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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토론게시판

김보름이 그렇게 욕먹을 정도로 잘못을 했는가?

작성자ㅁㅁㅁ|작성시간18.03.01|조회수643 목록 댓글 17


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국민'이라는 완장 하나 차고는

다른 사람을 심판하고 해코지 하면서

마치 그게 정의로운 일인양 하는 것이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김보름과 관련된 논란도 네티즌들의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김보름이 노선영을 왕따시켰다는 핑계로 네티즌들이 김보름을 왕따시켰다.

김보름을 가해하는 행동을 한 사람들은 김보름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과연 이번 일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수십만명이 몰려가서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할만한 일이었는가?



사실관계를 따져보자.


먼저 김보름이 노선영을 왕따시켰는가?


아니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왕따시켰다고 하는데

김보름은 팀메이트 박지우와 룸메이트로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고, 

김보름이 기자회견하는 날에도 박지우와 함께 외출을 하다 기자들에게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김보름과 노선영이 사이가 안 좋으면 안 좋았지, 왕따를 시켰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



노선영을 내버려둔 것이 노선영을 망신주기 위한 행동이었는가?


그렇게 보기 어렵다.

노선영이 원했는지 강요를 받았는지 알 수 없으나

노선영이 마지막에 3번째 주자로 뛰는 것은 미리 약속된 작전이었다.

노선영 선수가 뒤쳐지는 것을 알고 작전을 변경하여 중간에 넣어서 함께 달렸다면 좋을 것이지만

몇 초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그 상황을 파악하고 동시에 작전을 변경한다는 게 당연히 기대되는 행동인지는 모르겠다.

특히 중간에서 맨뒤 선수를 확인해야 했던 박지우는 98년생으로 매우 어린 선수다.

올림픽무대라는 것만으로도 큰 중압감을 느꼈을 것이다. 노선영이 뒤쳐지는 걸 눈치 못 챘을 개연성이 있다.

김보름도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안 되었고 전체 6바퀴 중 3바퀴를 선두에서 달리면서 다른 팀원을 위해 희생했다.

노선영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더 속도를 냈다고 볼만한 이유가 없는 것 같다.

고의적인 것은 아닌 것 같고, 실책은 어떤 스포츠에든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은 14초대 라프타임을 일정하게 유지한 것으로 나온다.

노선영을 뒤쳐지게 하기 위해 속도를 더 올렸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노선영을 3번째 주자로 세우는 작전은 노선영 죽이기 아닌가?


잘모르겠다.

작전이 잘못이라면 김보름이 그렇게 욕먹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

노선영은 백철기 감독이 갑자기 작전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이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을 하니 진실은 잘 모르겠다.

다만 노선영이 마지막으로 달리는 전략을 그전에도 사용한 적 있다는 증언들이 있고

노선영이 1500m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려서 노선영이 좋은 컨디션이라고 판단하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기존 성적으로는 어차피 4강 안에 못 들어가니 도박성 전략인 것 같다.

과거 소치에서 마지막 주자에게 속도를 맞추다 역전당하여 낮은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었고

3분 안에 못 들어오면 준결승 진출이 안 되니 마지막주자를 위해 속도를 늦추는 것보다 마지막 주자가 힘들더라도 앞선수를 따라가는 게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을 수 도 있다.

실제로 이 작전으로 기록한 3분 3초대 기록은 이팀이 내었던 성적 중에서도 좋은 성적이었다.

같은 멤버구성으로 2017아시안게임에서 3분 7초대, 평창7-8위전에서 3분 6초대의 기록을 내었으니

노선영이 뒤쳐져 들어왔어도 기록 자체는 좋다.




김보름은 노선영을 비웃었는가?


알 수 없다.

여러 자료를 통해서 김보름의 평소 표정이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확신하긴 어렵다.




김보름이 나쁜 인터뷰를 했는가?


인터뷰가 좋지 않았다. 이건 쉴드가 불가능할 듯.

하지만 노골적으로 노선영을 탓하는 인터뷰도 아니었고

노선영을 탓하는 뉘앙스가 느껴졌다는 것인데

이 인터뷰가 그정도의 공격을 받을만한 인터뷰였는지는 모르겠다.




김보름은 특혜를 받고 노선영은 소외되었는가?


그렇게 보기 어렵다.

매스스타트는 코너링이 중요한데, 코너링 기술은 쇼트트랙 훈련을 통해서 기를 수 있다고 한다.

태릉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태릉의 쇼트트랙훈련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에 다른 훈련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김보름만 따로 훈련받은 것이 아니라 다른 매스스타트 선수들도 함께 한체대시설에서 훈련을 받았다.

매스스타트 훈련 때문에 팀추월 훈련이 부족했다면 훈련 스케쥴 관리의 문제이지 김보름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김보름이 좀 더 세련된 인터뷰를 했었다면 좋았겠다.

마지막에 같이 들어왔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고의적으로 노선영을 망신줬다, 왕따했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


그리고 김보름의 잘못이 크다한들 범죄를 저지른 것도 패륜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이정도로 전국민적 비난을 받아야 했을까?


난 아무리 생각해도 김보름이 노선영을 왕따시켰다는 핑계로

전국민이 김보름을 왕따시킨 것 같다.



누구 실수 안 하나 기다렸다가 이렇게 달려드는 사람들을 보면 무섭다.



노선영이 입장을 안 밝히고 있으니깐

이젠 다시 표적이 노선영으로 바뀌려는 듯한 움직임도 보이던데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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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모중심 | 작성시간 18.03.03 ㅁㅁㅁ 님의 답글은
    김보름 마녀사냥을 문제 삼는게 아니라.
    김보름 잘못이 거의 없다고 해명하는 것 처럼 들림.

    내 상식으론 뒤쳐진 선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없었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됨. 실수라 하긴에 고의적 조작적으로 뻔히 보이는 데.
    국대잖아. 국대. 무슨 중고등 경기도 아니고 ㅠㅠ
  • 답댓글 작성자ㅁㅁ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3.03 모중심 뭐 그렇게 들려도 상관없음.
    내가 말하고자하는 건 잘못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공격했다는 거니깐..
    네티즌들이 말하는 고의적인 왕따가 없었을 확률이 높다는 걸 말하는 것임.
    실책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인터뷰에서 잘못이 있다고는 생각함.

    국대로서 선수 뒤쳐진 걸 파악 못한 건 중대한 실책이지만
    고의적으로 선수를 내버렸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하겠음.
    노선영이 뒤쳐진 걸 제일 빨리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던 박지우와의 관계도 계속 좋고..
  • 답댓글 작성자ㅁㅁ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3.03 모중심 노선영은 다른 스케이트 선수들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봤는데
    김보름이 다른 스케이트 선수들 사진에 등장하는 것을 보지 못했음.
    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김보름이 친목질하고 있었을지 모르나
    노선영이 팀내에서 왕따로 판단되지는 않음.

    김보름이 멘붕에 빠졌을 때
    억지로 숙소에서 꺼내서 밥 먹인 것도 남자선수들이라고 알려진 것을 보면
    김보름이 다른 선수를 왕따시킬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지 못했을 확률이 더 높음.
  • 답댓글 작성자모중심 | 작성시간 18.03.03 ㅁㅁㅁ 나 역시. 현재 미투관련 기사 댓글 보면서, 과도한 마녀사냥은 우려스럽기는 함.
    구조 와 개인은 구분 되는 게 맞음.

    난 갠적으로 김보름 사건을 빙상연맹 구조적 관점에서 노선영을 피해자로 보고 있었음. 김보름의 개인적 인성은 부차적인 거고...
  • 작성자모중심 | 작성시간 18.03.03 김보름 모두까기 마녀사냥 한 거는 좀 심한 면이 있는 건 맞음.
    하지만 김보름은 팀플레이나 인터뷰를 보면 잘못한게 좀 있음 , 그냥 당분간 쭈꾸려 있으면 됨.
    빙상연명은 구조적 개혁이나, 관계자 몇몆은 책임, 처벌을 받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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