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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칼빈

칼빈의 작품 중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한 장르는 서한

작성자장코뱅|작성시간26.01.02|조회수140 목록 댓글 6

칼빈의 작품 중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한 장르는 서한으로 대부분 긴 편지들이라고 합니다. 칼빈은 사도나 선지자가 결코 아니지만 위대한 종교개혁자와 분명히 훌륭한 성경 교사로서 그가 쓴 편지들이 성경과 신앙의 교육 자료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공부가 늘 중요한데요. 인터넷 상이나 아카이브에 칼빈의 서신들이 공짜로 꽤 꽂혀 있습니다(예: www.gutenberg.org 등). 그러나 한국어 해석이 없으면 보기가 어렵지요. 새해에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칼빈의 작품들을 공짜로 오역 없이 잘 읽기를 기원합니다.


칼빈의 편지

 

칼빈의 작품 중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한 장르는 서한으로 대부분 긴 편지들이다. 4천 편 이상의 편지가 출판되었는데, 『종교개혁 작품 선집』에 11권을 차지한다. 칼빈의 현대판 편지들을 입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1980년 배너 오브 트루스 트러스트(Banner of Truth Trust)사에서 출판한 소책자 모음집에는 칼빈이 쓴 훌륭한 서신이 몇 편 포함되어 있다.(*)

(*) John Calvin, Letters of John Calvin (Edinburgh: Banner of Truth Trust, 1980).

앞서 언급했듯이, 칼빈은 수없이 많은 편지에 답변을 주는 일에 피곤함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그 일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세르베투스와의 서신 교환을 포함하여 논쟁을 하는 편지에서는 가끔 '샤를 데스페비에' (Charles d'Espeville)라는 필명을 쓰기도 했지만 세르베투스나 편지의 수신자는 필자가 누구인지 알았다. 교회사가필립 샤프(Philip Schatt)는 칼빈의 필명은 "널리 알려졌다."고 말했다.(*)

Schaff, History of the Christian Church, Vol. VIII: Modern Christianity: The Swiss Reformation, p.328.

칼빈의 편지는 대부분 목사의 심정을 부드럽게 전했는데, 특히 잘못을 저지른 성도를 꾸짖거나 훈육할 때는 더욱 그랬다. 편지의 어조만 보면 엄격하고 공격적이며, 공론적인 권위주의자로 칼빈의 성격을 착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진리에 대한 열정, 성경과교회사를 꿰뚫은 폭넓은 지식,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세심한 논리는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 때로는 좌절감이나 해학과 같은 감정을 자극하기도 하고, 무관심하거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상냥하고 사랑이 넘치며 따뜻한 인간미가 전달된다. 서간문을 통해 인간 칼빈의 내면을 가장 잘 알 수 있다.

 

나는 칼빈이 사적으로 썼던 편지 일부를 소개하면서 본 장을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칼빈의 서간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로 한때 종교개혁에 관심이 많았으나 결국 가톨릭과 종교개혁사상에 모두 등을 돌린 이탈리아 사람인 라일리우스 소키누스(Laellus Socinus)에게 쓴 편지다. 소키누스는 이단의 주창자가 되고 결국 그의 이름을 따서 소키누스주의 (Socinianism)라는 이단이 만들어진다. 소키누스는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믿음에 대한 모든 것을 부정했으며 그의 신학은 회의론과 인문학적 가치가 혼합되어 특히 더 위험한 요소들이 많다. 간단히 말해, 소키누스는 신학적으로 자유주의였고, 이신론과 일신론을 기반으로 과정 신학과 열린 신론에서부터 소위 '예수 세미나회'로 불리는 순수 회의주의에 이르기까지 유사 변종들을 만들어 냈다.

 

소키누스는 오늘날의 '이머전트'와 탈복음주의 작가들처럼 어떤 것에 대해 제한적으로 단정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기를 좋아했다. 한동안 독일 비텐베르그에 살면서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 칼빈에게 보냈는데, 대부분 칼빈의 가르침을 반박하는 질문들이었다.

 

칼빈의 답변은 요즘 같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기독교인이라고 고백하면서 회의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훌륭한 충고들이다.

나보다 더 모순을 싫어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고 확신하오. 나는 미묘한 것에서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않소. 하지만 그 무엇도 내가 하나님의 말씀에서 배운 것을 전하지 못하도록 막지는 못할 것이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학교에서 배운 것만이 유용하기 때문이오. 이것은 나의 유일한 지침이요, 이 평범한 진리를 묵묵히 따르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지혜의 근원이 될 것이오. 친애하는 라일리우스, 당신도 이 진리를 깨닫는다면 당신이 가진 절제로 힘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오. 이런 어처구니없는 질문들을 하면서 나에게 답변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오. 당신이 이 공허한 사색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게 좋다면, 그리스도의 비천한 종인 당신이 나의 믿음을 강화시켜 준 그 공허한 사색들을 계속 하길 바라오. 앞으로는 말을 아낄 참이오. 이제 당신과 부딪치는 일은 없을 거요. 하나님이 주신 훌륭한 재능을 헛되고 무익한 일을 위해 쓰고, 말도 안 되는 일 때문에 허비하는 것을 보니 정말 안타깝소, 오래전부터 경고해 온 것을 진지하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잘못된 갈망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당신은 스스로 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오. 잘못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관대한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오. 따라서 호기심의 유혹에 빠지게 놔두기보다는 나의 신랄함으로 당신을 조금 불쾌하게 만드는 걸 택하겠소. 당신이 엄하게 훈계당한 것을 기뻐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오. 내가 존경하는 형제여 잘 지내시오. 나의 비난이 좀 가혹했다면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이해해 주시오.
(*) 앞의 책, pp.128-129l

버크 파슨스 편, 『교리•예배•삶의 균형을 추구한 사람, 칼빈』(부흥과개혁사), pp.163~166.

출처: Amazon.com: Letters of John C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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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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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천이다 | 작성시간 26.01.02 new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생각합니다. 영어 공부가 시급하네요^^
  • 작성자장코뱅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1.02 new 아래 구텐베르크 링크에서도 칼빈의 서함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https://www.gutenberg.org/files/45463/45463-h/45463-h.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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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코람데오 | 작성시간 26.01.02 new 소시니안으로도 알려져 있는 소키누스에게 보낸 칼빈의 편지가 흥미롭습니다. 아 이 사람은 이제 개선의 여지가 없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네요. 질문지의 내용이.
    칼빈 자신은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중간 지대, 회색 지대, 미묘한 논리를 배격하고 싫어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학교에서 분명하게 잘 배웠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네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고, 분명한 진리에 서는 것은 거듭난 결과겠죠. 거듭남이 없으니 진리에 대해 확신을 못하고 자꾸 딴지를 걸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내용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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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에이프릴 | 작성시간 26.01.02 new 칼빈의 분별력은 매우 예리하고 주님이 주신 재능이었던 것 같습니다.
  • 작성자에이프릴 | 작성시간 26.01.02 new 종교개혁자와 성경교사의 편지들을 통해서도 복음과 진리를 전달하신 성령의 일하심을 느끼고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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