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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분노의 포도 or 분노의 백성들?

작성자비빔밥(경기)|작성시간12.08.01|조회수672 목록 댓글 19

이번 주가 휴가 피크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 또한 지난 주말부터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만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보니 아이들을 위한 휴가로 고생중입니다.

어릴 때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은데

시간적 금전적 한계가 있다 보니 좋은 아빠가 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 4일 애들 데리고 좀 무리를 했더니 온 몸이 쑤시네요.

내일 하루 마지막 코스가 남았지만 기운을 추슬러 글 하나 쓰고 갑니다.

내일 마지막 코스까지 돌고나면 쓰러져서 당분간 글을 못 쓸 것 같기에...ㅠ

..

분노의 포도!

194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존 스타인벡의 작품으로

대공황시기 소작농들의 삶의 애환과 분노를 그려낸 수작이지요.

1929년 10월 검은 목요일이라 불리는 뉴욕 주식시장 대폭락 사건으로

시작된 대공황은 말 그대로 당시 미국인들의 삶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학교 교과서에는 공장이 문을 닫아 실업자가 된 사람들의 고통을 설명하고 있지만

당시 농민들 또한 도시인들 못지않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백만 에이커를 가진 한 사람의 대지주를 위해 10만 명이 굶주렸다!’는

스타인벡의 표현이 당시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

지난 100년간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1930년 대공황을 인류 최악의 경제 재앙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 대공황 당시의 상황을 들여다 보면

지금과 달리 대공황 당시엔 인구의 1/3이 이상이 농민이었고

많은 가정들이 텃밭과 가금류를 키우고 있었으며,

건강한 경제와 실물에 근거를 둔 화폐를 갖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경제 위기를 잘 견뎌 낼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지나치게 도시화되고 문명의 이기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당시와 동일한 규모의 경제 위기가 닥친다고 상상해 보았을 때

현대인들이 느낄 고통과 어려움은 1930년대 당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경제적 어려움이

1930년대와는 차원이 다른 경제적 붕괴 규모라면 어떨까요?

과연 대다수 대중들에 미칠 그 결과를 제대로 예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앞으로 닥칠 미래에 대한 간단한 예상을 해볼까 합니다.

물론 현 상황에서는 아직까지 소설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만

앞으로의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염두에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1. 1~2년 안에 1930년 당시 대공황과는 비견할 수 없는 전 세계적 경제 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디플레이션이니 하이퍼니 하는 구분이 큰 의미가 없는 규모의 경제 붕괴를 의미합니다.)

2. 달러는 결국 붕괴될 것이며, 달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무역과 글로벌 경제 또한 붕괴될 것이며 국가 간 공조나 협조는 과거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3. 대외 의존도가 큰 국가들, 특히 식량과 에너지의 대외 의존도가 큰 국가들의 국민들은 큰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4. 인터넷을 포함 모든 정보는 국가에 의해 통제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 이념은 무시될 것이며 혼란과 폭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5. 패권이 재분배되는 과정에서 국가 간의 이합집산이 이루어 질 것이며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연합과 새로운 경제 블록이 추진되며 새로운 지역 화폐가 만들어 질 것이다. 이 경우 금에 기반한 새로운 화폐가 기반이 될 것이고 향후 전자 화폐로 발전되어 갈 것이다.

6. 이 모든 과정에서 최소 6개월 정도 도시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거나 축소될 것이며, 적당한 준비를 하지 못한 개인들은 매우 견디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7. 경제 붕괴의 과정에서 극심한 디플레이션과 그 이후 이어지는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 마지막 신용화폐의 붕괴를 거치며 개인들의 부는 거의 의미 없는 수준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며 붕괴 이후 새롭게 발생하는 정치권력은 과거 토지 개혁과 유사한 자산 몰수와 재분배를 통해 표면상 공평해 보이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할 것이다. 물론 이 공정한 사회는 1%의 자본가들과 99%의 평민들로 구분되는 시스템으로 정부는 표면상 민주적 이념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과두정’이 핵심이 되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너무 지나친 상상이라고요?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잘 견뎌온 세계 경제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리 없다구요?

그렇게 무너지도록 전 세계 리더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고요?

물론 최악의 상황에 대한 가정일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든 상황이 잘 짜여 진 각본에 의해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은 안해보셨는지요?

단지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적 어리석음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기엔

인간은 너무나도 간악하고도 욕심이 많은 존재입니다.

저는 지금의 세계 경제 위기가

너무나 잘 짜여 진 시나리오에 기반하고 있고

시청률에 따라 각본을 재구성 하듯이

대중들의 반응에 근거하여 끊임 없이 세부 시나리오를 재구성하며

시청자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3편으로 예정됐던 붕괴 드라마가

벌써 30편 넘게 방영되고 있으니

갈수록 늘어지는 내용에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지만

시청률과 광고 수익에 목숨을 거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아직 더 끌고 갈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겠지요.

이론상 40편까지 늘어질 수도 있겠지만

전 세계 시청자들인 대중들이 가만히 있지를 않겠지요?

적당한 선에서 끊어줘야 한다는 것 정도는

그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

얼마 전 드라기의 말 한마디로

전 세계 증시가 치솟았더군요.

한마디로 웃기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거짓말에 울고 웃는 시청자들이 있으니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좀 더 끌고 갈 명분이 생기는 것입니다.

무지한 대중은 지금의 조작 시나리오에 끝없는 에너지를 공급해 주고 있습니다.

즉, 아직 부의 이전이 충분하고도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겠지요.

하지만 지 곳간 털리는 것도 모르고 드라마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곳간이 털리고 있음을 인식하는 순간에

그들의 곳간을 일시에 완전히 털어버리기 위한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시작될 것입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정신 줄 놓고 재방, 삼방을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올림픽?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에 목을 매는 사람들을 보면

있던 동정심도 사라져 버리더군요.

즐기는 것과 빠지는 것은 엄연히 다른데 말입니다.

88올림픽 당시 3사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거의 100% 올림픽 관련 방송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정부의 순준이나 국민들의 수준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더군요.

저도 박태환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우리 아들보다 더 좋아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최근 올림픽도 그렇고 쓸데없는 연예인들 사생활 문제도 그렇고

결국은 국민들 눈을 가리는 눈가리개일 뿐이지요.

..

드라마에 빠져 가사 일도 뒷전으로 하고 정신없는 보든,

아니면 중간에 빠져나와 각자 살아남을 준비를 하던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입니다만

아직도 호재 운운하며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개미들이 많을 것을 보아하니

최상의 타이밍을 제대로 맞출 개인들이 얼마나 있을지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

많은 논객들이 경제 붕괴를 외쳐 온지도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그들의 주장처럼 중간 중간에 위험한 시기도 있었지만

글로벌 공조와 경제 수장들의 적절하고도 허를 찌르는 비책(?)으로

마치 오뚜기가 일어서듯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요즘 그 오뚜기도 좀 힘겨워 보이기도 합니다만..ㅋㅋ)

물론 그동안 본질적으로 바뀐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악화만 되어왔죠.

2008년 금융위기 시 위기가 주는 조언을 따랐다면

수많은 은행들이 붕괴되고

여러 나라들이 디폴트, 또는 붕괴의 고통을 겪었겠지만

최소한 지구(?)는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금융기관의 지급불능 문제가

국가들의 지급불능 문제로 전이되었고

디플레이션의 파괴력은 하루가 다르게 더욱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퍼의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지요.

디플레이션의 파괴력이 더욱 커질수록 하이퍼의 가능성도 더불어 더 커집니다.

많은 분이들이 이 부분을 오해하시더군요.)

결국 그 과정에서 중산층은 점점 붕괴되어가고 있으며

전 세계 빈민층들은 이미 아사 직전입니다.

(우리도 물가가 올라 이렇게 힘든데 아프리카나 동남아 극빈층들은 어떻겠습니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우리 속담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지요.

..

표면상 미국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유럽을 거쳐 아시아 신흥국, 특히 중국에 도달해야

1라운드가 끝나게 될 것이라 종종 말씀드려왔습니다.

경제 위기 2라운드는 신용화폐의 붕괴와

그에 따른 새로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혹은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입니다.

과연 그 과정에서 한국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까요?

한국 경제는 어느 시점에서 본격적인 붕괴의 상황을 직면하게 될까요?

아니, 아시아 경제 붕괴와 재구성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우리나라의 정치인들, 특히 현 정부의 경제 관료들은

한국식 암기공부와 단순 무식 고시공부의 피해자로 뼈 속까지 무능한 존재들이거나

아니면, 세포 하나하나까지 사리사욕에 젖어 있는 너무나 똑똑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의 꿈꾸는 이상적 세상이

과거 친일파들이 꿈꾸었던 대동아공영의 환상을 능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MB가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말하지만

정말 무능한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겠지요?!

그렇다면 MB와 그 도당들은 정말 무능했던 걸까요?

아니면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들이 꿈꿔온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일까요?

국민들 눈에 그들이 여론과 민의를 무시하고

또 철저하게 부도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최소한 자신들의 명성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명성과 도덕성을 포기하고 그들이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단지 자기 자손들이 대대로 먹고살 수 있는 천문학적인 돈이었을까요?

최종 판단은 어디까지나 여러분의 몫입니다만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결국 현재 위기에 대한 개인의 판단에 의해

각자의 미래는 많이 달라질 것 것이라는 점은 명확합니다.

..

잠시 이해를 돕기 위해 부동산을 볼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가 적극적 부양책을 펴면

상황이 반전되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반드시 반전이 일어나야만 살아날 수 있는 사람들이란 점입니다.

이들은 과거의 데이터에 지나치게 집착했거나

또는 개인적 이해관계에 의해 상황을 오판한 케이스죠.

이는 밖에서 뻔히 보이는 남녀관계의 결론을

정작 당사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하는 상황과 매우 유사합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안 되는 것도 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지요.

그래서 금지된 사랑은 항상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고...

어쨌든 이런 부류를 단기적 관점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중기적 관점은

당분간은 하락을 피할 수 없겠지만,

충분히 하락하여 저점을 찍으면 결국 반등하리라고 보는 시각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인구 변화만 놓고 봐도 반등은 쉽지 않지요.

일본식 장기 불황에 세계 경제 위기까지 덮쳤으니

부동산 사이클을 논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외노자의 유입, 또는 일본인들의 유입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또는 가격 하락으로 공급이 줄어 2~3년 내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주장엔 과장과 논리적 허점이 많지요..

물론 언젠가는 바닥을 칠겁니다.

하지만 그 바닥이 어디 쯤이냐가 더 중요한 것이지요.

..

마지막 장기적 관점은

오히려 아파트 그 자체에 집중하는 관점입니다.

인구 감소와 상관없이 아파트, 특히 고층 아파트는 재건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물리적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굳이 추가 비용을 들여서 부수고 다시 짓는

비경제적 행위를 할 필요가 없지요.

따라서 앞으로 재건축이 비현실적인 대안이 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과 수도권을 에워싸고 있는

그 수많은 아파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특히 이미 20년이 넘어가는 1기 신도시인 분당과 일산 같은 도시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미안한 얘기지만 2000년대 중반과 같은 폭등 수준의 가격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슬럼화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슬럼화? 아직 우리에게는 무척 생소한 이야기입니다.

과거 지칠 줄 몰랐던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왔던 우리에게

슬럼화는 드넓은 미국 땅에서나 벌어지는 황당한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아무리 경제학자들이 뒤에서 떠들어 대도

슬럼화라는 건물 본연의 운명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저도 언젠간 죽고, 이건희 회장도 죽습니다.

그리고 아파트도 언젠가는 슬럼화 됩니다.

아주 단순한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서울과 수도권, 지방 도시들의 수많은 20년차 아파트들이

향후 10년 이내에 슬럼화가 시작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문제는 그 누구도 당장의 아파트 값 등락에만 신경을 쓰고 있지

그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기는커녕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아파트 건물이 낡아도 대지지분이 있으니 상관없다는 분들은

민법의 소유권 개념을 다시 공부하셔야 합니다.

주물이 종치면, 종물도 함께 종치는 겁니다.

아파트의 경우 판례상 주물이 건물이고 종물이 토지입니다.

내 땅이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참으로 황당한 소유권이지요.

공동주택 특성상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슬럼화 될 수밖에 없고

또 슬럼화 되면 사실상 강제 철거 외에는 대책이 없는 것이지요.

내가 평생 벌어 구입한 전 재산인 아파트가 강제 철거된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10년 후에 결국 현실화되며

한국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갈 것입니다.

..

왜 그렇게 단순한 팩트를 사람들은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아버지의 왕궁에서 일생을 젊고 건강한 사람들만 보아온 시타르타가

죽음에 대해 단 한번도 고민하지 않았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 멈출지 몰랐던 아파트의 거품의 와중에

우리 국민들은 아파트의 수명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완전히 놓쳐버렸던 것이지요.

외국에서는 주로 서민층들의 주거 형태로 자리잡은 임대용 아파트를

중산층의 주거 형태로 선택한 정부는 미쳐도 단단히 미쳤던 겁니다.

(설마 대한민국은 땅이 좁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지요?)

그 유명한 루비니가 ‘한국은 앞으로 아파트가 복마전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경고를 안타깝게 그 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듯싶습니다.

여전히 다수는 공급과 수요의 문제, 혹은 거품의 문제로만 보고 있습니다.

단지 부채와 하우스 푸어의 관점만으로 루비니가 ‘복마전’이란

무시무한 표현을 쓰지는 않았겠지요?

슬럼화 앞에서 수요와 공급의 논리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

물론 10년은 아직 많이 남은 시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슬럼화의 미래는 피할 수 없는 한국의 운명입니다.

혹시 슬럼화를 피할 수 있는 묘책이 있다면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런 묘책을 생각해 내신 분이 있다면

노벨 평화상은 그 분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물론 노벨 평화상 뿐만 아니라,

10년 후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실 수 있을 겁니다.

..

이처럼 우리는 눈앞의 문제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앞으로 다가올 퍼펙트 스톰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경고가 들려오면 일순간 긴장했다가

또 누군가가 괜찮다고 하면 긴장이 풀리는 것이 우리 단순한 인간들입니다.

하지만 퍼펙트 스톰은 루비니가 온다고 해서 오고

오지 않는다고 해서 안 오는 것이 아닌 만큼

팩트와 논리에 입각해 스스로 미래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세계 경제를 보는 눈도

앞서 언급한 부동산을 보는 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단기적 관점은 주로 주식투자 하시는 분들의 관점인데

호재가 있으면 오르고 악재가 있으면 내린다는 관점입니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는 것은 호재와 악재의 예측입니다.

차트 분석을 통해 호재와 악재를 예측하기도 하지만

차트 분석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기록일 뿐 미래를 100% 예측할 수는 없지요.

..

중기적 관점은 지금 전 세계가 1930년대 대공황과 유사한 위기에 빠졌다고

보는 점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30년대 당시의 과오를 잘 분석하여

지금은 그 당시보다 더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고

필연적으로 심각한 디플레이션 현상과 그로 인한 고통은 있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위기를 통해 재정리가 된 후

세계 경제는 더욱 튼튼하게 발전하리라는 관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달러보다 신흥국의 화폐에 더 집중하는 등

남들보다 한 발이라도 더 빨리 미래의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자 노력합니다.

아마 이들의 뜻대로 진행된다면 가장 큰 이득을 얻을 그룹이지요.

(비꼬는 거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를..)

..

마지막, 장기적인 관점은 부채 그 자체에 집중하는 관점으로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매우 단순하게 바라봅니다.

(물론, 여기서 단기, 중기, 장기적 관점은

제가 이해를 돕기 위해 인위적으로 나눈 것 뿐입니다.)

지금 전 세계의 빚은 이미 임계점에 이르고 있고

그 결과 디플레이션의 압박과 파괴력이 점점 강해지는 만큼

디플레를 막기 위한 파괴적인 화폐 발행이 이루어져

결과적으로 하이퍼인플레이션의 붕괴적 상황이 발생하여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비롯 사실상 모든 통화들이 함께 붕괴되고,

결국 전 세계적인 규모의 경제 아마겟돈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지요.

이 관점은 재밌게도 기독교 종말론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관점입니다.

기독교 종말론자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소스들 덕에 많은 정보가 공유된 측면도 있지만

종교적 색채 자체에 대한 극심한 거부감으로 인해 경제 붕괴 상황을 외면하는 분들도 있지요.

(기독교 종말론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들이 많지만

종말론도 신앙의 한 표현인 만큼 그들의 믿음에 누를 끼치고 싶지는 않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종말론 목회자들 가운데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팩트와 이면을 매우 정확히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또한 종말론이 아닌 순수한 음모론자들도 NWO라는 주제 아래서

세계 경제가 붕괴될 수밖에 없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음모론에 혹했다가도

지나친 논리적 비약을 느끼고 거리감을 두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주장이 현실화됨을 깨닫고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주장임을 인지하게 됩니다.

..

이처럼 종말론과 음모론은 경제붕괴의 논리에

각종 데이터와 팩트를 더해주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경제 붕괴 시나리오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개인의 신앙 또는 신념과 관계없이

과도한 부채는 어떠한 식으로든 청산될 수밖에 없다는

아주 간단한 상식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문제를 바라보면

지금의 상황이 단기나 중기적 관점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쉬운 상황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단기적 관점에 치중하는 사람들은

경제 붕괴를 운운하는 사람들을 시장을 교란하는 무지한 세력이거나

음모론자 또는 기독교 종말론에 빠진 광신도로 볼 것이며,

반대로 장기적 관점을 바라보며 최종적인 경제 붕괴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계속 반복되는 호재와 악재에 따라 오르내리는 시장의 모습에서

차분한 이성적 모습을 찾지 못하고 계속 실망을 할 것입니다.

..

결국 시장을 바라보는 여러분들의 관점에 따라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고

또 누군가는 허풍을 떨고 있다고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느끼다가도

또 돌아보면 내가 너무 예민했던 것 아닌가?

우려가 너무 지나치지 않았나? 고민하기도 했을 겁니다.

..

어쨌든 시장의 소식들에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묻고 싶은 질문은 딱 하나입니다!

바로 부채의 청산입니다!

“빚은 도대체 어떻게 할 건가요?”

“부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나요?”

“미국의 천문학적인 정부 부채!

유럽 각국의 어마어마한 부채!

그리고 위험수위에 도달한 한국의 가계부채!

이러한 부채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기나 한 건가요?“

“돈을 찍어내면 부채가 사라지나요?”

..

저는 개인적으로 회의론자입니다.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표현을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떠한 종교나 신념도 100%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데카르트식 방법론적 회의론을 견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다 의심하여 털어내고

의심할 수 없는 진실을 찾아 연역적인 논리로 풀어내자!가

제 나름대로 터득한 허접한 방법론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론적 회의론의 조악한 논리의 결과

경제문제의 핵심은 ‘부채’임을 깨닫게 된 것이죠.

(무덤속의 데카르트가 벌떡 일어나서 저를 욕할지도 모르겠습니다..ㅠ)

어쨌든 자가 증식하는 부채의 특성상

현재의 신용화폐는 언젠가 붕괴될 수밖에 없고

무리하게 부채를 확대시켜 얻은 달콤한 과실은 결국 그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만 한다는 아주 단순한 결론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 부채를 해결할 근본적 방법이 없다면,

지금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없는 것입니다!

그게 저의 너무나 단순한 결론입니다.

..

부채를 탕감해 주면 되지 않느냐구요?

여러분이라면 친구에게 빌려준 100만원은 없는 것으로 퉁 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친구에게 빌려준 100만원이 다른 누군가에게서 빌린 돈이라면

그리고 이자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많이 달라지지요.

빌려준 놈, 빌린 놈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파생상품에 각종 보험까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결코 단순하게 풀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리는 단순한데 풀기에는 너무 복잡한 상황인거죠.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슈퍼컴도 지금의 문제를 풀지는 못할 겁니다.

계산 불가능한 수많은 경제적 이해관계 속에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 인간이라는 변수까지 들어있으니

말 그대로 결과는 신만이 아시겠지만,

'똑같은 시장에 있으면서도 서로 생각하는 것과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표현이

현 상황을 결과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힌트가 될 것 같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이득을 얻는 자들 중에는

시장이 붕괴될 때 더 큰 이득을 얻는 자들도 있는 법입니다.

동상이몽의 세상이니 서로의 합의에 의해서 부채가 청산되리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게 좋겠지요?!

..

파괴적 디플레이션,

아니면 하이퍼를 통한 부채 증발,

그것도 아니면 대대적인 디폴트!

이 세가지 시나리오 외에

경제 붕괴의 상황을 발생시키지 않고

부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는 분은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런 묘책을 생각해 내신 분이 있다면

노벨 평화상은 그 분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물론 노벨 평화상 뿐만 아니라,

반기문에 이어 차기 UN 사무총장에 선임되실 겁니다.

..

자..어쩌면 우리는 너무 단순한 세상을 너무 어렵게들 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보트를 타고 내려가는 강줄기의 그 끝이 폭포라면

중간 물살의 세기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루비니가 경고를 한다고, 반대로 드라기가 드립을 친다고

없던 폭포가 생기거나, 있던 폭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폭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또한 그 폭포의 높이가 천길 낭떠러지일 것이라 예측하고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폭포의 높이가 예상보다 낮아서

우리가 탄 배가 충격을 견디어 낼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배가 부셔지는 충격을 받아도 천운으로 생명은 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배를 탄 100명중 단 1명만 죽는다해도

그 1명이 나라면 그것은 세계 최악의 재앙인 것입니다.

..

자, 이제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

지난 4년간 위기의 근본인 빚의 규모는 더욱 늘었다는 점,

그리고 은행들의 지급불능 상황은 이미 국가로 전이되었다는 점,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어떠한 립서비스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

그 점만 보면 되겠지요.

돈을 찍어내면 가뜩이나 화폐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해결책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지요.

현 경제문제의 핵심은 유동성의 문제가 아니라 지급능력의 문제니까요.

..

이미 긴축도 유동성 확대도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지점이 이르렀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결론도 쉽지요.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결론을 예측하는 게 아니라 대비를 하는 것입니다.

희망을 말하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주는 안식을 줄 수는 있지만

반대로 위기에 대처할 기회를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근거 없이 희망을 말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며,

오히려 참혹한 경고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거짓된 경고보다 거짓된 희망의 결과가 더욱 참혹하기 때문입니다.

..

글을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두서없는 용두사미의 글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하지만 내일 또 일찍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하니

오늘은 이쯤에서 접고 자야 될 것 같습니다.

(1시간을 예상하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2시간이 넘었네요..)

과거 1930년 대공황이

할아버지가 자식에게 들려주는 무용담의 원천이 되고

수많은 문학과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것처럼

지금 우리 지구별을 휘젓고 있는 경제 위기 또한

21세기 수많은 이야기꾼들의 좋은 소재가 될 것입니다.

21세기 판 ‘분노의 포도’는 과연 누구의 작품이 될까요?

아마 제목은 ‘분노의 백성들’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우리는 분노의 백성이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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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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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옥여사(인천) | 작성시간 12.08.02 비빔밥님 더운데 너무 고생 많으셨네요........
    읽기도 쉽지 않은(정신 똑바로 차리고 집중해야.....)긴글을.......
    저도 제일 순위를 경제붕괴에 두고 준비하다보니...
    어제 큰딸네와 살림을 합치느라 이사를 하는데........
    구석 구석에서 나오는 각종 크고 작은 박스들을 끄집어내면서....
    포장 이사해 주시는분들이 얼마나 놀라시는지.......
    결국엔 제가 미안해서 요금을 자진 인상해드렸어요...ㅎㅎㅎ
    비빔밥님글을 읽는 내내 가까운 형제들 부터 걱정이되기 시작했어요...
    물론 형제들이나 조카들까지도...혹시나 찾아 올때를 생각해서 넉넉히 준비하자 해도......마음뿐이지 공간이나 시간 경제적 여유.....모든것들이 여의치
  • 답댓글 작성자옥여사(인천) | 작성시간 12.08.02 않기에....무거운 마음으로 읽었어요...
    그래도 저를 비롯한 회원님들은...이렇게 각분야의 많은 고수님들의 정성어린 글들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 무슨 복인지 모르겠어요....깊이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코난(경기) | 작성시간 12.08.02 긴글 잘봤습니다 저와 문제 접근방법이 같네요^^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
    남따라 인정따라 혹 별생각없이 찍던가 아니면 관심이 없어서 아예 선거 안했다가는 비빔밥님 말대로 최악의 사태로 전개될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관심가지시고 꼭 좋은 후보에게 투표하십시요
  • 작성자싱글벙글(대구) | 작성시간 12.08.02 전 금방 휴가를 마치고 왔네요.비빔밥님도 아이들과 즐거운 휴가 보내시길 바랍니다.놀때는 좋더라구요^^;; 며칠동안이라도 머리를 비우고 돌아오셔서 의미심장(?)한 글들 많이 올려주세요~~^^
  • 작성자별나비칼 | 작성시간 12.08.03 비빔밥님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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