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생각] '일베 폐쇄' 주장이 놓치고 있는 것..

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3.05.27|조회수181 목록 댓글 14

안녕하세요? 고미생각입니다. ^^;;



지난주부터 계속 '억하심정의 해악'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베의 쉴드'를 쳐준다, 그건 본인 주장에 대한 파급효과, 부작용에 속하지 않는단 말이냐? 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그들의 주장을 또 한가지 짚어보자면 자신들이 '일베'를 반대하고 폐쇄를 주장하는 것을 '즉흥적인 감정'으로 치부한다는 느낌 때문에 적잖이 자존심이 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냉정해져야 한다.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억하심정의 문제를 지난 칼럼에서 꺼내 들었던 것은 일베 폐쇄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감정적'이라고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일베 폐쇄를 두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짚고 넘어가야 역사는 <진보>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얘기가 나온 김에 다시 한번 차근차근 짚어보자. 지난 포스팅에서 인용한 아프로만님의 공선법 93조의 사례를 내가 포스팅을 통해 강조한 이유는 그분이 겪은 일이 그만큼 억울했다라는 것을 항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법원종속적>인 나라인가?” 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말이며, 그것은 다시 말해 대한민국 사법부라는 곳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집단인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당위성>에만 골몰해서는 결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나는 고대 박경신 교수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일베> 문제를 끼워넣어서 <여론 몰이>를 한다는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과 비판, 의심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론, 칼럼을 인용한 것이다. 아프로만님이 겪은 문제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서도 대한민국 사법부의 문제는 사법부와 실제 사건으로 직접 부딪혀보지 않으면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 

많은 분들이 <사법부>의 <정의>와 <양심적 판단>에 기대를 거는 모양이지만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절대로 그렇게 <정의를 구현>하는 일에 충실한 집단이 되지 못한다. 이런 사례는 정말 무수하게 예로 들 수 있다. 

그 많은 증거 사례, 근거 사례를 단 한 문장으로 줄이면 지난 포스팅에서 인용했던 “아프로만님의 글”에서 딱 한개의 문장만 인용해도 충분하다. 그 한문장이면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실과 실태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서운 법은 떼법이며 가장 무서운 죄는 괘씸죄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론'의 향방이라는 것이다. <압도적인 여론이 형성>되었을 때 사법부가 그 여론을 애써 뒤집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 대신 그들은 여론이 관심을 두지 않는 <사각지대>를 '조지는 것'으로 자신들의 권위를 과시한다. 이게 대한민국의 사법부다. 

'여론이 관심을 갖지 않는 힘없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사법부에 도전하는 <괘씸죄>에 대해서는 일말의 관용도 베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것이 아프로만님의 공선법 93조 뿐만 아니라 박정근 사태, 그리고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의 구속과 같은 '현실적인 사례'를 통해 드러난다는 게 훨씬 더 본질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실제 디테일한 사례>들을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고 지금 당장의 <정의감과 당위성>에 도취되어 일을 처리하기에는 우리나라의 공론장의 인식과 논의 수준이 한참 못미친다는 것이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주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다.

홍성수 교수가 '대한민국 사법부는 결코 이명박 모욕과 노무현 모욕의 구분점을 확실하게 정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짚은 것이나. 시사인 천관율 기자의 지적대로 '우리 편일 때는 미국 사례를 근거로 들고 남의 편일 때는 독일 사례를 근거로 드는 <이중잣대의 함정>을 극복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무조건 <법대로 하자>며 들고 일어나봐야 당장은 기분이 풀릴 지도 모르지만 멀리 내다보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지난 칼럼을 통해 바로 이런 점에 대해서 우리가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미국의 길, 유럽의 길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독자적인 길에 대한 결론을 얻어낸 다음에야 이런 문제에 대해 좀 더 진도를 나갈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고미생각 드림 / 2013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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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01 1020은 일베로 40대 이상 기성 세대들은 종편으로 이렇게 자기들이 접근하기 쉬운 매체로 제각기 이동해서 <혐오>와 <막장>에 도취되고 있는 것..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이자 실태다.

    그런데 일베는 일단 폐쇄하기 쉽다. 저쪽과의 연관성을 주장하기에는 몸통들은 대충 꼬리자르기 식으로 모르쇠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사실 부담도 별로 없다. 그러니 힘센 종편에 대항하느니 눈에 보이고 만만한 일베를 타겟팅하는 것이 여론전에도 도움이 되고 이래저래 편리한 것이다. 내가 아프로만님의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한 부분을 따로 빼서 포스팅한 것이 바로 이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01 2. 그리고 이렇게 해서 일베 <폐쇄>에 성공하면?! 민주당이 드디어 <한 건> 했습니다! 하고 과시하고 생색내고, 공치사하기 딱 좋다. 일단 액션을 해서 <성과>를 냈으니까 이걸로 일단 한탕 버는 거다. 그런데 아뿔싸! 새누리에서 역공이 들어왔다. '민주당은 일베를 잡으십시오. 우리는 일자리를 잡겠습니다1' 이게 새누리당이다. 정말 답답하다;;; 하긴 민주당이 이걸 몰라서 이러는 게 아닐거다. <과점 체제> 지금 이대로가 편하니까.. 이렇게 알고서도 그냥 당해주는 것일테지.. 에효~~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01 끝으로 한가지 살짝 해설하자면 아프로만님이 '점덤 더 합니다?' 라고 언급한 <포인트> 바로 '의사전달'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 청년회관>이 왜 존재하나? <회의>하려고.. 그러면 회의는 왜 하나? <토의>하고 <토론>하려고.. 그렇다면 이게 뭔가? '의사전달'이다. 이장이 마이크 대고 '아아~ 주민여러분께 안내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만이 '의사전달'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의사전달 제대로 해야 한다는데 의사전달을 위해 만든 <마을 청년회관>을 없애자고?! 바로 여기서 주장의 모순점이 발견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뽀인트>라고 나는 생각한다!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01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전달> 하는 것 말고, 내 의사, 내 생각도 <전달>을 해야 반영이 되든지 말던지 하는 게 아닌가? 일방적인 <안내방송>이면 의사전달로 충분하다고 여기니까 <마을 청년회관> 그까이꺼 그냥 없애버리면 되지.. 하는 생각이 나오는 거다.

    마을 회관을 없앨 것이 아니라 마을 청년들의 생각을 돌려야 한다. 부끄러움을 알게 만들어야 하고, 염치를 알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은 단순히 문재인의 대선 카피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말이다.

    헌데 이건 어렵다. 쉽지가 않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대신 만만하고 눈에 보이는 <마을청년 회관>은 때려잡기 쉽다. 이게 뽀인트인거다.
  • 답댓글 작성자고미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01 어차피 이미 다 한 얘기인데 왜 동어반복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흐름과 맥락을 잡아가면서 찬찬히 설명안해주면 이해 못하는 것이 사람이라 일일이 꼼꼼하게 짚어보았다. 아프로만님은 타자가 고역이지만 난 타자가 즐겁다.. 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민주당 계열의 <일베 투쟁>을 보고 있으면 딱 이 속담이 생각난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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