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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감상 -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

작성자한여백|작성시간22.05.15|조회수359 목록 댓글 9

“봉사방”에 맞지 않을 글이겠지만

가끔은 좋은 시에 젖는 정서적 여유로운 마음에

복잡했던 일상에 잠시 휴식을 주시는 것도

즐거운 삶의 길이 아닐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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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운율 : 내재율 (여성적 어조)

성격 : 명상적, 상징적

특징

o 쉬운 우리말 표현 속에 깊이를 담음

o 은유적 표현과 수미상관의 구성

o 나룻배와 행인의 관계를 통해 인내와 희생, 사랑에 대한 숭고한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o 행인과의 이별이 만남을 전제로 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구성

o 1 연 : 나와 당신의 관계

o 2 연 : 당신의 무심함과 나의 희생

o 3 연 : 인고(忍苦)하며 기다리는 나

o 4 연 : 나와 당신의 관계

제재 : 나룻배와 행인

주제 : 참된 사랑의 본질인 희생과 믿음 / 불교적 자비와 법인(法忍

출전 : 님의 침묵 (1926)

 

어구/풀이

♣ 나 : 만해자신, 불도(佛道)

♣ 당신 : 님, 조국, 중생(衆生)

♣ 물 : 고해(苦海)

♣ 물을 건너는 행위 : 제도(濟度)

♣ 나룻배 : 중생을 제도하는 존재

♣ 행인 : 중생

♣ 흙발 : 속세의 번뇌

♣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 중생의 제도. 생사의 고해를 건너게 함

♣ 바람을 쐬고 ~ 있습니다 : 희생정신으로 모든 중생들이 구제되기를 기다리고 있음

♣ 당신은 물만 ~ 가십니다그려 : 불도의 고마움을 망각해 버리는 중생의 모습

♣ 그러나 당신이 ~ 알아요 : 중생에 대한 믿음

♣ 나는 당신을 ~ 낡아갑니다 : 모욕과 박해에도 화내지 않으며 모든 것이 공(空)임을 깨닫는 경지

 

감상/초점

이 시는 나룻배와 행인을 제재로 하여 참된 사랑의 본질이 자(慈), 인(忍)에 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나룻배와 행인으로 비유된 나와 당신의 관계, 나의 태도, 나의 깨달음을 불교적 세계관과 관련지어

이해하도록 하자.

 

이해/감상 #1

이 시는 기․승․전․결의 4단 짜임으로 되어 있다.

제1연에는 나와 당신의 관계가 제시되어 있다. 나룻배에 비유된 ‘나’는 만해 자신 또는 불도(佛道)를

가리키며, 행인에 비유된 ‘당신’은 중생(衆生)을 가리킨다.

제2연에는 ‘당신’에 대한 ‘나’의 헌신적 태도가 형상화되어 있다. 당신은 번뇌 때문에 불도의 귀중함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자비를 베풀어 당신으로 하여금 생사라는 고해(苦海)를 건너게 한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라는 구절은 제도(濟度)를 뜻한다.

제3연에는 인고(忍苦)하며 기다리는 나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나는 속세의 괴로움, 번뇌를 겪으며 모든 중생이 구제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중생은 무심하게도

불도의 은혜를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회자정리(會者定離)요 거자 필반(去者必反)이라,

당신’이 언젠가 오실 거라고 굳게 믿으며 남에게 모욕과 박해를 받아도 화내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다음에 참고로 제시하는 신경림의“뗏목”과 이 시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뗏목은 강을 건널 때나 필요하지

강을 다 건너고도

뗏목을 떠메고 가는 미친놈이 어데 있느냐고.

이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빌어

명진 스님이 하던 말이다.

저녁 내내 장작불을 지펴 펄펄 끓는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운 절 방

문을 열어 는개로 뽀얀 골짜기를 내려다보며

곰곰 생각해 본다.

혹 나 지금 뗏목으로 버려지지 않겠다고

밤낮으로 바둥거릭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 나 지금 뗏목으로 버려져야 할 것들을 떠메고

땀 뻘뻘 흘리며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해/감상 #2 (네이버 백과사전)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였던 한용운의 사상이 잘 드러나 있으며,

《님의 침묵》에 있는 다른 시들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님에 대한 기다림과 헌신적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한용운의 시는 님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지만 이 사랑은 이별의 충격과 험난한 과정을 거친

재회를 통해 성취되는 것이다.

그의 시에 나타난 기다림은 한국 전통시가에서 볼 수 있는 애소, 자탄, 원망, 체념의 기다림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적극적 기다림이다. 따라서 그의 시에서 일관되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다'는 부재의 변증법, 역설의 미학인 것이다.

나의 고통이 님의 새 생명 속에 화해되는 과정이 이 시에서 역시 나타나 있다.

시인의 기다림은 차안(此岸)에서 피안(彼岸)으로 건너가는 절대자와의 합일에 대한 기다림일 수도 있고,

조국 광복의 날에 대한 민족적인 기다림일 수도 있다. 한용운의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러한 형이상학의 깊이가 바로 1920년대의 감상적 낭만주의나 경향시와 차원을 달리하는 시정신의

긍정적 요소로 평가되며, 그를 근대시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게 되는 이유가 된다.

시인은 자신을 나룻배로, 부처 또는 민족을 당신으로 비유하고 있다. 물은 고해(苦海)이며 세상이다.

님의 권위는 절대적이며 나는 나약하고 비천한 존재로 그려진다.

금강경(金剛經)에 차안에서 피안으로 건너갈 때 필요했던 뗏목은 쓸모없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기다림의 속성으로 태어난 존재이며, 당신이 강을 건너면 다시 돌아보지도 않고 길을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나룻배와 행인의 관계는 주종관계이며, 지배자와 복종자 사이의 논리에 따른다.

그러나 그 복종 또는 기다림은 기쁨에서 우러난 것이며, 자발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참된 사랑의 본질은

자비와 인내를 바탕으로 한 희생과 믿음임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나룻배라는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주제를 비유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으며, 특별한 기교 없이 평범하고 쉬운 우리 말로

정감의 절실한 깊이를 노래한 시이다.

 

[포털사이트 자료의 발췌 및 활용하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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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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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숙쑥이 | 작성시간 22.05.16 님은 갔다
    기다리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저 맘 한 쪽 구석에는......
  • 답댓글 작성자한여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5.16 님이 언제 갔나요?
    배식봉사에 나오실 것이지요 총무님^^
  • 작성자성구미 사랑 | 작성시간 22.05.16 늘 ~ 건안ㆍ건필 하시길 🙏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한여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5.16 "성구미 사랑" 님 다녀가심에 감사드리며
    언제나 건강 행복한 삶에 있으심을 바랍니다.^^
  • 작성자상진 | 작성시간 22.05.17 좋은글 귀감이 되는글
    올려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건강한 행복이 언제나
    가득 하시기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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