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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기독교 콩트: "어느 의원님의 은혜(?)로운 주일"

작성자천이다|작성시간26.06.19|조회수157 목록 댓글 17

[등장인물]

 

* 박구라 의원: 선거철을 맞아 표를 얻으러 교회에 온 '나일론(명목상) 신자' 정치인. 성경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

* 보좌관: 박 의원의 뒤를 보좌하며 안절부절못하는 인물.

* 김 집사: 박 의원을 안내하는 독실하고 눈치 빠른 교인.

 

# [1막: 안내실에서의 첫 단추]

 

* 장면 설명: 박 의원이 비싼 정장을 입고 교회 로비에 들어섭니다. 교인들에게 과장된 몸짓으로 악수를 청하며 다가갑니다. 김 집사가 그를 맞이합니다.

 

* 박 의원: (호탕하게 웃으며) 아이구, 김 집사님! 반갑습니다! 제가 바쁜 의정 활동 중에도 우리 주님을 뵈러 만사를 제치고 달려왔습니다! 허허허!

* 김 집사: 아이고, 의원님, 바쁘신데 교회까지 찾아주시고 감사합니다. 오늘 예배에 큰 은혜 받으시길 바랍니다.

* 박 의원: 당연하죠! 제가 마음속 깊이 주님을 모시는 사람 아닙니까. (보좌관을 돌아보며) 야, 오늘 주일이니까... 그, 예수님이 쓰신 책 있지? 그거 가져왔냐?

* 보좌관: (당황하며 속삭인다) 의원님, 예수님이 직접 쓰신 책은 없습니다... 성경책 말씀이십니까? 제 가방에 있습니다.

* 박 의원: (큰 소리로) 아, 그래! 성경책! 내가 매일 밤마다 정독하는 그 성경책! 김 집사님, 제가 성경 중에서도 특히 그... '솔로몬의 십계명'을 아주 좋아합니다. 아주 명언이더군요!

* 김 집사: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며) 아... 의원님, 십계명은 모세가 받은 것인데요...

* 박 의원: (전혀 개의치 않고) 아, 모세! 모세가 솔로몬한테 전해준 거 아닙니까! 다 같은 일가친척인데 뭘 따집니까, 허허허!

 

# [2막: 예배당 안에서의 수난]

 

* 장면 설명: 예배가 시작되고 대표 기도가 진행 중입니다. 모두가 엄숙하게 눈을 감고 기도하는데, 박 의원은 슬며시 눈을 뜨고 주위를 살핍니다.

 

* 박 의원: (보좌관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임) 야, 저기 저 앞줄에 앉은 사람, 저 동네 유지 오 사장 아니냐? 저 사람 표가 몇 갠데... 내가 가서 악수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 보좌관: (식은땀을 흘리며) 의원님, 지금은 대표 기도 시간입니다.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눈 감으십시오.

* 박 의원: (투덜거리며) 아 참, 기도는 집에서 혼자 하지 왜 이렇게 길게 해? 내 아까운 시간... (휴대폰 진동이 울리자 얼른 꺼내며) 어, 김 회장? 어, 나 지금 교회야, 교회. 표밭 다지러 왔지. 어어, 이따 끝나고 룸살롱에서 보자고. 응, 거기 수질 좋지?

* 주변 교인들: (박 의원을 째려보며 쉿! 소리를 낸다)

* 박 의원: (주변을 보고 멋쩍게 웃으며) 아, 예... 주님의 은혜가 카톡으로 와서요. 할렐루야!

 

# [3막: 헌금 시간의 대참사]

 

* 장면 설명: 헌금 바구니가 돌기 시작합니다. 박 의원은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표를 얻기 위해 거액의 수표를 꺼내 듭니다.

 

* 박 의원: (보좌관에게) 야, 봉투 줘봐. 내가 오늘 통 크게 주님께 투자를 좀 해야겠다. 이번 선거 당선되면 십일조가 아니라 백분의 일조라도 하겠다고 전해라.

* 보좌관: (봉투를 건네며) 의원님, 주님은 액수가 아니라 마음을 보십니다.

* 박 의원: (코방귀를 뀌며) 에이, 주님도 돈이 있어야 교회 건물도 짓고 하시는 거지. (수표를 봉투에 넣으며 일부러 주변 사람들이 보라는 듯이 높이 든다)

* 김 집사: (헌금 바구니를 들고 다가온다)

* 박 의원: (큰 소리로 봉투를 넣으며) 김 집사님! 제가 교회 발전을 위해 작은 정성을 담았습니다! 꼭 목사님께 제 이름 '박.구.라' 석 자 똑바로 전달해 주세요! 아시겠죠?

* 김 집사: (씁쓸하게 미소 지으며) 네... 의원님,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생각나네요.

* 박 의원: (정색하며) 아니, 왼손이 왜 모릅니까? 제 왼손도 지금 보고 있는데요? 그리고 내가 돈을 냈는데 유권자들이 알아야 표를 찍어주지, 모르면 손해 아닙니까!

 

# [4막: 예배 후, 본색을 드러내다]

 

* 장면 설명: 예배가 끝나고 교회 마당에서 교인들이 흩어지고 있습니다. 박 의원은 들어올 때의 가식적인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보좌관에게 화를 내고 있습니다.

 

* 박 의원: (담배를 꺼내 물려다가 교인들이 지나가자 얼른 주머니에 넣으며 짜증을 낸다) 야! 오늘 목사 설교 왜 저러냐? 무슨 부자가 천국 가기보다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게 쉽다니 어쩌니... 그거 완전히 나 들으라고 저격한 거 아냐? 내가 이 교회에 낸 헌금이 얼마인데!

* 보좌관: 의원님, 그건 성경에 있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의원님을 저격한 게 아닙니다.

* 박 의원: (보좌관의 등짝을 때리며) 시끄러! 내가 기분이 나쁘면 나쁜 거야! 그리고 아까 그 안내하던 집사인가 뭔가 하는 인간, 왜 자꾸 내 말에 토를 달아? 아주 건방지게 말이야. 내가 당선만 돼 봐라, 아주 그냥...

* 김 집사: (뒤에서 다가오며) 의원님, 가시는 길에 교회에서 준비한 떡 좀 가져가세요.

* 박 의원: (순식간에 얼굴 표정을 인자하게 바꾸며 두 손을 모은다) 아 고맙습니다, 집사님! 역시 우리 교회는 사랑이 넘칩니다! 제가 늘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멘! 할렐루야! (차에 타자마자 문을 쾅 닫으며 보좌관에게) 야, 다음 주엔 저 건너편 절로 가자. 거긴 주말에 뭐 안 시키겠지? 차 돌려!

 

*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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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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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노베 | 작성시간 26.06.19 주님, 거룩한 성전이 세상 권력의 표밭으로 얼룩지지 않게 하시고, 우리의 예배가 오직 진리와 순수한 신앙으로만 채워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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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에이프릴 | 작성시간 26.06.19 아멘!
  • 작성자에이프릴 | 작성시간 26.06.19 예수님, 선거철이라고 교회에 와서 잘난 척하고 엉뚱한 말만 하는 어른들이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전도사님 말씀처럼 오른손이 착한 일을 할 때 왼손이 모르게 하는 비밀 천사 같은 예쁜 마음을 가질래요.

    정치인 아저씨들도 욕심부리는 가짜 믿음 말고, 예수님을 진짜로 사랑하는 착한 어린아이 같은 믿음을 갖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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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코람데오 | 작성시간 26.06.20 목회자들이 더 깨어서 사리 분별력 있게 하면 철새와 같은 정치인의 행보도 방지할 수가 있는데요. 의원들이 방문하는 교회라고 자부심을 가지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꽁트의 내용이 의원들을 교회 문화에 너무 몰지각한 인물로 그려서 현실감은 떨어지는 부분이 없잖은데요. 그래도 상당 부분 개연성도 있네요.
  • 답댓글 작성자노베 | 작성시간 26.06.19 네,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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