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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수 놀이하다 파멸한 초기 이슬람 제국 지배층들 -오늘날의 교훈

작성자마법의활|작성시간12.08.09|조회수921 목록 댓글 9

대부분의 전근대 혹은 현대지만 구조가 전근대적인 나라에서 지배층들이 자주 써먹는 테크닉은,

 

  3등 국민 만들기 입니다.

 

 일단 어떤 따 시키는 데 필요한 정체성을 가지고 싸잡아서 저열한 국민층인 3등 국민으로 격하시킵니다.

 

 당연히 자기네는 1등.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부류는 2등.

 

   그러면 2등까지만 만들지 왜 1-2-3구조를 만드는고...하면, 당연히 1등 2등 요렇게만 만들면

2등들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일치단결해서 들고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1등들은 어차피 소수. 2등들을 결국 당해낼 수는 없다......

 

  고로 3등을 만들어야 합니다.

 

  3등을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따를 시키면 2등들한테 너희는 3등이 아닌 우리하고 같은 부류야,

혹은 너네도 까불면 3등 만들어 주겠어. 뭐 이런 식으로 협박도 가능합니다.

 

  훨씬 안정적인 구도가 만들어지는 거죠.

 

   물론 이런 거 안하고 나라를 잘 운영하는 경우들도 많습니다만, 어떤 상황의 어떤 나라들은 심히 생각을 잘못 하는 나머지

저런 되도 않는 짓을 하기도 합니다.

 

   예시를 들자면 이슬람 제국이 있겠는데, 이슬람 제국 치하에서의 3등은 당연히 기독교인...이었습니다만

이 사람들이 이슬람교로 대거 개종하면서 좀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너도나도 감히 다마스쿠스 근처에 사시는 높은 아랍인들이랑 맞먹으려 든다는 거죠.

 

    해서 그 담부턴 대놓고 비아랍계면 다 3등이란 식으로 나오게 됩니다.

       

     한편 여기서 2등은 메카나 메디나에 사는 본토박이 아랍인들 혹은 이란 지방에 사는 아랍인들이 되었습니다만.....

 

 문제는 3등 못지 않게 2등들이 점점 열받기 시작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항상 사람이 아래만 쳐다보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거든요.

 

      뭐 그 다음 수순은, 참다못한 2등들이 3등들을 선동해서 합세하거나, 아니면 3등들이 못참겠다 하고 일어나면

  2등들이 이들의 불만에 편승해서 1등들을 타도해버리는 것입니다.

    

     하여 이슬람 아랍 제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마미야조에서 아바스조로 교체되는 건 단순한 왕조 교체가 아니었습니다.

 

   점점 부글부글 끓고 있던 비주류 아랍계(=2등 국민)의 불만과  3등 국민(페르시아계 그리고 일부 터키계)의 불만이

 합쳐져 , 시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아랍 지배층들이 대거 도태되버리는 사태로 일단락된거죠.  

 

  물론 이 과정에서도 안 좋은 일은 일어납니다.

이러면 승리의 과실은 2등 국민들이 거진 따먹는다는 게 또다른 문제.

  2등이 1등 된다는 거죠.

 

 그러나 기존의 1등들이 몰락해서 그들이 그렇게도 무시하던 3등들과 어깨동무하고 같은 부류 되면서 역사의

진보는 오게 됩니다. 

 

  아바스조도 나중엔 맛이 가게 됩니다만 저렇게 꼴사납게 무너지진 않았고, 때문에 우마미야조보다도 너덧 배는 오래 가게

됩니다.

 

   다만....이게 외국 역사에 머무르면 문제가 안 되는데, 한국사에서도 이 비슷한 패턴이 보이는 것 같아

약간 씁쓸하기도 합니다.

 

 바로 최근까지도 유사한 광태는 있었고요.

 

  박정희 정권이면 몰라도, 전두환 정권 그 체제 고대로 가면서 6.10 마저도 실패했다면 아마 지금쯤 벌써

어딘가에서 분리 독립 운동이 일어나거나 혹은 저으기 리비아 꼴이 나긴 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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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bookmark | 작성시간 12.08.11 공공의 적 하나 만들어 다같이 돌을 던지게 유도하면서 통치하는 게 제일 쉬운 일이니까요.
  • 답댓글 작성자카이사르씨 | 작성시간 12.08.11 흔한 분리해서 지배해라ㅇㅁㅇ
  • 답댓글 작성자마법의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8.13 그런 짓 하면 통치하는 자기네가 아예 쌍놈은 고사하고 3등 국민으로 떨어지는 데 그걸 모른다는 거죠. 쉬운 길 = 망하는 길인데.....
  • 작성자타메를랑 | 작성시간 12.08.12 현대 한국사에서 '3등'이라면 "전라도" 혹은 "빨갱이"군요. 그런데 이 두 가지 담론은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돌아다니고 있으니... 어쩌면 우리 사회는 전 근대 사회보다 별로 달라진 것도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법의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8.13 그래도 경상도, 전라도 외의 "2등"들이 슬슬 생각이 달라져서 오늘날엔 상황이 바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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