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28)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5.15|조회수909 목록 댓글 5

   필자의 글을 읽는 독자들은 조금은 혼란스러울 것 같다필자의 종교나 인생관 등이 궁금할 것이다글을 읽어 보면 종교도 뒤죽박죽, 사상도 이책 저책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유아영세를 받은 천주교 신자이었고,   인생의 처음 30년 동안은 천주교를 열심히 다녔다.  그러다가 미국 유학 중에 내가 사는 동네에 한인 천주교회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한인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개신교로 개종이 아닌 전향을 한 후에 30년은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몇넌 전, 암으로 아내를 잃고 인생의 위기가 찾아왔다위기를 잘 극복하고 요즘은 다시 평안을 되찾았는데, 문제는 이제 필자는 불교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필자의 전공은 환경공학 그중에서도 수질관리인데, 하나의 사상으로서 환경주의에도 관심이 많다환경주의를 공부하다보면 동양사상, 그중에서도 불교사상과 노자사상이 매우 친환경적임을 깨달을 수가 있다필자는 환경주의 측면에서 노자와 불교를 요즘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필자는 오랫동안 독서가 취미이었기 때문에 이책 저책 다독을 하는 편이다.   

   노자도덕경은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우리가 아는 상선약수, 무위자연, 대기만성, 천지불인 등의 표현은 모두 노자도덕경이 출처이다노자도덕경은 몇 년 전 도올 김용옥 선생의 TV 강의를 통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그런데 그 당시 이경숙이라는 무명의 주부가 나타나서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을 써서 도올 선생을 무안하게 하였다그 후 이경숙 선생은 본격적인 노자도덕경 해설서를 2권 펴내었는데, 이 책이 명저이다.

   노자도덕경 제10장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온다.

          滌除玄覽 能無疵乎 (척제현람 능무자호)

이 구절에 대해 도올 선생은 가물한 거울을 깨끗이 씻어 능히 흠이 없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번역하였다.  척은 씻을 척, 제는 섬돌 제이다여기서 섬돌이란 대청마루를 올라갈 때 딛을 수 있도록 놓아둔 납작한 돌이다그러나 이경숙 선생은 백성들 집의 섬돌을 손수 닦아주고, 그 어두운 곳을 살펴 상처가 없이 해줄 수가 있겠는가라고 전혀 다르게 해설하였다그러면서 이 구절이야말로 정치를 꿰뚫어 표현한 말로서 노자에게 매혹당하는 것이 이런 대목이다라고 감탄하고 있다필자는 이경숙 선생의 해설서를 읽고서 노자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노자는 현실셰계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관조만 하는 소극적인 철학자가 아니고 적극적으로 백성들의 아픔을 보살펴주는 행동주의자임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정치도 그렇고 회사나 학교경영도 그렇다고 생각된다백성들의 삶을 편하게 하고 아픈 상처를 치료해 주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생각된다회사원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면서 회사에 나와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게 하는 것이 경영의 요체라고 생각된다.

   수원대의 경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전체 교수의 1/3 이나 되는 계약직 교수들이 행복하기는커녕, 남몰래 피눈물을 흘리는 이 상태에서 어떻게 학교의 발전을 바랄 수가 있겠는가?   현 체제를 그냥 두고서 다가오는 대학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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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큰바위 | 작성시간 13.05.1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금 수원대학교에서는 그동안 몰랐던 호봉제 교수와 연봉제 교수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100% 형성되어 있습니다. 조만간 두 간극은 좁혀질것입니다.
    현재 다들 숨죽이며, 팽팽한 긴장 속에 대치하는 상황입니다.
    우린 다압니다. 어느 한쪽이 트리거를 잡아 당기는 순간, 폭발할 이 긴장감.
    힘줄이 불거져 튀어나오는 듯한 이 긴장감.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 작성자큰바위 | 작성시간 13.05.16 대학은 기업이 아닙니다. 국가 역시 기업이 아닙니다.
    국가는 이윤을 남기는 단체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5년간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은 한 부도덕한 지도자로 인한 피해를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대학 역시 기업이 아닙니다.
    대학은 장차 백성을 돌볼 지도자를 끊임없이 배출하는 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주변 사람의 아픔을 돌보는 그런 진정한 지도자를 수원대학에서 길러냅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스스로 훌륭한 스승이 됩시다.
    우리가 계약직 교수의 피눈물을 이해하고,
    우리보다 2-3배의 논문쓰기를 강요당하면서 월급은 2-3배 적게 받아야 하는 이 비교육적 현실을 직시하고 개선하는 스승이 됩시다.
  • 작성자생상21 | 작성시간 13.05.16 맞습니다.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은 부도덕한 지도자로 인해 국민들은 5년 동안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와우리 왕국에서는 학교를 수익모델로 삼아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부도덕한 지도자로 인해 수원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30년 동안 피해를 입었고, 교협이 출범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피해는 계속될 뻔했습니다.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상생21 | 작성시간 13.05.16 ㅋ 제 닉네임이 이렇게 패러디 될줄은 몰랐네요..
  • 작성자일지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16 교육재단과 회사는 엄연히 다릅니다. 그런데도 나는 장사꾼이다라고 외치는 지도자가 온갖 편법과 속임수로 학교를 회사처럼 운영하였습니다. 이제는 교협을 통하여 회사를 학교로 복원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수원대학교에서 교수로서 일하겠습니다. 수원대 회사에서 종처럼 머슴처럼 일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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