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20)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4.26|조회수901 목록 댓글 4

   세상을 살아가면서 종교는 필요하지만, 여러 종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결국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불경의 독화살의 비유에 해당하는 성경의 이야기는 착한 사마리아인입니다신약성경인 누가복음 1030~37절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고로 내려 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강도들은 그 사람이 가진 것을 모조리 빼앗고 마구 두들겨서 반쯤 죽여 놓고 갔다마침 한 사제가 바로 그 길로 내려 가다가 그 사람을 보고는 피해서 지나가 버렸다또 레위 사람도 거기까지 왔다가 그 사람을 보고 피해서 지나가 버렸다그런데 길을 가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그의 옆을 지나다가 그를 보고는 가엾은 마음이 들어 가까이 가서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매어 주고는 자기 나귀에 태워 여관으로 데려가서 간호해 주었다다음 날 자기 주머니에서 돈 두 네나리온을 꺼내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잘 돌보아 주시오.  비용이 더 들면 돌아오는 길에 갚아 드리겠소하며 부탁하고 떠났다, 그러면 이 세 사람 중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준 사람은 누구였다고 생각하느냐?”  율법교사가 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푼 사람입니다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하고 말씀하셨다.

   이 비유는 우리 속담의 이웃 사촌이라는 말을 생각나게 하는 비유입니다한 사람이 고통을 받을 때에 그를 행동으로 도와주는 사람이야말로, 먼 곳에 있는 친척이나 가까이 있는 무심한 기득권층보다 훨씬 낫다는 말입니다단순히 종교가 같은 사람, 고향이 같은 사람, 출신 학교가 같은 사람이라고 해서 고통받는 사람의 이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도와주는 행동이 중요합니다.

   어느 교회 고등학교 성경공부반에서 목사님이 이 비유를 읽은 후에 질문을 던졌답니다.  “사마리아인은 왜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주었을까요?”  어느 학생이 대답했답니다.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대답입니다우리 나라 사람은 유난히 아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때로는 법을 어기면서까지도 도와줍니다.  독특한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와우리 동산으로 돌아와서, 강도 만나 고통받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저는 계약직 교수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교협 카페에 올라온 교원임용약정서의 내용을 보니, 이것이야말로 노예계약서이구나 라는 한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정규직인 정교수, 부교수님들께 호소합니다.  100명의 계약직 교수들은 모두가 한 다리만 건너면 우리가 아는 사람입니다친구의 아들, 먼 친척, 학교 후배, 같은 교회 교인, 등등 그들은 우리가 아는 사람 아닙니까그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행동으로 도와 줍시다사마리아인처럼 그들의 상처를 싸매주고 간호해 줍시다아름다운 봄이 가기 전에, 용기를 내어, 우리가 그들의 착한 이웃이 되어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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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호떡장수 | 작성시간 13.04.26 현대판 노예 계약서가 존재하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앞으로 우리 자신들이 해결 해야겠지요. 우리가 수원대학의 주인이며, 우리 자신 스스로 만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썪은 조직을 바꾸도록 노력합시다. 그들은 이미 이 대학의 주인이기를 포기한 사람이며, 더이상 학교에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한없이 슬프게 만듭니다. 계약직 교수분들의 아픈 상처를 서로 보듬어 줄 사랍은 우리들 자신뿐입니다.
  • 작성자고구마 | 작성시간 13.04.26 계약직 교수입니다. 막상 실상이 드러나니 애써 묻어두었던 서러움이 몰려옵니다. 한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이다지도 어려운 일인지 몰랐습니다. 설득이란 표현이 우습군요. 당연한 권리를 되찾으려는 것인데,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고 지치기도 합니다. 제가 이런데 앞서 일하시는 공동대표님들은 얼마나 힘드실까요.. 긴싸움이 되겠지만 다시금 마음을 다잡습니다. 회원이 많이 늘어났네요. 물론 간첩들(이런 표현 죄송합니다) 포함이겠지요. 달라진 점을 말하자면 이제 조금씩 교협에 대해 계약직 교수님들끼리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습니다. 물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얘기이지요.
  • 작성자고구마 | 작성시간 13.04.26 위에서 일하시는 보직교수님들, 특히 충성라인들께 말씀드립니다. 잘못된 정보파악 및 판단력으로 윗 분께 거짓보고하지 마십시오. 교협은 금방 해체시킬 수 있을꺼라 생각하시죠. 그렇게 될까요 내기합시다. 몇명 주도자들로만 이루어진 불법단체일까요 언젠가 수면 위로 교협 가입 회원이 드러날 때를 두려워하셔야 할 겁니다. 그러기 전에 교협대표 3인과 만남을 주선하시고 윗분과 연결하십시오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뭐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4.27 우리가 하는 싸움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싸움입니다.
    명분이 뚜렷한 의로운 싸움입니다.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싸움입니다.
    힘내시고 조금만 참으십시요.
    우리가 함께 연대하면 학교측에서는 교협을 인정하고 대화에 응할 것입니다.
    말로는 인정하지 않는다지만, 교협 출범 후 50일이 지나는 동안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학교측에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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