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생각]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을 아십니까?

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3.05.23|조회수149 목록 댓글 6

안녕하세요? 고미생각입니다. ^^;;




우선 간만에 트위터에 마실 나갔다가 눈에 띄었던 멘션부터 인용해보자. 

 

lise ‏@sw1wlise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던 지도자였다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고 예우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예리한 문제의식과 높은 지적능력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던 대통령으로 기억.

(https://twitter.com/sw1wlise/status/337393363764531200)

 

 

맞다. 사람들은 노무현을 '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노무현을 '아는 게' 아니다. 노무현에 대한 <통념의 공유>를 아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노무현은 취임 전에도 퇴임 후에도 항상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금 진보의 시계는 몇시인가?' '지금 인류의 시계는 몇시인가?' '지금 한국의 시계는 몇시인가?'를 끊임없이 물었던 사람이 노무현이다. 2013년의 대한민국은 노무현의 질문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내디딘 적이 없는 나라다. 


 

 “인류는 얼마나 더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한국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어쩌면 쓸모 없는 고민일 수도 있지만 제가 항상 고민하는 문제는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입니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다만 한가지 아주 불안한 것은 자연의 섭리에 의해 정해진 인류의 수명을 인간이 스스로 단축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인가 하는 문제, 인간이 과연 하느님이 정해놓은 만큼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가끔 이 문제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내 생각을 말하기도 하는 데 오늘은 그냥 가끔 이런 싱거운 생각도 한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상기 연설문은 노무현이 취임하기 전인 2001년 10월 25일에 원광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강연했던 내용을 옮긴 것이다. 그러고보니 원광대는 노무현과 꽤 인연이 많았던 학교였다. 그가 말했던 의미있는 지적들들을 찬찬히 짚어보면 원광대에서 발언한 것이 제법 많다. 

▶ 참고 : 노무현 원광대 행정대학원 특강 전문 (2001.10.25)
(http://cafe.daum.net/knowhowup/Dnqf/709) 


 

“한국이 지금 어디쯤 왔는가, 최종적인 목표가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과연 어디쯤 왔는가,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흔히들 선진민주국가들 만큼 되는 것을 1차적 목표라고 한다면 한국은 얼마쯤 더 뛰어야 걸어갈 수 있을 것인가. 선진국들이 여유를 가지고 걸어가고 있다고 표현한다면 현재 한국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뛰어가고 있거든요.

과연 얼마쯤 뛰었으며 앞으로 얼마쯤 남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가끔 생각을 해봅니다. (중략)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가 하면 한국이 지금 성취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함입니다. 한국이 앞으로 무엇 무엇을 더 성취해야 하는지 그 과제를 구체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역시 인용 출처는 위와 같다. 취임 전에도 퇴임 후에도 같은 질문을 항상 던졌던 사람.. 지도와 나침반과 컴파스를 갖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물었던 사람.. 그가 노무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뛰어났던 노무현은 김대중이라는 뿌리와 바탕이 없이는 나오기 불가능한 대통령이었다.

그래서 김대중과 노무현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노무현 배신자'를 운운하면서 '친노색' 빼기에 골몰하는 민주당은 이 대목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노무현이 장사가 될 때에는 스스로 상주를 자처하더니 대선과 총선에서는 친노 색을 빼면서 제 갈길 찾기 바빠서 '내 탓이오'라며 반성만을 밥먹듯 일삼는 당이 된다는 것은 국민과 지지자를 욕되게 하는 일이다. 

노무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면 노무현을 지지했던 이유가 노무현이 '무오류'이고 '초인'이어서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 부끄러움을 아는 것, 그것이 노무현을 <아는 것>이고 노무현을 <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의 정신을 알고 있다면서 <현란한 수사>로 노무현을 예찬할지언정 그들은 노무현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며, 노무현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말재주가 아닌 행적을 보라고 말한 사람이 노무현이다. 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엉뚱한 안철수에게 열광한다. 그리고 그들은 안철수에게 실망하면 새로운 안철수를 찾아 헤맬 것이다. 그것은 결코 노무현 과(科)가 가는 길일 수 없다.

 

 

▶ 참고칼럼 : 참여계는 무엇인가? [고미생각, 남군]

(http://cafe.daum.net/knowhowup/Dnqf/724)




  고미생각 드림 / 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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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23 가신 분께서 말씀하신 분노란 어두움과 그릇됨과 부당함과 불의와 슬픔을 비추는 등불같은 것이다. 불은 주변을 밝히고 온기를 나눠주는 일을 한다. 우리가 가져야 할 건강한 분노는 바로 이 불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이 불이 지나치게 타올라 나와 남까지 모두 휩쓸고 삼키는 화마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분노가 어두움을 밝히고 온기를 나누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나와 남 모두를 상처입힐 뿐이다. 새삼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값싼 용서'라는 말을 되새길 일이다.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23 가신 분께서 말씀하신 분노로 시작한 정치였음에도 분노를 해소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분명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허나 이 나라의 좌와 우라는 세력은 죄다 분노을 부채질하여 극한 대립의 화마만을 남기려 작정한 듯하다. 그것이 정치의 할 일이 아니라고 믿었던 가신 분께서는 '겁도 없이' 정치를 바꾸려다가 결국 목숨까지 내놓으셔야 했다. 그것이 그분 죽음의 진짜 의미이다.
  •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23 미투데이 회원님께서 내 포스팅에 이런 댓글을 주셨다.

    "21세기가 무르익기 전에, 아직도 80년대 개념을 가진 국민이 그를 만난…"

    핵심이자 정곡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 대한민국 진보의 수준은 여전히 80년대에 머물러 있다. 흔히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말하지만 아프로만님과 나는 누누히 역사에 없는 것은 <공짜>라는 사실을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두고 유시민은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멋드러진 표현을 사용하여 설명한 바 있다.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23 나는 분명히 말한다. 내가 노무현을 지지했던 이유는 노무현이 <무오류>이고 <초인>이어서가 아니다. 그를 무오류의 초인으로 만들어 떠받드는 사람은 언제든 노무현을 버리고 유시민으로 안철수로.. 또 누군가로 갈아탈 수 있다. 그건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도, 노무현을 아는 것도, 노무현을 사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떠받들고 열광할 존재가 필요했던 것일 뿐이다. 정녕 '사랑과 증오'는 <백지의 양면>이다. 노무현은 그렇게 떠받들어 모셔야 할 드높은 존재가 아니다. 허나 이 시대의 국민들과 진보들은 여전히 <메시아>로서 추앙하고 떠받들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비극이다.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23 결국 노무현을 살리고 죽이는 것은 정녕 국민들의 몫이며 시민의 몫이다.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을 결코 넘지 못한다"는 정치판의 경험칙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일이다.

    이제 우리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야 할 곳은 자라나는 어린이들, 그리고 그 어린이들이 올바른 토양에서 커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에 있다. 현재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면 미래의 후손들에게 최소한 <씨앗>은 올바로 물려주고 심어주고 쥐어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노무현을 사는 마지막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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