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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연금? 나중에 제대로 받을 수나 있을지??

작성자비빔밥(경기)|작성시간12.06.28|조회수747 목록 댓글 33

오늘 좀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오후에 일하는 데 갑자기 3명의 사람이 사무실에 들이닥쳤습니다.

누군가 했더니 국민연금공단에서 나온 사람들이더군요.

혼자와도 될 것을 2명의 정체불명의 수행비서(?)를 대동하고 왔길래

뭔 일인가 의아해하며 의자에 앉았더니

국민연금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국민연금이 근로자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는지부터 시작해서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국민연금 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그래서 혹시 누락된 직원이 있는지 확인 차 왔다는 말로 끝맺더군요.

듣자하니 10명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을 돌아다니며

국민연금 가입을 읍소하고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중간에 몇 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조용히 얘기 다 듣고 시원한 냉커피 한잔씩 대접하고 보냈습니다.

..

저도 제 이름 걸고 사업 시작한지 벌써 7년째라

세금이니 뭐니 별의별 귀찮은 서류들이 종종 날라 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연금관리 공단에서 직원이 직접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라 좀 황당하더군요.

어차피 필요할 때 마다 관련서류 다 작성해서 연금공단에 보내기 때문에

굳이 영업장을 찾아올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더군다나 이 더운 날 자잘한 사업장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고역일 텐데 말입니다.

돌려 생각하면 결국 영업이란 말인데,

장사가 잘되면 굳이 힘들게 영업을 뛸 필요 없다는 건 다들 아시고 계실 테고,

공단 직원들이 영업을 뛰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상황이 그렇게 나쁜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

뉴스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제 국회 예산정책처가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재정이 완전히 붕괴된다는 내용의

장기재정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뭐 장기적인 관점에서 2060년이 되면

국가채무가 GDP의 218%인 2경에 달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열 살 초등학생의 경우

평생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보다 3억 2천만 원에 이르는 세금을

더 내어야 한다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현재 기성세대가 일으킨 거품의 본질은

지금 자라나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

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미리 땡겨다 쓴 것인데,

그로 인해 우리의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미래의 후손들은 비참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똥 싼 놈 따로 치우는 놈 따로~라는 말이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은 예전의 패러다임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인구 변화에 따른 변화를 위주로 분석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부채 자본주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뀐다면

2060년이 아니라 당장 몇 년 안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없습니다.

..

어쨌든 이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는 기성세대가

지금보다 더 많이 내고 덜 받아야 된다는 것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연금관리공단 직원들이나 먹여 살리고

주식 하락장에서 열심히 땜빵이나 해서 원금도 제대로 보존 못하는,

그래서 막상 연금 낸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혜택도 주지 못하는

연금 제도를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ㅋㅋ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일종의 폰지 사기인데 말이죠..

..

제가 얼마 전에 저축성 보험 무용론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예전에 꽤 큰 금액의 변액보험을 든 적이 있었습니다.

변액보험이라는 게 제가 낸 돈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여 수익만큼 돌려주는 상품이고

설계사의 말로는 단기적으로 주식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니 장기 투자는 반드시 성공한다고 하더군요.

영원한 성장이라?? 물론 꿈같은 이야기죠!

과연 현대의 자본주의가 과연 지속가능한 장기 성장을 가져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 동안의 사기질을 성장이었다고 주장한다면야

더 이상 할 말이 없겠지만요!

..

문제의 핵심은 인구 감소가 아니라

연금이던 뭐든 국가의 복지제도가

과거의 부채 중심의 성장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성장 모델은

무한정 우려먹을 수 있는 천년 묵은 간장독이 아니란 말이죠!

지금은 과거 모델이 더 이상 적용될 수 없는 임계점에 이른 것이고

윗돌 빼어 아랫돌 막는 것도 한계가 일을 터인데

아무리 기성세대 잘못이라 하더라도

자기들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에서

알지도 못하는 후손들 위해 순순히 양보할 것도 아니고

또 양보한다고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닌 바

임시 땜빵으로 질질질 끌다가 결국 수습 불가능한 상황에 몰리는

최악의 사태가 뻔히 예상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불쌍한 아들과 딸들은

그들의 선배 88만원 세대를 부러워하게 되겠지요!

..

뭐 저도 매달 꼬박꼬박 연금 냅니다만

‘받은 것 보다 더 많이 받는다.’는

1+1=3이 되는 마법의 시너지 효과를 곧이곧대로 믿을 만큼

멍청하지는 않단 말이죠.

물론 과거 거품 경제 시절이라면 더 큰 것을 바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냥 세금이거니 하고 내지요..

뭐..물론 나중에 늙어서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노인정에서 쓸 장기 판돈 정도의 용돈이라도 나온다면

감사하긴 하겠지만,

거기까지 바라지도 않습니다.

..

사실 제 집사람이 공무원입니다.

10년을 넘게 일했는데도 월급이 쥐꼬리라 제가 뭐라고 하면 늘 연금 자랑을 합니다.

공무원 부인 만나서 나중에 연금 덕 톡톡히 볼거라고 하도 자랑을 하길래

당신이 은퇴하고 연금받기 전에 국민연금이던 공무원 연금이던

다 망해서 못받게 될 가능성도 있고

운이 좋아 받는다 해도 절대로 넉넉하게 받지 못할꺼라고 얘기해 줬더니

요즘은 좀 조용합니다..ㅋㅋ (아! 슬퍼해야 되는건가요?ㅠ)

인플레이션이 연금 생활자에게 쥐약이라는 것은 아시죠?

원래 복지국가 모델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모델입니다.

그래서 장하준 교수도 일정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구요.

물론 국가가 뭐든 것을 책임져 줄 수 있을 때야 서로 좋은 것이지만

만약 과거의 복지를 지속할 수 없다면

그간 열심히 국가에 세금낸 사람들은 완전 바보가 되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보게 될 인플레이션이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웃으며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것이다란 점입니다.

과거의 모든 것이 틀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상황이 바뀌면 영원한 사랑의 약속도 무의미 한 것이됩니다!!

..

아마 노후 대비 한다고 열심히 연금 붓고

아파트가 최고의 노후 대책이라고 평생 번 돈 아파트에 다 쏟아 넣고

통장에 들어있는 현금과 주식을 효자 삼아 사시는 50~60대 분들은...음..

판단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몫이니......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충산층들의 자산 대부분이 아파트에 묶여 있지요.

그런데 그 아파트가 붕괴되고 있단 말입니다.

과거의 효자손이었던 아파트가

이제는 물귀신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

성장에서 축소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지금,

아직도 눈치를 챙기지 못한 사람들은

주식이나 집값이 단기 조정을 거치고

과거처럼 쭉쭉~ 오르기만 목이 빠져라 간절히 기다리고 있겠지요.

반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이미 기차를 갈아탔을 것 이구요.

또, 서로 역방향으로 달려가는 기차지만

처음에는 맘만 먹으면 갈아탈 수 있는 거리인지라

아직 안심하고 상황을 주시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움직이는 속도로 봐서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일순간 가속도가 붙으면 갈아타기는 불가능해 질 것입니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달리기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지요.

주식 시장에 ‘어깨에서 사서 무릎에서 팔아라!’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최적의 타이밍이란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그 시점이지

최고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점이 아닙니다.

그걸 맞출 수 있으면 아예 그쪽으로 나가셔도 되겠지요?

그리고 '내가 금을 사자마자 금값이 떨어졌다!'

'비상식량 유통기간이 지나버려 버리게 됐다!'고 가슴 아파 하는 분들은

아직 상황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분들입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피부로 느끼는 순간은 이미 늦은 순간입니다.

그러니 너무 속상해 하실 필요 없습니다.

쓰나미가 여러분 눈에 쓰나미로 보이면 여러분은 이미 죽은 목숨이지요.

반대로 쓰나미가 쓰나미로 보이지 않을 거리를 확보하면

여러분은 산 것입니다.

 

쓰나미가 눈에 보여야 튀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참으로 용기가 많으신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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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나비(인천) | 작성시간 12.06.29 쓰나미 얘기는 간결명료하게 공감 팍 가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삶과행복 | 작성시간 12.06.29 나라에서 하는일이니 안낼수는없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세금 더낸다 생각으로 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연금받을수 있는 상황이 되면 너무나 감사한일이요. 그런일일 없을지라도 마음을 비우고 살렵니다.
    비빔밥님의 귀한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 ~
  • 작성자가을하늘진(광주) | 작성시간 12.06.29 좋은글 고맙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작성자다음세상(광주) | 작성시간 12.06.30 최적의 타이밍에 관한 말씀....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불행히도 지금은 머릿속과 현 상황이 같이 가지 않아 매우 괴로운 심정이지만.
  • 작성자이성환(서울) | 작성시간 12.09.06 저도 변액보험이있긴한데...걱정입니다... ㅡㅡㅋ 너무 쉽게 보험들 든거같기도하고요..
    그냥 적금을 넣어두자니 이자가...;';;; 참 고민입니다,.. 이제와서 깨기도그렇고요..
    어떻게해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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