^
  • 답댓글 작성자아프로만 | 작성시간 12.10.30 [" 노하우업의 개설회칙이나 토론방 운영에 불만이 있는 것 결코 아닙니다"]

    헉~! 지여님의 오해유발 송구 합니다.

    보다시피 원래 하나의 본문인데 댓글300자수 제한으로 나뉘다보니, 마치 님의 본문에다가 개설회칙으로 직빵 디미는 것으로 보였나 봅니다.

    원래 하나의 본문이고, 정론, 공론, 절대, 상대, 존중, 인정, 일치, 불일치, 다양, 보편 등등의 명제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고, 그 화두의 [흐름] 에서 개설회칙의 [맥락] 을 도출해 본 것 입니다

    보다시피, 지여님 본문의 신본 vs 인본을 절대성과 상대성 으로 치환 풀이하신게 저의 예전 명제의 화두와 놀랍도록 유사해서 신기하고 그래서 '리바이벌' 로 달아본 댓글 입니다

  • 작성자아프로만 | 작성시간 12.10.30 정론 과 공론: http://cafe.daum.net/knowhowup/Dnqf/513

    ■ 절대성 vs 상대성 = 인정 vs 존중

    - 절대성은 '집단' 의 영역 (= '신'의 영역) = '인정' 의 영역 : 표준치 영역 : 집단은 정의롭게
    - 상대성은 '개인' 의 영역 = '존중' 의 영역 : 근사치 영역 : 개인은 자유롭게

    *******

    ■ 일치 vs 불일치 = 항상(恒常) vs 정상(正常)

    불일치가 정상, 일치를 향한 추구 오직 이것만이 항상.


    *******

    ■ 다양성 vs 보편성 의 조화 와 허용범위

    김밥속엔 다양한 재료가 있어서 조화된다, 그러나 다양성 허용을 핑계로 옆구리 터트린 것을 보편적으로 김밥이라 하지는 않는다.

  • 작성자지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0.30 김대중과 호남을 고립시킨 김영삼, 노태우, 김종필의 3당 합당때도 " 이의 있습니다 ! " 한 것은 합당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이 아니고, 합당의 절차에 이의 있습니다 고 한 것이지요. (물론 내용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반대이었지만) 노무현이 당시 문제제게한 것은 합당의 절차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이 뼈저리게 새겨야 할 부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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