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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연맹체의 군대와 중앙집권제 하의 군대 그리고 봉건제의 군대..

작성자델카이저|작성시간10.03.05|조회수1,240 목록 댓글 72

유목민족과 같은 부족연맹 시스템 하에서는 비교적 양질의 군사들을 저렴한 가격에 쉽게 충원 가능합니다. 생활 자체가 군사기술의 연장선상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목축을 위한 장거리 이동은 군대에서 가장 기본적인 행군이며, 사냥을 위한 궁술의 연마와 무리 짓는 연습은 그 자체로 기병대의 기본 훈련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문화적으로 대개의 정주민족들보다 훨씬 폭력에 익숙합니다. 부족사회가 평화롭고 목가적이라는 것은 지금의 우리의 착각이고 대부분의 경우 이들은 우리 기준으로 훨씬 잔인하며, 살인에 매우 익숙합니다.(현대에 들어서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만) 자기들끼리 종종 싸우는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한 조정자가 별로 없다보니 심한 경우 사상자가 나오는 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생존을 위해서 다른 씨족, 다른 부족을 밀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족 연맹체제하에서는 부족의 성인 남자는 모두 병사로서 소집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이게 부족연맹 군대가 관료제를 채택한 국가들에 비해서 더 강력한 군대가 나오는 비결이죠.. 하지만 대체로 자기류인 경우가 많고 체계적인 군사기술이 전수되진 않기 때문에(주로 경험이죠..) 대체로 지역색이 강해지고 천편일율적이 됩니다. 이 군대는 자기 지역에서는 막강하지만 환경이 바뀌면 적응을 못하고 해메는 경우가 많게 되죠..



부족연맹체와 중앙집권이 제대로 안된 군대의 최대의 약점은 상호간의 견제입니다. 이 때문에 모을 수 있는 병력 규모는 한계가 있죠.. 최종적인 물량 차이가 나는 이유가 이것인데, 실제로 사회 구조 내에서 충원할 수 있는 병력 자원의 비율은 관료제하의 국가보다 훨씬 많지만 정치 체제가 유지할 수 있는 인구규모가 워낙 차이가 나다보니 최종적으로 나오는 병력의 숫자차이는 극히 커질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대개 이런 부족 연맹적 집단들은 유목민족인 경우가 많아서 불리해지면 도망가 버리니 문제가 안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중앙집권적 국가에 종속되는 결과를 맞는게 보통입니다. 아무리 잘 싸우는 부족민들이라고 해도 자기보다 2배 3배가 많은 군대를 쉬지않고 보내면 당해낼 방법이 없는 거죠. 그리고 A부족의 남자들이 많이 죽으면 B부족과 C부족이 바로 A부족을 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A, B, C 부족 모두 전쟁에서 많은 피해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은 기피합니다. 게다가 누가 배신해서 적과 결탁하여 자기들을 습격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상호 알력, 대립이 심해지죠..(많은 정주 국가들, 비잔틴, 중국 등이 이런 이간계책으로 많은 이득을 보았습니다.) 중앙 집권화된 정규 군대라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진 않습니다.(물론 근세 이전까지는 장군 개인의 리더쉽에 의해서 반란이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만..)



대전략 측면에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냐.. 절대 그럴 수가 없죠.. 뭔가 독창적인 전략이 나온다고 해도 그게 특정 부족의 이익이나 손해로 직결된다면 그 전략 자체가 채택될 수 가 없습니다. 사령관이 적 후방에 우회공격을 하고 싶다고 해도 그 동안 모루 역할을 어느 부족의 군대가 할 것이냐가 쟁점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었을 때 어떤 이유로 해서 우회 공격 시작이 길어질 경우 모루 역할을 하는 부족은 과연 그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싶어할 지 의문이 되는 거죠.. 따라서 복잡한 전략 자체를 구사하기 힘듭니다. 여기에 보통은 흩어져서 생활하다 보니 부족 수준에서 군사훈련이 이루어지긴 해도 군 차원에서 대규모 기동훈련은 이루어지기 매우 어렵죠..


그리고 이들이 자기혁신을 쉽게 달성하느냐..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런 정치체제하에서는 대개는 매우 보수적입니다. 그 동안 자기들이 해온 방식을 쉽게 바꾸려고 하지 않죠.. 패하는 시점에서 공동체의 전멸이나 파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성공했던 방식 자체를 더더욱 바꾸기가 힘들어지죠..



그리고 중앙집권제를 채택한 국가의 병사들이 결국 부족연맹이나 지방분권적 군벌들이 대두된 군대보다 약하기만 하냐? 꼭 그렇지도 않죠.. 아우구스투스 이후의 로마제정시기의 로마 군단병 개개인의 전투 기술은 다른 국가의 병사들의 전투기술을 압도했습니다. 밥만 먹고 훈련만 하니 당연하지요.. 맘루크 왕조의 맘루크들은 몽골군보다 월등한 전사로서의 기량을 가지고 있었죠..


조선조차도 사자위, 맹패대 같은 정예 무사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시애의 난에서 증명된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병력의 질은 이시애가 이끄는 반란군이 강력했지만 관군은 조직력에서 더 앞서 있었고 이런 핵심 전투부대의 역량은 평안도 토호들과 무사들이 정부의 무사진을 당해내지 못했지요..




그럼 봉건제 하에서는 어떤가? 대개 이런 시스템에서는 지배계층은 직업적 군인을 겸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수한 군사기술로 안전을 제공하고 그 댓가로서 요역을 받는 뭐 이런 식이 가장 일반적인데.. 흔히 말하는 토호들이 전통적이런 형태의 무사진을 가지고 있던가 본인들이 우수한 군사기술을 보유하던가 그렇죠.. 하지만 이 시스템이 가진 최대 약점은 체제한계상 군사기술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군사기술 자체가 신분의 상징처럼 되기 십상이라 군사기술의 보편적 도입은 지배계층의 특권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죠..


그래서 중세에는 기사훈련을 아무나 받지 못했습니다. -_-;; 평민은 장검을 소지하는 것만으로 처벌받았죠.. 군사기술이 계층적 특징으로 형성되다 보니, 한 타에 이 군대를 말아먹으면 보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가신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의 죽음이 다른 누군가의 이익이 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일방적인 봉사는 곤란했습니다.(그래서 유럽에서는 40일 정도로 제한이 되어 있었고 이 기간 이외에는 용병 기사를 쓰던가 해야 했습니다. -_-;; 대개 Men-At-Arms가 이런 형태의 중무장 보병들이죠.. 뭐 굳이 기사라고 분류하긴 어렵긴 합니다만.. 따라서 봉공하는 스케줄 조정도 중세 왕들에게는 병력동원계획의 일부였죠..)



토호, 지방 귀족들이 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애네들이 정규군 같은 조직을 가질 수 없고 사병들의 기량은 우수할지도 모르지만 경제규모가 제한되기 때문에 이들이 보유하는 병력 자체는 한계가 있거나 대개는 용병이 고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대 말기에 있었던 8왕의 난이나, 후한 말기에 있었던 내전, 5대 10국의 혼란기 상황들을 볼 때 지방 군벌들이 마구잡이로 군사력을 증강하는 과정에서 이민족 용병들을 들여와서 충당하는 바람에 이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됨을 알수 있습니다. 봉건제 하에서도 느슨한 중아의 ?제력이나마 상실되는 순간 자기들까리 전쟁하는 내전으로 돌입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으며, 이 경우 더 많은 군사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용병들을 도입하게 되죠..-_-;;



따라서 봉건제 하의 군대도 군사 기술적 측면에서는 우수하다고 할 수 있지만 봉건제 군대는 강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주나 지방 호족의 누군가가 대두하면 다른 누눈가는 죽기 전에 그놈을 견제하지 않으면 자기가 그 밑으로 들어가야 하겠지요.. 그래서 누구 하나 크면 다른 놈들이 연합을 맺고 그놈을 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어차피 윗선에서 그놈을 가만 둘 수가 없죠.. 입장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니..(이거 통제 잘못해서 날아간게 프랑크 왕국의 메로빙거 가문입니다. 결국 궁재 피핀에게 작살나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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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대용군 | 작성시간 10.03.09 변덕스러운 개인의 능력 이전에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군사력을 확보해놓는 수단이 바로 체제입니다. 영웅들은 뭐 심심하면 갑툭튀합니까? 누가 이끌어도 평균 정도의 성과는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중앙집권국가의 '체제'입니다.

    어차피 영웅 한 명 가지고 분권화된 군사력 모아봤자 그 사람 떨어져 나가면 다 흩어지는 게 실상입니다. 한두번 이길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체제를 타도하는 건 체제의 시스템이 내부 문제로 약화되어 있는 상황이 아닌 한 힘들어요. 설령 그 사람이 기존 체제를 타도하더라도 그 자신의 업적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그냥 사분오열되는 거고. 분권화의 한계입니다.
  • 작성자진지천사 | 작성시간 10.03.08 중앙집권화는 확실히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시스템입니다. 쓸데없이 전란이 일어나 사람들이 죽거나 고생할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전쟁에서는 글쎄요. 아무리 생각해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가 힘듭니다. 애초에 시스템 자체가 전쟁이라는 필요악을 배제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 보니..
  • 답댓글 작성자bookmark | 작성시간 10.03.08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며, 그점에서 중앙집권화는 대단히 효율적인 체제입니다.
    지방분권화요? 효과보는 것도 일시적, 개별 전투에서나 간간히 이득이 있을 뿐이지 전쟁에서는 아주 형편없는 체제가 지방분권입니다.
  • 작성자★海東天子☆ | 작성시간 10.03.08 진지천사// 순전히 자기 유리한대로 짜깁기한 글들이군요... 좀더 공정한 시각을 부탁드리고 싶네요...^^;
  • 작성자Vv아마게돈vV | 작성시간 13.03.15 제가 알기로는 중앙 집권 관료제형 국가를 유목민들이 이기는 경우는 딱 이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1.우왕 굿급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 유목민들을 통합할 것
    2.관료 국가는 분열이나 혼란으로 안습상태일 것
    3.화약이 일반화 되지 않을것
    딱 예외인 청나라만 제외하면 전부 이런 상태였습니다.
    야전? 야전정도는 유목민이나 봉건 국가가 강할지 모릅니다.
    문제는 관료제 국가가 동원 할 수 있는 병력이 워낙 많아서.... 장기전으로 가면 필패입니다.
    그리고 관료제 국가도 작정하고 유목민급 병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관료가 통제 할 수 있는 봉건제를 도입하면 되는거죠.
    문제는 그 비용 때문에 나중에는 그냥 포기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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